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수업

아름다운 교육,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40여 평생을 교육과 사색과 연구로 보냈습니다. 이렇게 보낸 평생에 후회도 없고 자랑스러움만 가득합니다. 
 그리고 중학교 교사로 16년, 대학 강사로 5년 동안 가르쳤습니다. 그러는 동안에 책도 네권을 냈습니다. 물론 안 팔리는 학술서적이지만요....

  원래 대문에 아카데미 학당 그림이 걸려 있었고,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라는 옛 철학자들이 토론하는 모습이 있었습니다만, 잠시 일본 교토에 있는 "철학의 길"을 산책하고 있는 생존해 있는 철학자의 사진을 대문에 올려둡니다. 저 자세와 저 시선으로 세상을 향해 창을 여는 것입니다.

  혹시 여기 들어오신 분들중 뉴라이트 계시면 잘 뒤져서 좌빨 어쩌구 하면서 고발을 하든가 말든가 하시고, 들어 오신분들 중 개념 탑재하신 분들은 이 글에 댓글 달거나, 아니면 방명록 남겨주세요.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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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10/12/24 10:38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56)

이 문제 한 번 풀어 보세요. 중3 사회문제입니다.

아래에 소개한 사례가 사회문제가 될 수 있는 근거를  두가지 이상 제시하고, 그 해법을 제안해 보시오. 근거를 제시할 때는 반드시 보기에서 제시된 내용을 충분히 이용하여 답해야 합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길동이는 고민이 많습니다. 길동이는 어려서부터 두뇌가 명석하고, 또 공부도 열심히 하여 우리 나라에서 손꼽히는 명문대학에 입학하였습니다. 길동이의 어려서부터의 꿈은 자기가 좋아하는 전자공학 분야의 기업에서 일하는 것이었고, 특히 L전자에서 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경제가 어렵다면서 L전자는 신입사원을 네 명만 뽑겠다고 합니다. 반면 여기서 일하기를 원하는 대학 졸업 예정자는 수백명에 이릅니다. L전자는 명문대 졸업만으로는 안 되고 폭넓은 경험, 다양한 외국어 구사능력, 그리고 외국 어학연수 경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힘겹게 대학을 다닌 길동이가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길동이는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길동이를 보고 어른들은 “L전자나 그 동급 회사만 고집하고 눈높이를 낮추라”고 합니다. 하지만 외국 어학연수 등을 요구하지 않는 일자리들은 고등학교 졸업만 해도 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것들입니다.
길동이는 어른들에게 “그런 일자리에 들어갈 것 같았으면 내가 왜 평균 95점 밑으로 한번도 안 떨어질 만큼 열심히 공부했겠느냐?”라고 반문하고 있습니다.


1) 사회문제인 근거 두 가지 이상

2) 제안할 수 있는 해법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by 부정변증법 | 2009/10/18 22:26 | 교단 일기 | 트랙백 | 덧글(17)

만화를 이용한 직소 수업모형

교육운동을 하는 교사들이 소망하는 수업은 결국 다음의 세가지다.
1)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 2) 개별적 활동이 아니라 다양한 구성원들의 협동을 통해 이루지는 수업,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기의 인지적 목표도 달성할 수 있는 수업.

이 세가지는 말은 쉽지만 쉽게 달성하기도 어렵고, 또 서로간에 모순이 되기도 한다. 필자 역시 이 모두를 달성할 자신은 없지만, 그럴 수 있는 수업을 개발하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다. 여기에 필자가 메텔님과 함께 개발한 수업 하나를 소개한다. 사회과 뿐 아니라 다른 교과에서도 나름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만화를 이용한 JIGSAW 학습

 

1. 이론 


가. 기존 모형의 한계


그동안 JIGSAW모형은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과 팀웍을 모두 달성할 수 있는 최적의 학습 모형중 하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기존의 JIGSAW모형은 텍스트와 문자 기반이며, 학급에 별다른 참고 자료가 비치되지 않고, 인터넷 등의 접속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학생들을 각 전문가 집단으로 흩었다가 다시 재조합하는 의미가 거의 살아나기 어려다. 더구나  이미 영상문화 세대인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이러한 텍스트와 문자만을 이용해서 학습동기를 끌어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라, 교사는 각 집단별로 모인 학생들의 정숙지도로 아까운 정력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

만화(카툰)를 응용한 수업모형도 주로 역사과를 중심으로 많이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학생들이 주어진 모든 내용을 만화로 표현하기에는 시간과 능력이 충분치 않으며, 학생들이 할 수 있는 부분만 만화로 그릴 경우에는 투입되는 시간에 비해 학습효과가 크지 않아 비효율적인 경우가 많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만화를 이용하는 수업의 동기유발과 JIGSAW의 학습효과를 동시에 달성하는 만화를 이용한 JIGSAW 학습 모형을 개발하였다.


나. 만화와 직소를 결합한 새로운 수업모형


이 모형은 기존의 만화를 응용한 수업과 직소의 장점만을 살리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이 수업 모형은  3~4개의 시간적 연속성을 가진 주제들이 있는 단원에 적용되며, 특히 각종 역사적 내용의 학습에 적합하다.

우선 이 수업의 전반부는 일반적인 직소와 같이 진행된다. 역사적인 시대에 따라 학습 내용은 3~4개의 시대로 분류되며, 학생들은 각 시대의 전문가 집단으로 편성된다. 이 편성이 학생의 희망에 의할 것인지 교사의 할당에 의할 것인지 여부는 교실 사정에 따라 교사가 결정해야 한다.

일단 전문가집단으로 편성된 학생들은 해당 시대에 대한 토의학습을 하면서 동시에 그 시대를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할 카툰을 제작한다. 개인적으로 카툰을 제작하는 것은 부담이 되기 때문에 2~3인 정도가 한 조가 되어 카툰을 제작해야 한다. 학생들은 카툰을 제작하면서 동 전문가 집단 내에서 자유로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카툰이 완성되면 기존의 전문가 집단은 해산되며 다시 이들은 6~8명의 발표조로 재편성 한다. 재편 방식은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연구자가 선호하는 방식은 각 카툰들을 시대별로 수합한 뒤 연속되는 각각의 시대들이 모두 포함되도록 하면서  3~4개의 카툰을 무작위로 선정하여 결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연속되는 3~4개의 주제를 모두 다루는 3~4컷의 카툰이 형성된다.

이렇게 재편된 카툰들의 조합이 완성되면 각 카툰의 제작자들이 모여서 발표조를 구성하게 된다. 발표조는 사전에 전혀 서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제작했던 카툰들을 연속성 있는 스토리로 연결해야 한다. 이 수업의 묘미는 3~4컷으로 한정된 카툰들을 연결하기 위한 사이 이야기를 토의를 통해 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주어진 사건이나 개념을 반성적으로 사유하게 되며, 아울러 창의적 사고력도 증진시킬 수 있다. 스토리 제작이 완성되면 각 가툰을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뒤 슬라이드 쇼와 함께 스토리를 시연한다. 이 수업 모형을 순서도로 표현하면 아래 그림과 같다.

1차시

수업 안내

주제 소개, 관련자료 제공

각 주제별 전문가 집단으로 학생 편성

(ex: 농경사회, 산업사회, 정보사회로 편성)

전문가 집단 내 2인 1조의 카툰 제작조 편성

토론 및 카툰 구상

��

2차시

카툰 완성하기

주제별 전문가 집단을 발표조로 재편성

(ex: 한 발표조에 농경, 산업, 정보사회가 모두 포함되도록 재편)

발표조내 역할 분담하기

촬영

��

3차시

각자 제작한 카툰들을 서로 연결시켜 발표를 할 수 있는 줄거리 만들기

시연

��

4차시

발표 및 토론


2. 수업 지도안


가. 단원 설정


단원명: Ⅱ. 민주시민과 경제생활 중 2. 경제체제의 변천과정


텍스트: 중학교 3학년 사회 (지학사)


단원 학습목표

① 경계사의 각 시대의 핵심적 특징을 설명 할 수 있다.

② 경계사 각 시대의 핵심적 특징을 한컷의 카툰으로 표현 할 수 있다.

③ 경계사 각 시대의 특징들의 연속성을 설명 할 수 있다.

④ 경계사의 발전 선상에서 현대 정보사회와 시장경제를 설명 할 수 있다.



나. 준비물


자료검색을 할 수 있는 인터넷이 연결된 2대 이상의 컴퓨터(도서실 수업 권장), 매직, 색연필 등 그림도구, 4절 이상의 도화지 혹은 A3 복사지, 실물 화상기(가능하면), 멀티비전 혹은 슬라이드 프로그램이 장착된 컴퓨터와 프로젝션.


다. 각 차시 구성

차시

학습 목표

교수-학습 활동

준비물

1

경제사의 주요 세 단계 중 자신이 맡은 단계에 대해 이해한다.

경제사 개관

경제사의 각 시대 소개

각 시대별로 전문가 집단 편성

읽기 자료

A3혹은 3절 도화지, 연필, 색연필, 사인펜

2

이해한 주제를 카툰으로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각 전문가 집단별 학습 및 카툰 제작

발표조로 재편성

읽기 자료

A3혹은 3절 도화지, 연필, 색연필, 사인펜

3

경제사의 중요한 세 단계를 연속성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불특정하게 제작된 카툰들 연결하는 이야기 구성

디카 촬영 및 컴퓨터 파일 제작

읽기 자료

A3혹은 3절 도화지, 연필, 색연필, 사인펜, 디지털 카메라

4

경제사의 중요한 세 단계를 조리있고 흥미있게 설명할 수 있다.

슬라이드와 함께 제작한 그림 및 이야기 발표

컴퓨터, 프로젝션, 마이크, 읽기자료


라. 지도상의 유의점

① 미술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그림의 수준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도록 한다.

② 각 시대별 카툰들이 무작위로 선정되도록 해야 한다.

③ 카툰 제작팀 선정시 팀웍과 학생의 친소관계를 잘 고려해야 한다.


마. 각 차시별 교수-학습(본차시는 4/4차시임)



차시

1

4

 

학습

목 표

경제사의 각 시대를 특징적인 한 컷의 카툰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주요활동

경제사에 대한 일반적인 개관을 이해한다.

자신이 담당한 시대에 대한 핵심적 내용을 파악한다.

학습 단계

교수-학습 활동

자료

시간

비고

학생 활동

교사 활동

도입

 

활동에 대한 소개. 경제사의 일반적인 개관 및 카툰을 제작할 세 시대인 농경, 산업, 정보 시대를 소개

 

8

 

전문가집단 편성

3개조로 편성

농경/ 산업/ 정보

학생들을 시대별로 소집단 편성.

 

 

14

 

전문가 토의

소집단 별로 자신들이 맡은 시대의 특징에 대해 교과서와 보조자료 등을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토의

학생들의 토의를 도와주고, 필요하면 자료를 제공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역사 관련 도서

35

 

카툰팀 편성

2인 1조의 카툰 제작팀 편성

학생들의 교우관계 수준 등을 고려하여 전문가 집단 내에서 적절한 2인1조를 편성

매직, 색연필, 모조지(2절)

44

 

차시예고

 

차시에 발표조로 집합하여 스토리를 발표할 것임을 예고함

 

45

 

차시

2

4

 

학습

목 표

경제사의 각 시대를 특징적인 한 컷의 카툰으로 표현 할 수 있다.

주요활동

1. 자신이 담당한 시대에 대한 핵심적 내용을 파악한다.

2. 자신이 담당한 시대를 핵심적인 한 컷의 카툰으로 제작한다.

학습 단계

교수-학습 활동

자료

시간

비고

학생 활동

교사 활동

도입

 

활동에 대한 소개. 각 시대를 소개

 

3

 

카툰 제작

자기 시대의 특징을 가장 명확하게 표현하는 1컷의 카툰을 제작

교실을 순회하며 카툰 제작을 조언하며, 필요한 핵심 개념들에 대한 조언을 제공

 

35

시간내 완성하지 못할 경우 과제로 부과

카툰 수합

완성된 카툰을 제출

전 차시에 작성한 카툰의 제시를 요구한 뒤 시대별로 수합한 뒤 무작위로 섞는다.

 

38

 

발표조 편성

각 시대별 카툰 3개(6명)이 모여 1개의 발표조로 재편성된다.

무작위로 섞인 카툰들을 무작위로 다시 뽑아서 농경-산업-정보 세 카툰이 한 세트가 되게 한뒤 각 카툰의 작성자들이 한 조로 편성되게 하다.

발표조 내에서 ① 카툰 마무리 담당 ② 연결되는 스토리 구상 담당 ③ 촬영 및 컴퓨터 작업 담당 ④ 발표시 내러이터 등의 역할을 분담하게 한다.

 

44

 

차시예고

 

각 카툰들을 연결하는 스토리를 작성해야 함을 주지시키고 카툰들을 촬영하여 슬라이드를 준비하도록 안내한다.

 

45

 

차시

3

4

 

학습

목 표

인류의 경제 역사를 세 컷의 카툰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주요활동

각 시대별 카툰을 순서대로 배열 한 뒤 연결 가능한 이야기 구성

 

학습 단계

교수-학습 활동

자료

시간

비고

학생 활동

교사 활동

발표조  토의

사전에 협의한 적 없이 제각기 만들어진 4개의 카툰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기 위한 내용과 줄거리를 토의. 이때 카툰 제작자는 자기 시대에 대해서는 다른 조 동료들에게 충실한 안내자 역할을 함.

역할 배분에 따라 일부는 카툰 채색 등 제작 마무리

학생들의 토의를 지원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35

 

사진 촬영

디지털 카메라로 카툰들을 촬영한다. 촬영한 파일은 차시까지 파워포인트 등으로 제작하여야 한다.

촬영 및 기타 기술적인 조언을 한다.

 

44

 

차시예고

 

차시에 발표가 있을 것임을 주지시킨다.

 

45

 


차시

4

4

(본차시)

학습

목 표

인류의 경제 역사를 세 컷의 카툰을 이용해서 설명할 수 있다.

주요활동

각 시대별 카툰을 순서대로 배열 한 뒤 연결 가능한 이야기를 슬라이드와 함께 설명

 

학습 단계

교수-학습 활동

자료

시간

비고

학생 활동

교사 활동

도입

 

활동에 대한 소개. 각 시대를 소개

 

3

 

발표

발표조별로 차례로 나와 네 개의 카툰들을 제시하고 여기에 붙인 줄거리를 최대한 자연스럽고 흥미롭게 발표한다.

다른 조들은 발표를 듣고 미심쩍은 부분에 대해 질의 및 응답한다.

발표를 흥미 있게 진행하며, 논의를 자연스럽게 이끈다.

총 6개조이기 때문에 한개조의 발표시간을 5분 가량으로 하며, 발표 말미에 약간의 질의응답시간을 가지는데, 시간 상태를 감안하여 절절히 조절한다.

 

 

40

 

정리

경계사의 흐름 끝에 도달하게 된 현대 정보사회와 시장경제가 어떤 것인지 정리한다.

차시부터 시장경제의 여러 법칙에 대해 다룰 것임을 예고한다.

 

45

 



3.  평가


이 수업은 수행(performance)를 평가한다는 원리 그대로 수행평가가 된다. 평가 기준은 각 카툰들이 얼마나 해당되는 시대를 압축적으로 표현하였는가 하는 것과 카툰들을 연결하는 줄거리가 얼마나 창의적이면서 세계사의 흐름을 잘 표현하는가 하는 것이다. 평가 기준은 다음의 표와 같다.

평가항목

카툰의 표현(5점)

줄거리의 표현(5점)

평가기준

카툰이 해당되는 시대를 가장 효과적이고 간명하게 표현하였는지 여부(2인조에게 부여)

무작위로 배치된 카툰들을 적절하게 줄거리로 연결하였는가?(발표조에게 부여)

10점



 




2008Study.hwp

by 부정변증법 | 2008/08/28 11:31 | 교단 일기 | 트랙백 | 덧글(1)

평가를 무력화 하는 평가?

중간고사가 끝나고, 모든 성적 처리가 끝났다. 수행평가 20점에 서술논술 50점을 반영한 나의 무지막지한 평가때문에 잔뜩 쫄았던 아이들이 뜻밖의 점수를 받고 싱글벙글이다. 5지선다형으로 시험 쳤으면 결코 받지 못할 점수를 다들 받았기 때문이다.

사실 푸코를 읽기 전까지 나는 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라고 생각했다. 많이 아는 학생이 높은 점수를 받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낮은 점수를 받아서 피차 불만이나 이의가 없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험"과 "평가"를 혼동한 나의 무지였다. 물론 공정한 평가는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시험이 될수는 없다. 시험은 애초에 측정할 수 없는 것을 측정하고, 비교할 수 없는 것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아이들을 길들이고 구획하는 권력의 도구일 뿐 결코 평가일수 없는 것이다.

진정한 평가는 그 학생에 대해 내가 구체적으로 하는 진술들이다. 공자는 자기 제자들을 "자로는 천승의 나라에서 삼군을 맡아 이끌만하다.", "회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았다.", "중유는 하나를 배우면 반드시 실천에 옮겼으며, 미처 실천에 옮기기 전에 새것을 배우려하지 않았다." 같은 식으로 말했다. 결코 자로는 80점, 자공은 70점 이런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공교육에서는 진짜 평가는 이른바 생활기록부의 "중얼중얼"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칭으로 불리며 순전히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고, 저 말도 안되는 숫자가 진짜 평가로 둔갑해 있다.

그러나 어찌하랴? 이게 제도인걸? 점수를 안 낼수 없다. 그렇다면 교사로서 할 수 있는 소극적이지만 의미있는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저 점수가 별 역할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자신의 '앎'을 얼마나 드러내려고 했는지, 얼마나 설득하려고 했는지 그 노력을 평가할 뿐, 얼마나 많은 것을 외워서 알고 있는가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수행평가는 그야말로 학생들이 그것을 행하는 과정에서 분투한 정도를 동료평가를 통해 최소한의 등급화를 통해 매겨야 한다. 지필평가는 가능한한 객관식 문항을 한 문제도 내지 말아야 한다. 객관식 문항은 정답 외에는 점수를 인정하지 않는 가장 억압적인 평가다. 공정택이가 어거지로 도입하긴 했지만 논술형 평가야 말로 평가자와 피평가자가 상호작용하면서 오답도 인정할수 있는 덜 억압적인 평가다.

논술 평가가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외워야 할 내용이 없어야 한다. 즉 외워서 쓰는 평가가 아니라 이미 주어진 정보와 지식을 활용하는 놀이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문제 자체가 대단히 길고 외워야 할 내용은 문제나 예시문에 모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교과서를 전혀 외우지 않은 학생도 문제를 꼼꼼히 읽고 예시문에 제시된 자료들을 활용해서 조리있게 글을 쓰면 만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교무부에서 서술형, 논술형 평가 관리 철저 어쩌구하면서 평가기준, 유사정답 처리기준을 상세히 내라고 할 것이다. 까짓거 글자수만 많게 잔뜩 써서 주면 그만이다. 그리고 채점은 내 맘대로 하는거다. 되도록 열심히 작성한 아이들에게 유리하도록. 사소한 오류같은건 그냥 무시하면서 즐겁게 채점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평가를 하려면 객관식 문항 낼때보다 엄청나게 더 많은 교사의 노고가 들어간다. 문항 출제하는 것 부터가 장난이 아니며, 수업 역시 그 평가에 걸맞게 활발하고 창의적인 수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노고는 결코 힘들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아이들을 길들인 것이 아니게 되며, 아이들은 참으로 교육받고 성장하게 되는 것이니.

그래서 나는 전교조 전임이었던 시절보다 평범한 교사인 지금이 훨씬 바쁘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기만적 인물일 것이다.

by 부정변증법 | 2008/05/06 18:32 | 교단 일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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