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평가

이 문제 한 번 풀어 보세요. 중3 사회문제입니다.

아래에 소개한 사례가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근거를  두가지 이상 제시하고, 그 해법을 제안해 보시오. 근거를 제시할 때는 반드시 보기에서 제시된 내용을 충분히 이용하여 답해야 합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길동이는 고민이 많습니다. 길동이는 어려서부터 두뇌가 명석하고, 또 공부도 열심히 하여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길동이의 어려서부터의 꿈은 자기가 좋아하는 전자공학 분야의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었고, 특히 L전자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제가 어렵다면서 L전자는 신입사원을 네 명만 뽑겠다고 합니다. 반면 여기서 일하기를 원하는 대학 졸업 예정자는 수백명에 이릅니다. L전자는 명문대 졸업만으로는 안 되고 폭넓은 경험, 다양한 외국어 구사능력, 그리고 외국 어학연수 경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힘겹게 대학을 다닌 길동이가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길동이는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길동이를 보고 어른들은 “L전자나 그 동급 회사만 고집하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합니다. 하지만 외국 어학연수 등을 요구하지 않는 일자리들은 고등학교 졸업만 해도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들입니다.
길동이는 어른들에게 “그런 일자리에 들어갈 것 같았으면 내가 왜 평균 95점 밑으로 한번도 안 떨어질 만큼 열심히 공부했겠느냐?”라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1) 사회문제인 근거 두 가지 이상

2) 제안할 수 있는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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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9/10/18 22:26 | 교단 일기 | 트랙백 | 덧글(17)

비담, 문노, 그리고 참교육

간만에 드라마 선덕여왕을 보았다. 마치 스타워즈의 벤 케노비와 아나킨 스카이워커를 연상시키는 문노 비담 커플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서다.

어쩌면 작가가 참고했는지도 모르겠다. 혹은 김남길이 참고했는지도 모르겠다. 빛과 어둠, 공주와의 사랑, 스승과의 애증 등등.....

어쨌든 이 커플의 마지막은 교사인 나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었다.

비담은 문노의 필생의 역작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삼국통일의 기반이 될 각종 정보와 자료를 편찬하였고, 이를 비담에게 전수하여 큰 일을 도모하려 하였다. 북두칠성 어쩌구 한 날에 태어난 아이가 여자 아이인지라, 여왕이라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던 보수적인 문노인지라 진지왕의 아들인 비담과 그 북두성의 딸을 맺으려 했으리라.
그런 그의 희망이자 인생의 전부라 할 비담이가 잔혹한 근성을 내보이자, 실망과 분노가 일었을 것이고, 더 커 보이는 남의 떡(유신) 때문에 더 화가 났으리라. 그래서 "너는 그 책의 주인이 될 자격이 없다."라고 말 한 것이다.

그런데 비담의 한 마디가 직관적으로 던진 한 마디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 그 자격은 선생님이 만들어 주셨어야죠."
너무 당연한 말 아닌가? 자격을 타고 난 사람에게 그 자격을 부여한다면 그게 무슨 스승이겠는가? 스승이란 바로 백지로 태어난 아이를 잘 가꾸어서 어떤 종류의 자격을 갖추게 하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너는 손잡이 없는 칼날이다. 쓸 수 없다면 부러뜨릴수 밖에 없다."는 독한 말 까지 한다. 이런 말을 보면 비담이 아니라 문노가 도리어 미실을 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문노는 미실이 연모했던 사다함의 제자로서 미실의 총애를 듬뿍 받았던 몸이 아닌가?

문노는 스승으로서 두 가지 실패를 했다.
첫째, 자신이 목표로 한 바 자격을 갖추게 하는 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도리어 제자를 탓했다. 우리 교사들은 평소에 얼마나 제자를 탓하는가? 싸** 없는 놈, 싹수가 노란 놈 등의 말을 얼마나 쉽게 하는가? 우리는 제자들에 대한 평가에 얼마나 인색한가? 웬만큼 공부 잘해서는 영특하다 소리 듣기 힘들고, 웬만큼 봉사하지 않고서는 착하다는 말 듣기 어렵다. 교사들끼리 학생들 품평하는 것을 들어보면 너무 민망할 정도다. 웬만하면 여러 학생들에게서 여러 장점을 찾으려는 나는 그런 교사들에게 면박당하기 일쑤였다. 누군가를 칭찬하면 "에이, 난 걔 별로던데..."라는 소리가 바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거기에는 전교조, 비전교조의 구별이 없었다. 그래서 전교조가 인심을 잃은 것이리라.

둘째, 학생의 타고난 바, 본성에 맞는 목표를 세우는 데 실패했다. 만약 비담이 손잡이 없는 칼날이라면 거기에 맞는 자격조건을 세워서 가르쳤어야 했다. 공연히 어릴때부터 왕보다 더 큰 꿈 어쩌구 하면서 헛 꿈을 심어 줄 것이 아니었다. 그러기 전에 먼저 이 아이가 어떤 자질과 품성을 갖고 있는지 꼼꼼히 살폈어야 했다. 만약 이 아이가 손잡이 없는 칼날이라면, 손잡이 끼울 부분을 잘 만들어 놓았어야 했다. 손잡이 없는 칼날도 연결부분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손잡이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장검 손잡이에 맞출 것인가, 농기구 손잡이에 맞출 것인가, 아니면 식칼 손잡이에 맞출 것인가는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노는 그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문노는 훌륭한 인물이다. 문과 무를 겸비했고, 인품과 지혜까지 갖춘 인물이다. 사다함의 제자이며 거칠부의 사위이니 당시 신라에서 엘리트 중 슈퍼 엘리트이니, 진골정통을 대표할만한 인물이다. 하지만 드라마 스토리상으로는 스승으로서는 분명 큰 잘못을 저질렀다. 그 잘못을 죽기 전에야 깨달았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쨌든 이를 통해 학생들에 대한 평가는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는다. 그런데 뉴스에서는 슬슬 교원평가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음. 하물며 교사에 대한 평가야 얼마나 더 신중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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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9/09/30 10:00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1) | 덧글(0)

엉터리 평가에 거짓 보고, 그 무슨 허물이려오?

요즘 전국단위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 때문에 시끄럽다. 임실군은 며칠만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처지가 되었다. 공교육이 어쨌니, 저쨌니 말도 무척 많더니만, 이제는 채점방식이 이랬니 저랬니 하다가 결국 교육장과 장학사가 모가지 날아가면서 일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 모든 일들이 큰 문제로 보이거나 사건으로 보이는게 아니라 코메디로 보이는 것이 문제다. 이런 코메디는 애초에 예고되어 있었다. 다음의 문제들을 쭈욱 검토해 보면 애초에 이 전국학력평가가 제대로 시행될 수 없었음을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미리 예측하고 있었어야 했다.

1. 애초에 교육과정의 목표와도 무관한 평가였다. 7차교육과정, 그리고 앞으로 바뀔 2009개정교육과정은 총론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각 지역, 각 학교에 따라 적절하게 재구성하도록 되어있다. 일전에 7차교육과정 연수때 어느 교사가 "왜 교과서 내용이 이리 많은데 도리어 시수는 줄여 놓았는가?"라고 묻자, 교육부 관료는 "교과서를 다 하라는게 아니다. 지역, 학교 실정에 맞춰서 하라는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게 7차교육과정의 핵심이다. 그런데 전국단위 일제고사라니? 각 지역, 학교마다 나름의 교육과정을 짜게 되어 있는데 어떻게 전국단위 일제고사라는 개념이 성립될수 있는가? 그러니 설사 고사관리가 잘 이루어졌다고 한들, 이 평가는 엉터리다.

2. 물론 기초학력을 측정하고 싶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라면 가장 기본적인 학습 능력을 측정해야지 각 교과의 성적을 측정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이미 교육과정평가원에서는 언어, 수리 두 영역만 표집해서 실시하는 것을 연구결과로 확정해 놓고 있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다섯 과목(영역과 과목은 매우 개념이 다르다), 그것도 전수검사로 실시하는 폭거가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폭거성 시험이니 그 출제과정의 엉성함은 이루 말할수 없고, 그 결과 나온 문항들의 수준의 졸렬함은 이미 내가 앞선 글에서 지적한 바 있다. 통계학에서는 GIGO(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이 있다. 애초 평가 자체가 쓰레기였으니, 결과가 쓰레기인 것도 당연하다. 어떤 학생은 자기는 한 문제도 안 풀고 다 찍었는데 성적표에는 "보통 이상"으로 나왔다면서 황당해 하기도 했다. 출제, 관리, 채점, 사후분석까지 모조리 엉터리였던 것이다.

3. 이런 종류의 평가는 피검사자인 학생들의 동의와 협조가 절대적이다. 시험이란 것도 일종의 설문검사인 셈인데, 응답자는 조금만 귀찮아도 불성실 응답의 유혹을 느낀다. 성적에 들어가는 학교시험조차 불성실 응답(일자로 긋기, 백지 답안)으로 일관하는 학생이 10%가 넘는 마당에, 성적에도 들어가지 않는, 게다가 난데없이 튀어나와서 하루종일 괴롭히는 이런 일제고사에 학생들이 성실하게 응답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니 상당수 학생들은 일제고사를 매우 불성실하게 임했다. 강남지역에서는 너무도 영악해진 아이들이 그 실용적 지능을 활용하여, 일제고사일을 그냥 하루 쉬는 날로, 혹은 그동안 시험에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날로 작정을 하고 왔다. 특히 우등생일수록 모처럼 아무런 불이익 없이시험을 비웃어줄수 있는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했다. 들리기에는 학원들이 이를 조장했다고도 한다. "야야, 시험에도 안들어가는 그딴거 신경쓰지 말고, 진도나 신경써" 이런 식으로 말이다. 참고로 필자는 전교2등하는 학생이 번호 하나로 죽 긋고 나서는 기말고사 시험공부를 한다거나, 전교 4등하는 학생이 OMR 카드를 하트모양이 나오게 마킹하고 주관식 답안에는 삼국지 등장인물 이름들을 차례로 나열한 것도 보았다. 왜 그랬냐고 물어보자, 그냥 웃기만 했다. 이들은 모두 비표집반 학생들이었다. 이런 학생들이 평가에 성실하게 임할수 있도록 동기화가 되어야 이런 평가는 의미를 가진다. 반면 표집반의 경우는 자기들이 학교 대표라는 생각에 상당히 긴장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문제에 임하고 있었다.

4. 게다가 교사들의 경우도 진도 바빠 죽겠는데, 난데없이 하루를 다 할애해서 시험을 친다고 하니 즐거울 턱이 없다. 게다가 그 채점까지 직접 하라고 하니 당연히 제대로 할 턱이 없다. 학교시험도 아니고, 내신관리도 아닌, 난데없이 강제로 치르는 시험, 게다가 교사들의 대다수가 이런 전국단위 전수검사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밀어붙이는 시험에 땡전 한푼도 안주고 채점 노가다까지 하라고 하면 누가 그걸 열심히 하겠는가? 교사들은 자기가 낸 시험문제라면 최선을 다해 채점하겠지만, 남이 낸 문제에 남이 주관한 시험에 채점만 하라고 하면 매우 모욕적인 심부름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주관식 채점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딱 맞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시험의 경우는 모범답안과 비슷한 유사답안을 처리하기 위해 채점 도중 수시로 교과협의회가 열려서 모든 교사가 동의하는 채점 기준을 작성한다. 하지만 전국단위 일제고사는? 모범답안에서 한 글자라도 틀리면 다 오답처리 하라는 따위의 기계적 채점을 강요할거라면 전문가인 교사가 아니라 그냥 알바를 써라. 하지만 그렇다고 전국의 모든 교사들이 교과협의회를 열수도 없지 않은가? 그러니 학교마다, 제각각의 채점기준이 나올수 밖에 없다. 애초에 이건 안되는 것이었다..

5. 마지막으로 교육청. 정부는 엄포를 놓는다. 미국식으로 공부 못하는 교육청은 예산을 줄이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그렇다면 교육청 장학사들이 일제고사 결과를 사실 그대로 보고할 턱이 없다. 당연히 올려서 보고할수밖에 없다. 사실대로 보고하면 불이익을 받을것이 뻔한 게임판을 벌려놓고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호통을 친다면 이건 넌센스다. 공정택이도 "불성실 응답자"는 빼고 성적을 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불성실 응답자를 빼라고 하면 최소한 10% 이상은 빼고 시험치라는 말이 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 불성실 응답자의 답안지를 빼고 채점하는거나, 채점한 뒤 보고에서 누락하는 거나 뭐가 다른가?

이 모든 사단의 원인은 결국 전수검사에 있다. 왜 여론조사는 겨우 1000-1500명으로 이루어질까? 3억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도 2000명 이상 조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보여주듯이 그 결과는 거의 정확하지 않은가? 그럼 혹자는 20000명을 조사하면 더 정확할거라고 말할지 모른다. 물론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그러려면 그 조사를 실시하기 위해 소요되는 자원도 10배이상 늘어야 한다. 자원은 늘지 않고 표본만 늘리면 도리어 오류만 늘어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수십만명의 학생들의 학력을 알아보기 위해서는(그게 수능처럼 정말 입시를 위한게 아니라 단지 조사라면) 많아야 2000명 정도면 족하다. 그리고 평가원의 인력도 그 정도 표본을 고사관리하고 채점하고 분석할수 있도록 되어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수십만명을 일거에 시험 치르고서 그 결과로 줄을 세우라고 하니, 이런 어마어마한 일은 교육부의 전 직원이 달라붙어도 감당하기 어렵다. 여태까지 괜히 표집검사 한 것이, 평가원이 게을러서 표집검사 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굳이 수십만명을 일거에 시험치르게 하고 싶다면, 현재 그 정도 규모로 이루어지는 유일한 시험, 즉 수능 규모의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그럴 여력이 없으면, 공정한 결과를 위해 원래 하던대로 표집검사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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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9/02/19 19:39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25)

내가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이유

우선 제목부터 딴지 걸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왜 전국단위학업성취도 평가라고 하지 않고 일제고사라고 말장난을 하냐고? 학업성취도평가는 평가의 이름이며, 일제고사는 그 평가가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나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이 평가를 일제고사라고 부른다. 이쯤 되면 교육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적어도 책임있는 교육당국이라면 반드시 실시해야 하며, 이를 통해 교육과정의 갱신과 각종 정책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그 방식으로서 일제고사에는 반대한다. 하물며 그런 일제고사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성추행범보다 더 무거운 징계를 내리는 교육청에 대해서는 비판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 

대체로 배움이 부족하면서 조중동 기사가 읽는 문자 내용의 대부분인 보수우익 어르신들은, 그래서 중학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독해능력을 자랑하시는 분들은 이쯤되면 짜증이 날 것이다. 그분들은 이렇게 잘게잘게 논의하는 글에 익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잘게잘게 잘라보자. 즉, 분석해 보자. 나는 대학에서 사회조사방법론을 강의하지만, 가능하면 그런 흔적은 안 남기고 쉽게 쓰려고 하니, 인내를 가지고 읽어보기 바란다.

1. 양적평가는 평가의 일 부분이다


우선 학업성취도와 평가를 분석해보자. 학업성취도란 학생이 목적한 바의 목표에 어느 정도 도달했는가 하는 것이다. 평가(assessment)란 그것을 경험적으로 확인 가능한 자료의 형태로 표시하기 위해 일련의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 조사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을수 있겠지만, 크게 양적조사와 질적조사가 있다.  양적조사란 평가 대상의 수치화 가능한 속성을 측정하여 자료화하는 것이다. 질적조사란 평가 대상의 수치화 불가능한 속성을 자료화 하는 것이다. 학교의 예를 들면 시험점수는 양적자료이며,  생활기록부의 "어쩌구저쩌구"써 있는 말은 질적자료다. 실제 이 둘은 모두 나름의 가치를 가진다. 그래서 미국이나 영국에서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양적 평가인 SAT 못지않게, 교사의 추천서, 그리고 교사인터뷰 내용 등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우리나라의 문제는 평가의 일 부분에 불과한 이러한 양적 평가가 평가의 전부가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아마 어떤 학부모도 자녀의 생활기록부상의 이러쿵저러쿵 써 있는 말에 큰 중요성을 두지 않을 것이다. 기껏해야 담임에게 고맙거나 억하심정이 생기거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수치로 표시되는 점수에는 민감하며, 그 수치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심지어 시험점수를 내지 않는 초등학교는 마치 평가를 하지 않는 것처럼 여겨, 하다못해 학원시험이라도 봐서 뭔가 숫자가 나와야 비로소 안심할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직장에서 수치로 표시되는 업무실적 등등이 중요한 평가요소이듯, 인간관계, 포용성, 창의성, 업무추진력 등 숫자로 표시할수 없는, 그래서 상사나 동료의 말과 글로서 표현할수 밖에 없는 속성들도 중요한 평가요소다. 그리고 갈수록 이렇게 숫자로 표시할 수 없는 요소들이 한 사람의 능력에 대한 인벤토리로서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서 7차교육과정에서는 질적인 평가를 강화하고,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질적인 평가를 주로 하도록 결정했던 것이다.  따라서 만약 전국단위 학업성취도 평가를 통해 교육과정의 이행 정도를 체크해야 한다면, 그것은 마땅히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방식에 맞추어 질적인 평가가 위주가 되었어야 한다. 따라서 정말 학업성취도 평가를 하고 싶었다면, 설문지 형태의 시험을 치는 일제고사가 아니라, 학생, 교사 인터뷰, 참여관찰 등의 방식이 더 중요하게 사용되어야 했으며, 굳이 일제고사 형식의 시험을 치게하고 싶었으면, 그 결과가 교육결과의 극히 일부분만을 반영함을 전제했어야 했다.

2. 평가는 교육과정의 일부분이다


통상 교육과정은 목표설정-교수요목작성-교재개발-교수학습-평가-피드백 순서로 이루어진다. 즉, 평가는 이 순환고리의 한 마디에 불과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왝더독 의 상황이다. 꼬리에 불과한 평가가 교육과정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무도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교육목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알고자 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가에만, 사실은 평가의 결과에만, 아니 평가 결과에 의한 서열에만 관심이 있다. 우리 부모들은 심지어 "몇점이냐?"조차 건너 뛰어서 바로 "몇 등이냐?"를 묻는 것이다. 물론 평가의 목적중에 "선발"의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어떤 순간 발휘되는 부수적인 기능이지 평가에서 항상 발휘되는 본질적인 기능이 아니다. 그렇다면 평가의 본질적인 기능은 무엇인가? 바로 교육목표가 잘 달성되었는지, 그리고 어디에 문제가 있으며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업성취도 평가는 전국단위로 이루어 질수는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교육과정의 전반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료수집을 위해 필요한 정도만 실시되었어야 했다. 또 10학년까지 국민공통과목들 10개의 서열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10과목 모두를 각 과목에 가장 적합하고, 또 각 과목의 단원에 따라 가장 적합한 다양한 평가방법들을 동원하여 실시했어야 했다. 한국적 상황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왝더독을 조장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위다.

3. 7차 교육과정은 학교중심 교육과정이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차수가 바뀌면서 점점 중앙정부의 결정소관이 줄어들고 각급학교의 결정소관이 늘어나고 있다. 7차교육과정은 그 최종판으로 국가수준, 시도수준, 학교수준의 교육과정을 각각 수립하게 되어있다. 국가수준에서는 학습해야 할 내용의 개요과 권장하는 교수학습 및 평가방법의 범위만 지정해 준다. 시도에서는 이수하게 될 교과의 단위와 범위만을 지정하며, 구체적인 부분은 거의 대부분 해당 학교에서 학교교육과정을 수립하여 실시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7차교육과정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평가는 학교에서 실정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각 학교마다 수립한 교육목표가 다르다면 당연히 평가의 내용과 방법도 달라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전국 단위로 똑 같은 방식의 똑 같은 문항의 시험이라는 평가가 정당화될 여지는 없다. 오히려 이런 방식의 평가는 7차교육과정의 정신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이런 일제고사식의 전국평가가 이루어진다면, 각 학교들은 7차교육과정이 권장하는 창의성과 인성을 함양하는 교육을 포기할 것이다. 이런 부분은 일제고사에서 측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각 학교들은 교과서를 전부 수업하지 않고 학교 교과협의회에서 협의하여 단원을 재구성할수 있게 한 7차교육과정의 요구와, 소위 일제고사의 시험범위의 압박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후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이 사실상 국정교과서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나 다름없고, 결국 4차 교육과정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 외에도 일제고사를 보지 않아야 할 이유는 무수히 많지만, 손가락이 아파서 여기서 그만두려 한다. 그리고 다른 이유들은 이미 여러 논객들이 충분히 개진했다고 보고, 그분들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무책임한 주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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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12/25 07:35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1) | 핑백(1)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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