태그 : 학부모

사교육이 문제가 아니잖아?

언제부터였을까? 사교육문제라는 말이 생겼다. 사교육문제라는 말이 생기면서 고통의 당사자가 학생이 아니라 학부모로 옮겨지고 말았다. 이렇게 학생들은 이중의 소외구조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만약 사교육문제라는 말이 성립이 되려면 사교육 이전에는 없다가 사교육 이후에 생긴 그런 문제라야 한다. 그리고 툭 까놓고 말하면 그건 돈문제가 되고 만다. 왜냐하면 사교육이 금지되었던 80년대라고 해서 청소년들이 행복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교육 이전이나 이후나 나머지는 똑 같다. 다만 차이가 난다면 돈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외친다. "돈이 덜 들게 해 달라.". 그러자 교육부가 화답한다. "언제든지 부려먹을 수 있는 교사들을 이용해서 싸구려 사교육을 제공해 주겠다.". 자, 이러면 문제가 해결 되었는가?

전교조는 1989년에 결성되었다. 그리고 그 때 전교조가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던것은 노동 어쩌구, 통일 어쩌구 하는 것이 아니라 입시교육에 찌들은 아이들에 대한 시선 때문이었다. 잠깐, 잠깐, 그때는 학원도 없었지 않은가? 하지만 그때도 아이들이 고통스럽기는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강제야자, 강제보충으로 파김치가 되어 11시가 다 되어야 집에 들어올수 있었고, 그 놈의 0교시 때문에 5시반이면 일어나야 했다. 그때 나온 교육운동 가요들은 "내 무거운 책가방" 처럼 과도한 학습노동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 대한 동정어린 시선을 보여주는 것들이 많았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고 외치며 자살하는 청소년들의 소식들이 심금을 울리던 시절도 그 시절이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학원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어느새 청소년들을 질식시키는 과도한 학습이 아니라 사교육이 문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학부모를 괴롭히는 사교육비가 문제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청소년들 입장에서는 사교육이 있건, 없건 고통의 총량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시달리건,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시달리건, 대체 무엇이 달라진단 말인가? 이렇게 되면서 사회는 어느새 청소년들의 고통이 아니라 학부모들의 고통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그러면서 방과후학교라는 졸속 정책이 나온 것이다. 만약 방과후학교가 정착된다면 학원은 위축될지 모른다. 그러면 학부모의 주머니 사정은 좀 나아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청소년들은? 교육당국이 1차적으로 신경써야 할 고객은 학부모인가 학생인가? 학부모의 주머니가 아니라 학생들의 비명소리를 들어야 할 교육당국이, 학원때문에 괴롭다고 말하자, 아예 학교도 학원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는 동안에 사회가 청소년들의 고통에 둔감해졌다는 것이다. 90년대만 해도 0교시와 야자는 청소년들의 고통을 상징하는 단어였고, 어른들은 그 단어를 들으면 애틋함을 느꼈다. 그런데 이제는 눈 하나 꿈적하지 않는다. 대체 이 사회는 청소년들을 상대로 하는 로리타에 사디스트 변태들이 되었단 말인가? 학부모의 주머니에 신경좀 쓰지 말자. 자기 새끼 괴롭히면서 돈쓰겠다는데 왜 국가가 그걸 신경 써 주는가? 그렇다면 자기 새끼 두드려 패기 위해 야구방망이가 필요하다고 하면 그것도 사 줄건가? 학원 보내는 것과 야구방망이로 패는게 어떻게 같냐고? 철학자 로크(좌파가 절대 아니라 자유주의자!)가 말했다. "누군가를 노예로 삼는것과 살인하는 것은 같다." 따라서 누군가를 강제로 과로시키는 것과 그를 미친듯이 구타하는 것은 같다. 이 사디스트 부모들의 마음을 고쳐먹이지 않는 한 결코 교육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80년대, 90년대만 해도 남아 있었던 아이들에 대한 측은지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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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9/03/20 12:02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3) | 덧글(9)

부모들이여 허상을 깨라!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고 했던 말이 있다. 인지상정이니 이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니 자기 새끼를 과장해서 보는 것을 탓할수는 없다. 그러나 이 속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속담은 교훈적이지 기술적이지 않다. 속담이나 격언은 어떤 현상을 기술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의 지침을 날카롭고 재치있게 인지상정에 호소해서 드러내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속담은 모두 자기 새끼는 이쁘게 본다는 현상을 기술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의 행동을 지시하는 것이다. 그것은 대략 다음과 같이 유추해낼 수 있다.

1) 자기 새끼를 판단할때는 자기 눈에 보이는 것에서 깎아서 보라. 즉 자기 자식이 이쁘거나 잘나보이더라도 그것을 믿지 말라.
2) 남이 자기 새끼 자랑을 할때는 역시 깎아서 들어라.

한국의 부모들은 바로 이 단순한 진리에서 이미 어긋나고 있다. 많은 부모들은 고슴도치 부모의 눈으로 과장되게 평가하고 있는 자기 자식의 현재로도 만족하지 않고, 단순히 희망사항에 불과한 기대치까지 포함하여 자기 자식을 평가하고 있다. 즉 지금 70점 쯤 받는 자녀가 있다면,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한 탓"이라 하며 80점쯤으로 판단하며, 여기에 더하여 사교육 같은 거 빠방히 시키고, 이 놈이 죽기살기로 공부한다면이라는 상상 속에 다시 좀 더 보태어 90점 쯤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70점짜리 학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그 정도 수준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희망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상위 5% 이내에 들 경우 누릴수 있는 각종 장미빛 미래를 제시한다. 그러나 나머지 95%로서 살아가는 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아니, 자기 자녀가 상위 5%에 들수 있다는 망상과 꿈을 웬만해서는 버리지 않는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지만.

그래서 다음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

인천의 모 고등학교에서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학급을 상중하 반으로 편성하자는 안건이 제출되었다. 물론 처음 제안자는 그 학교에서 나름 공부 잘한다는 학생들의 부모였다. 학교에서는 여기에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와 찬성하는 재단측 교사가 치열하게 갈등했었고, 마침내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놀랍게도 압도적인 표차이로 찬성이었다. 이건 참 신기한 일이다. 상위 1/3을 위한 학교 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이 나오면 찬성은 1/3이라야 마땅한데, 거꾸로 2/3가 찬성한 것이다. 반대한 학부모는 이제는 어쩔수 없이 포기한 하위권 학생들의 부모들이었다.

마찬가지로 특목고, 국제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국제중, 특목중까지 늘리겠다는, 그리하여 상위 10%를 위해 보통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예산의 수십배를 쓰는 그런 학교들을 만들겠다는 정책에 오히려 찬성이 더 많다. 마땅히 찬성 10%, 반대 90%라야 하는데 도리어 찬성이 70%에 육박한다. 이것 역시 아예 하위권 학생들의 부모만 반대하고, 중간층의 학생들 부모가 찬성한 탓이다. 이렇게 되어 70점짜리 엄마들은 95점짜리 엄마들을 위해 열심히 표를 보태주고 있다. 그러면 자신들도, 자기 자식들도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의 부모들이여! 제발 허상을 깨자. 그리고 자기 자식을 좀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자. 자기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다른 분야를 찾아주자. 그리고 자기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공부 잘하는 학생만 사람대접하려는 교육정책에 반대표좀 던지자. 곧 죽어도 내 자식은 공부잘하게 될거라 믿으며 우등생 학부모 표밭에 들러리나 서지 말고. 진짜 자식사랑이 뭔가? 자기가 기대하고 있는 자식이 아니라 실제 자기 자식이 잘 살아가도록 세상에 길을 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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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12/15 20:04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4)

어느 교원단체가 공부를 더 잘 가르치는가?

주전혁인지 조전혁인지 하는 듣보잡 의원이 각 학교별 교원단체 가입자수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그 속내는 "전교조 많은 학교는 공부 못한다"라는 설을 유포하고, 이것을 고교 선택제와 연결시켜 전교조를 위축시키려는 무기로 쓰려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과연 그들 마음대로 될까?

어느 선생님이 하도 기가막혀서 서울시내 각급 고등학교의 교직단체 가입자 수와 서울대 합격자 수를 조사해 보았다. 물론 서울대 합격자 수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전교조의 이념에 어긋나지만, 어디 한번 세상의 여론이라는 것에 잠시 따라보도록 하자.

먼저 서울지역 고등학교들 중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배출한 순 20걸을 뽑아보았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일단 상위권은 특목고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강남지역 인문고가 차지하고 있다. 한눈에도 교원단체 회원수와는 그다지 관계가 없어보인다. 특히 상위권 학교들 중 전교조 조합원이 상당히 많은 학교들도 다수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교명  학교급  공/사립  교총  자유교조  전교조  한교조  서울대합격자수(2008년) 
 서울예술고  고등학교  사립 0 0 10 0 87
 대원외고  고등학교  사립 14 0 0 0 71
 서울과학고  고등학교  공립 9 0 4 0 68
 명덕외고  고등학교  사립 11 0 11 0 34
 한성과학고  고등학교  공립 8 0 9 0 32
 선화예고  고등학교  사립 16 0 0 0 31
 중동고  고등학교  사립 23 0 0 0 22
 한영외고  고등학교  사립 21 0 0 0 20
 서울고  고등학교  공립 26 0 28 0 16
 휘문고  고등학교  사립 20 0 1 0 16
 대일외고  고등학교  사립 0 0 0 0 16
 반포고  고등학교  공립 15 0 17 0 15
 강서고  고등학교  사립 21 0 0 0 14
 경기여고  고등학교  공립 20 0 18 0 14
 중대부속고  고등학교  사립 12 0 14 0 14
 현대고  고등학교  사립 3 0 20 0 14
 광남고  고등학교  공립 23 1 25 0 13
 양재고  고등학교  공립 13 0 27 0 13
 영동고  고등학교  사립 12 0 0 0 13
 중산고  고등학교  사립 5 0 11 0 13

이번에는 이 자료를 전교조 조합원 많은 학교 20걸로 정렬해 보았다.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꽤 많은 학교가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20개 학교중 10개 학교에서 합격자를 배출했다. 서울시내 고등학교 320개 중 1명 이상의 서울대 합격자를 낸 학교가 100여개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50%는 평균 이상의 높은 비율이다.

 학교명  학교급  공/사립  교총  자유교조  전교조  한교조  서울대합격자수(2008년) 
 상문고  고등학교  사립 29 0 49 0 12
 성남고  고등학교  사립 14 0 38 0 8
 당곡고  고등학교  공립 9 0 37 0  
 상계고  고등학교  공립 0 0 35 0 6
 금천고  고등학교  공립 11 0 35 0  
 영파여고  고등학교  사립 9 1 35 0  
 신목고  고등학교  공립 16 0 34 0 11
 경복고  고등학교  공립 14 0 34 0 6
 양정고  고등학교  사립 11 0 33 0 10
 화곡고  고등학교  사립 10 0 33 0 6
중앙고 고등학교  사립 11 0 33 0  
 영일고  고등학교  사립 24 0 32 0 9
 창동고  고등학교  공립 12 0 32 0 4
 경기기계공고  고등학교  공립 36 0 32 0  
 영신고  고등학교  공립 10 0 32 0  
 자양고  고등학교  공립 17 0 31 0  
 독산고  고등학교  공립 11 0 30 0  
 관악고  고등학교  공립 6 0 30 0  
 서울공업고  고등학교  공립 48 0 29 0  
 무학여고  고등학교  공립 19 0 29 0  

다음은 한국 교총 회원 많은 순으로 20걸을 뽑아 보았다. 보다시피 전교조 20걸에 비해 표가 훨씬 한산하다. 불과 6개교에서만 합격자를 배출하여 딱 서울 평균 수준이며, 배출한 합격자의 수도 전교조와 비교하면 턱 없이 적다.

 학교명  학교급  공/사립  교총  자유교조  전교조  한교조  서울대합격자수(2008년) 
 창문여고  고등학교  사립 82 0 0 0  
 한양공고  고등학교  사립 78 1 6 0  
 한영고  고등학교  사립 74 0 10 0 11
 충암고  고등학교  사립 67 0 11 0  
 문일고  고등학교  사립 64 0 10 0  
 일신여상고  고등학교  사립 63 0 9 0  
 인덕공업고  고등학교  사립 63 0 0 0  
 신진과학기술고  고등학교  사립 62 0 0 0  
 목동고  고등학교  사립 59 0 22 0  
 명덕여고  고등학교  사립 58 0 14 0  
 대진여고  고등학교  사립 57 0 0 0 6
 현강여정고  고등학교  사립 56 0 0 0  
 송곡고  고등학교  사립 55 0 9 0 4
 덕원여고  고등학교  사립 54 0 5 0  
 청원고  고등학교  사립 50 0 14 0 11
 영등포공고  고등학교  사립 49 0 2 0  
 서울공업고  고등학교  공립 48 0 29 0  
 잠실여고  고등학교  사립 48 1 9 0 8
 광문고  고등학교  사립 48 0 9 0 4
 한양사대부속고  고등학교  사립 47 0 6 0  

지금까지 살펴본 자료로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특목고, 강남지역 고등학교가 서울대 합격자 배출의 결정적인 변인이라는 것이며, 굳이 이걸로 누가 공부 더 잘 시키나를 가리고자 한다면, 교총보다는 전교조가 더 잘 가르친다는 것이다. 자, 학부모들이여, 고교 선택제가 썩 마음에 드는 제도는 아니지만, 그리고 교직단체 가입자를 고교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도 넌센스지만, 다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렇다면 어떤 학교를 선택할 것인가? 전교조 많은 학교인가, 아니면 교총 많은 학교인가?

서울대 합격자 많은학교 키재기 하기가 썩 내키지는 않지만, 이 정권이 하도 치졸하게 나오기에, 한번 해 보았다. 물론 이 자료를 가지고 회귀분석까지 한 결과는 교직단체, 공사립별은 모두 유의하지 않은걸로 나왔고, 특목고, 강남지역, 이 두 변인만이 서울대 합격자 수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왔지만(R스퀘어 .312), 그 자료는 추후 업데이트 하겠다.
어쨌든 기술적 통계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교조 많은 학교와 소위 학력저하는 관련이 없다는 것, 그리고 굳이 관련이 있다면 오히려 교총이 더 관련 있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여, 교총 많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말라. 그럼 성적 떨어진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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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09/20 09:18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1) | 핑백(2) | 덧글(9)

교원평가, 아, 그 최악의 시나리오!

요즘 전교조, 특히 전교조에서 나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지도부의 처지가 아주 딱하다. 지금 교원평가는 개봉박두다. 이명박의 경제정책이 붕괴 직전이고, 자칫하면 민란이 일어날판에 희생양이 있다면 전교조보다 더 좋은게 어디 있겠는가? 그것을 위해서 80%가 찬성했던 교원평가를 다시 들이댄다면 이거야 말로 비장의 무기가 아니겠는가? 게다가 전교조는 촛불 국면에서 진보신당이나 참여연대처럼 반사이익도 거의 보지 못했다. 도리어 주경복 후보 낙선에 기여했다는 싸늘한 눈총만 받고 있으니, 이명박은 꽃놀이패를 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전교조 지도부는 진퇴양난이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특히 보수적인 교사들은(음 교사와 보수적 교사가 구별 되나?) 교원평가에, 특히 학생과 학부모가 감히 선생을 평가한다는 그 어감에 매우 분개하기 쉽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교원평가 수용론자로 비추이면 전교조 활동가로서의 생명력은 날아가는 거다. 아니, 전교조는 물론 교총이라 할지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사사회에서는 손가락질 받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 "귀찮은거" 하자고 하면 교사들은 다 미워한다. 일례로, NEIS투쟁의 동력이 처음부터 정보인권이었던가? 차라리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자. 그건 "귀찮게 시스템을 또 왜 바꿔?" 이거였다. 차라리 "더 좋지도 않은데 왜 귀찮게 시스템을 자꾸 바꿔?" 이렇게 나갔으면 더 쉽게 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 왜? 기존의 CS가 사실은 불편하고 엉성하고 문제가 많은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교원평가를 반대한다면, 졸지에 사방팔방의 돌팔매를 맞는다는 것이다. 아마 이명박 지지율보다 더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은 역전 안타를 치는 것이다. 어쨌든 진보진영은 전교조를 보위하던가, 아니면 비판하다가 자중지란 되던가. 벌써 교원평가의 교자도 나오기 전에 시사인과 전교조가 싸우고 있지 않은가? 게다가 이 싸움은 진보진영 내에서도 전교조가 고립될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 더 큰 심각점이 있다. "교원평가반대"를 내거는 순간 전교조는 사방천지 우군이라고는 없는 (의리상 민주노총은 편들어 주겠지만 힘이 없고, 민노당은 논평하나 내면 끝날거고, 진보신당은 교원평가 받으라고 요구하기 십상이다. 그럼 나머지는?)

더더군다나 전교조 위원장 선거가 임박했다. 야당인 교찾사는 현집행부를 어떻게 해서든지 교원평가 수용론으로 몰고 갈것이고, 현집행부측은 어떻게든 교원평가 수용론이 아니라고, 그러나 들이박지는 않겠다고(그럼 대체 뭘할려고?) 말장난을 칠것이다. 그렇게 서로 상대방의 흠집을 찾으며 이전구투를 할 것이고, 그러는 동안 교원평가는 덜퍽 입법 될것이다. 선명성을 드러내고 싶은 정파는 아마도 초강공 자폭작전을 감행할 것이고...국민들은 모처럼 이명박의 정책에 찬성이 더 많은 상황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다음에는 미친듯이 몰아치는 마타도어, 조합원의 대거 이탈...  

물론 어떻게든 학생과 학부모의 시민적 감시와 피드백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올수 있다. 내 생각에도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어쨌든 그것도 교원평가 수용론 아니냐라는 서슬 앞에서는 기를 펴지 못한다. 나라가 망해도 그 나라 안에서는 여당이 되고픈게 사람 심리.... 침몰하는 배 안에서도 서로 선장이 되기 위해서는 침몰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며 선원들과 승객들에게 거짓 안심을 심어주는 법. 망해가는 나라에서도 도리어 그 낡은 전통과 가치는 더 집요하게 지키는 법. 전교조 안에서는 "어쨌든 평가는 평가 아니냐?" 라는 서슬 앞에 교사의 수업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어떠한 참여나 의견개진의 법제화도 받아들여질 여지가 없다.

사실 80%의 교원평가 지지자가 반드시 수량화, 계량화 해서 교사들을 등급매기고 줄세워서 경쟁시키는 평가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너희가 학생들에게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부당하지 않느냐?"라는 것에 가깝다. 즉 꼭 줄세워서 등급매기지 않더라도,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 대한 반박(?), 하여간 뭐라도 좋으니까 그런 걸 제도적으로 보장해 달라는 것이다. 즉 나쁜 교사는 나쁘다고 말할수 있고, 무능한 교사에겐 무능하다고 말할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꼭 그 선생이 짤리길 바라는 것도 아닐 것이다. 다만 무슨 짓을 하던, 어떤 식으로 수업을 하던, 아무런 자극도 돌아오지 않는 저 따분한 교사들에게 자극제좀 주면 그걸로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사실 교사 입장에서도 자극은 필요하지 않은가? 나는 교장, 교감에게서 내려오는 저 얼토당토않는 자극보다는 학생, 학부모로부터 오는 생생한 자극이 더 필요하고, 그게 좀 체계적으로 수집될수 있는 제도가 있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주장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결국 그것도 평가며, 결국 그것 역시 수량화, 계량화, 결국 그것도 구조조정이 되고 말것이다라고 몰아붙이니, 도대체 시민사회의 누가 전교조를 이뻐하겠는가? 그리고 그런 상황을 시민사회의 무지함, 선전에 넘어감, 이데올로기에 마비됨으로 몰아붙이니, 누가 전교조를 이해하려 하겠는가? 한겨레가 그러자 하면 한겨레도 변절했다, 경향이 그러면 경향도 변절했다, 시사인이 그러면 시사인도 변했다, 참교육학부모회가 그러면, 중산층 학부모 모임에 불과하다더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교원평가와 관련해서 전교조 편을 들어 말해줄 비전교조는 대체 어디 있겠는가?


이렇게, 나의 20년의 벗, 아니 벗이라기 보다는 미련 덩어리 전교조는 침몰해 간다. 정말 그림이 너무 잘 떠오른다는게 싫다.

제발 뭔가 좀 했으면 좋겠다. 하긴 전교조가 그러길 바라기에는 이미 때가 많이 늦은 것 같다. 그래도 참교육을 고민하는 많은 교사들과 교육대중들이 존재는 하지 않는가? 전교조가 그들을 끌어안을 그릇이 되지 못한다면, 그들이라도 뭔가 모여서 해야하지 않겟는가? 참으로 무력하고, 무력하다. 그저 이렇게 글이나 써서 돌릴 뿐. 그러다 보면 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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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09/03 13:49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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