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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감상문

그 전에도 간단하게 썼었는데, 조금 체계적으로 길게! 써 보았습니다.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그리고 참교육

 

 

영화 “패스트푸드 네이션” 포스터는 성조기가 꽃혀있는 거대한 햄버거 사진이다. 마치 햄버거 속에 담겨있는 미국의 정치경제학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의 육식문화, 패스트푸드 문화에 대한 비판은 이 영화 말고도 많이 있다. 이 영화의 미덕은 고발이 아니라 차분한 목소리로 보여주는 희망과 행동에의 요구에 있다.

이 영화는 이야기가 세 갈래다. 첫 번째 갈래는 햄버거 회사 중역인 돈이 자사 히트 상품인 빅원에서 쇠똥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패티를 공급하는 정육 공장에 현지 조사를 떠나면서 시작된다. 두 번째 갈래는 일자리를 찾아 미국으로 불법이민을 가는 멕시코인들의 이야기다.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당연히 더럽고 힘들고 미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인데, 바로 정육공장이다. 세 번째 갈래는 그 도시에서 빅원을 파는 햄버거집 점원으로 있는 앰버다. 돈이 텍사스 현지에 도착해서 바로 앰버가 일하는 가게에서 멕시코 이민자들이 생산한 패티로 만든 빅원을 사먹는 순간 세 갈래 이야기가 하나가 된다.

돈은 자사 햄버거에 “똥”이 들어간 이유를 철저히 조사한다. 물론 정육공장은 겉으로는 깨끗하고 안전한 모습으로 위장하고 있다. 하지만 꼼꼼한 돈은 점점 깊고 세밀하게 조사를 하며, 조사하면 조사할수록 그가 만나게 되는 것이 단지 쇠고기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거대한 모순임을 알게 된다. 정육공장은 소들을 도축, 해체, 가공하는 힘든 작업에 바로 멕시코 불법이주 노동자들을 투입한다. 영어도 서툴고, 불법체류자라 달리 갈 곳도 없는 이들은 저임금과 무자비한 노동으로 혹사당한다.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공장에서 기계는 쉬지 않고 똑같은 속도로 고기를 자르고, 갈아댄다. 노동자들은 도축된 고기에서 살코기를 잘라내어 기계 속도에 맞춰 집어넣는다.

가혹한 노동에 지칠 대로 지친 노동자들이 기계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사고가 속출한다. 기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고기가 아니라 팔다리가 갈리기 일쑤다. 사람 팔다리가 갈리는 판인데, 미처 분리되지 않은 쇠고기의 각종 부산물들(심지어 똥도 포함하여!)이 같이 갈리는 정도는 사고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작업이 가능한 속도는 공장의 이윤 감소를 뜻하니 자본주의의 논리상 용납되지 않는다. 어차피 갈아 만든 고깃덩이인데, 거기 뭐가 들어갔는지 누가 따지겠는가? 햄버거에 쇠똥이 같이 들어간다 한들 하등 이상할 것 없다. 갈린 직원의 팔다리도 들어있는 판이 아닌가? 미국인들은 햄버거를 먹을 때 멕시코 노동자의 팔다리도 먹는 셈이니, 그까짓 똥 정도야!

진상을 알게 된 돈은 이를 본사에 알리고자 한다. 하지만 정육회사는 노회한 쇠고기 딜러 해리를 통해 그를 회유한다. 해리의 말은 미국 보수층의 입장을 대변한다. "원래 고기는 똥과 함께 먹는 거다! 해마다 20만 명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러면 자동차를 만들지 말아야 하는가?" 이 대사, 광우병 논란과 관련하여 광우병 확률이 낮다고 따라서 문제 삼을 것 없다고 우겨대던 정부측 관계자의 논리가 아닌가? 돈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이라면서 반발하지만, 끝내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못한다. 그는 이미 기성세대다. 그는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고 해고되면 안 되는 직장이 있다. 그는 끝내 정육공장에 얽힌 온갖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상황을 묻어두고, 본사로 돌아와 태연한 얼굴로 햄버거 신제품 마케팅에 몰두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과연 편할까? 억대의 연봉이 그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영화는 희망의 싹도 보여준다. 바로 햄버거 가게 점원인 여고생 앰버에게 삼촌이 찾아오면서 희망이 시작된다. 삼촌은 남아프리카의 인종 차별에 항의하면서 총장실 점거농성을 하다 대학에서 퇴학당한 운동권 출신이다. 공교롭게 삼촌이 퇴학당한 다음해에 남아프리카 흑인들이 자유를 찾았다. "그게 네 덕분이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에 그는 과감하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직접 관계는 없어도 이런저런 작은 행동들이 바로 혁명의 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살아온 사람은 세상의 기준으로는 실패한 인생으로 보일지라도 본인의 마음에는 성취와 행복으로 넘친다고 말한다. 아울러 “혁명은 젊을 때 해야 한다.”라고 결정적인 한마디를 덧붙이며.


마침 그 무렵 앰버는 우연히 알게 된 대학생들을 통해 쇠고기가 얼마나 잔혹하게 생산되고 있는지, 햄버거 패티 공장이 얼마나 비위생적이고 비인간적인지 듣고 있던 참이었다. 삼촌을 통해 양심을 각성한 앰버는 자신이 햄버거를 팔고 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졌고, 마침내 힘겹게 얻었음에 틀림없는 그 일자리를 미련없이 내던짐으로써 객관적으로는 작지만, 실존적으로는 거대한 실천의 첫발을 디딘다.


여기서 더 나아가 앰버는 대학생들과 함께 비인간적이고 비위생적인 정육공장을 응징하기 위해 목장의 울타리를 부숴서 소들을 모두 자유롭게 풀어주는 대담한 행동까지 감행한다. 그러나 울타리를 열어도 소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도망쳐! 자유를 찾아! 여기 계속 있으면 도살당해!" 하고 외치는 대학생들을 비웃으며 GMO 사료 맛에 길들여진 소들은 자유로운 바깥이 아니라 도리어 우리를 향해 마냥 뒷걸음질 친다. 결국 학생들은 단 한 마리의 소들도 풀어주지 못하고 기숙사로 돌아온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좌절감 대신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웃으며 말한다. "실패했어! 하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행동했어."


이게 영화가 참으로 하고자 하는 말이다. 사회를 바꾸는 것은 얼른 보면 실패했고, 유치하기까지 한 작은 실천이다. 선각자들의 울부짖음과 선도적인 활동으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자유롭게 풀어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뒷걸음질 치던 소들을 보라. 자유는 선택하고 책임질 것을 요구한다. 즉 자유는 그 무게를 걸머질 “용기”를 요구한다. 앰버는 울타리를 열기 전에 소들에게 그들이 곧 도살될 것이라는 인식, 밖으로 나서고자 하는 “용기”를 심어주어야 했다. 인식과 용기 없이 울타리만 열어주는 것은 해방이 아니다.

교육의 문제도 이와 같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입시교육을 힘겨워하는 만큼 입시 없는 교육을 두려워한다. 막상 시험이 없어지고, 학원이 없어진다고 생각해 보라. 갑자기 늘어난 그 시간은 고스란히 자기 책임이다. 학원에 맡겼던 엄청난 시간과 자원이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의 책임으로 돌아온다. 관리된 시간과 표준화된 행동에 익숙해진 사람에게 이러한 상황은 혼란이다.


교사도 그렇다. 입시교육은 성공하든 실패하든 단일한 척도에 자신을 내맡길 수 있기에, 아무것도 선택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입시교육을 거부하는 순간, 교육의 모든 것을 자신이 스스로 선택해야 하고 책임도 져야 한다. 그래서 교사들은 입시교육을 비판하면서도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따라서 입시교육의 문제는 울타리, 즉 제도가 바뀐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교육주체들이 입시교육의 철폐를 희망하고, 그 댓가로 선택과 책임의 무게를 기꺼이 걸머질 용기를 가질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렇다면 입시교육철폐는 참교육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참교육의 최종 결과물이 아닐까? 참교육은 큰 그림이 아니라 앰버와 동료들이 감행했던 것 같은 유치한 시행착오들을 계속 누적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by 부정변증법 | 2008/08/15 14:46 | 예술의 향기 | 트랙백 | 덧글(1)

이명박은 반미주의자다 -영화 "패스트푸드 내이션"을 보고


영화 "패스트푸드 내이션"은 포스터부터 심상치 않다. 거대한 햄버거 위해 꽂혀 있는 성조기... 햄버거가 지배하는 나라. 마치 제러미 리프킨이 쓴 "Beyond the Beef(육식의 종말)"에서 쇠고기를 먹는 문화가 미국의 사악한 결과를 가져온 뿌리라고 성토한 대목을 그대로 시각화 한 것 같다.


영화는 아주 간단하게 시작한다. 잘나가는 햄버거 회사 중역인 돈 앤더슨은 자신이 개발한 히트상품인 빅원에 대장균이 검출되었다는, 즉 쇠똥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를 받고 사실확인을 위해 빅원에 들어가는 쇠고기를 공급하는 정육 공장에 현지 조사를 떠난다.

그 결과 그가 만나게 된 것은 단지 쇠고기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거대한 모순이다. 정육공장은 농장주들을 등쳐서 헐값에 소를 사들이고, 멕시코에서 건너온 이민들을 등쳐서 저임금으로 혹사시키고 있다. 직원들은 팔다리가 잘리기 일쑤다. 그리고 고기를 가공하는 동안 위생상태는 눈가리고 아웅이며, 그 엉성한 관리로 인해 내장 등이 제대로 분류가 되지 않은채 그대로 갈아져서 똥과 함께 햄버거 재료인 그라운드 미트가 생산되는 것이다. (어쩌면 잘린 직원의 팔도 같이 갈아졌을지....)

여기에 미국의 기성세대를 대표하는 캐릭터인 해리(브루스 윌리스)가 말한다. "더 알려 하지 마라. 다 그런것 아닌가? 원래 고기는 똥과 함께 먹는거다!"

그리고 해리는 명대사를 남긴다. "해마다 20만명이 교통사고로 죽는다. 그러면 자동차를 만들지 말아야 하는가?" 이 대사, 광우병 논란과 관련하여 광우병 확률이 낮다고 따라서 문제 삼을 것 없다고 우겨대던 정부측 관계자의 논리가 아닌가? 여기에 대해 돈 앤더슨은 "말도 안되는 궤변"이라면서 반발한다. 그러나 그는 끝내 양심에 따라 행동하지 못한다. 그는 이미 기성세대인 것이다. 그에게는 먹여살려야 할 가족이 있고 해고되어서는 안될 직장이 있다. 그는 끝내 정육공장에 얽힌 온갖 비위생적이고 위험한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묻어둔다.

에단 호크(캐릭터 이름 까먹음)가 말했듯이 혁명은 젊어서 해야 하는 것이다. 아래 모습 보이는가? "혁명은 젊어서 하는 것이다."
에단 호크는 남아프리카의 아파르트헤이트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총장실 점거농성을 하다 대학에서 퇴학당한 과거가 있다. 그리고 다음해에 만델라가 해방되고 남아프리카 흑인들이 자유를 찾았다. "그럴 네 덕분이라고 생각해?"라는 질문에 그는 과감하게 "그렇다"고 대답한다. 직접적으로는 아닌 것 처럼 보이는 작은 행동들이 바로 혁명의 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은 세상의 기준으로는 실패한 인생으로 보일지라도 본인의 마음에는 성취와 행복으로 넘치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젊은 앰버는 동료들과 함께 비인간적이고 비위생적인 정육공장을 응징하기 위해 목장의 울타리를 풀어서 소들을 모두 자유롭게 하려 한다.
하지만 처음에는 두려워한다. "이 나라는 사유재산 침해를 마치 테러리스트 다루듯 해!" "누가 미국을 이따위로 만들어 놓은거야?" 누구겠는가 부시지! 그러나 학생들은 용기를 내어 야밤에 목장으로 가서 울타리를 줄톱을 끊는 '행동'을 한다. 그러나 울타리를 열어도 소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도망쳐! 자유를 찾아! 여기 계속 있으면 도살당해!" 하고 외치는 대학생들을 비웃으며 마냥 뒷걸음질 친다.
학생들은 절규한다. "그래! 가만 있어도 먹여주고, 재워주고, 인공 사료가 풀보다 더 맛있겠지!"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를 위로한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으로 행동했어."
저 치기어린 그러나 용감한 학생들의 행동은 비록 실패했으나 희망을 보여준다.

한편 이 영화는 말미에 소 도축장을 보여준다. 그 장면은 너무 끔찍하여 차마 스틸을 담을수도 묘사할수도 없다. 다만 그 장면을 보고나면 다시는 쇠고기는 쳐다보고싶지 않아진다는 것 외에는.....

이명박 정부는 걸핏하면 미국을 벤치마킹한다고 한다. 미국을 추종한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의 진짜 모습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미국의 진짜 모습은 이 영화속에 나와있는 그 잔혹함이다. 그리고 우리가 미국에게 진정 배워야 할 것은 이런 참혹한 모습을 조금 과장되게 표현한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아무런 제제 없이 상영된다는 것이다. "인간광우병에 걸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를 "어떻게 인간광우병에 걸렸는지 모르겠다."로 번역했다는 이유로 검찰이 방송국 PD를 수사하고 있는 어떤 나라와는 딴판이라는 것이다. 대 놓고 부시를 "거짓말장이"라고 말하는 다큐멘터리 작가가 아카데미상을 받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명박은 대체 미국의 무엇을 배우겠다는 것인가? 아무리 봐도 이명박의 마음속의 미국은 미국 보다는 기독교 버전의 버마에 가깝다.

미국을 숭상한다면서 실상 버마짓을 하는 이명박은 어쩌면 아주 고도의 지능형 반미주의자가 아닐까?



by 부정변증법 | 2008/07/08 12:32 | 예술의 향기 | 트랙백(1) | 덧글(0)

이걸 추가협상이라고 해왔어? 사기치는 것들


꼼수의 달인' 김종훈의 쇼! 쇼! 쇼!
(프레시안 펌)


[박상표 칼럼] 협상 성적? 1000점 만점에 '90점'


   김종훈의 묘수는? '검역 민영화'
  드디어 미국을 깜짝 놀라게 만들겠다던 '묘수'의 실체가 드러났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묘수는 다름 아닌 한국의 수입업자와 미국의 수출업자에게 정부의 검역 기능을 통째로 넘겨주면 광우병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송기호 변호사가 적절히 표현했듯이 '검역 민영화'이다. 혹시 이명박 정부는 이것을 '검역 선진화'라고 우길지도 모르겠다.

  검역 민영화를 좀 거칠게 표현하면 조폭에게 경찰권을 넘겨주면 치안이 확립되고, 사회정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정부가 검역을 실시하는 것은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된 민간 업자를 적정한 선에서 규제하여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검역 민영화는 정부가 자신의 고유 기능을 포기한다는 선언에 불과하며, 광우병 '허브'를
만들어 국민들을 대재앙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발표 내용을 보면, 한미 쇠고기 업자들이 언제든지 경과 조치에 불과한 자율 규제를 철회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 수입업계는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경과 조치로써 30개월 미만 쇠고기만을 수입하겠다"고 했다. 미국 수출업계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확신하나,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해 달라는 수입업자의 요청에 따라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른 완전한 시장 개방 이전의 경과조치로써 미 농무부가 확인한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추가 협상이 90점은 된다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정부가 받은 90점은 만점이 '100점'이 아니라 '1000점'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첫 번째 쇼 : SRM 문제 해결? 모두 '거짓말'

   첫째, 광우병 안전성 논란의 핵심은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과 뼈, 내장 등의 국민 건강에 위험한 부위의 수입 여부다. 일부 언론은 이번 추가 협상에서 SRM 문제를 해결했다는 오보를 내보냈다.
  그러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4월 19일 졸속 협상으로 합의한 수입 위생 조건의 SRM 규정을 단 한글자도 바꾸지 못했다. 다만 30개월 미만의 뇌, 눈, 척수, 머리뼈 등 4개 부위는 "특정 위험 물질(SRM)은 아니지만, 한국 수입업자의 주문이 없는 한, 통관 검역시 발견되면 한국 정부는 동 제품을 반송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 수입업자의 주문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게다가 "극소한 머리뼈의 조각 또는 미량의 척수 잔여 조직"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반송 조치도 하지 못한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예전에 미국이 즐겨 불렀던 "뼛조각은 뼈가 아니고, 빵부스러기는 빵이 아니다!"는 흘러간 유행가를 다시 틀어댈 셈인가 보다.
  더군다나 미국 업자에게 떼돈을 안겨줄 등뼈, 혀, 내장, 분쇄육, 회수육(AMR), 사골, 꼬리뼈 등 고위험 부위에 대한 수입 금지는 감히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도 못했다.
 
두 번째 쇼 : EV 없애고 QSA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미국 정부의 방침
 
둘째, 이명박 정부는 미국 민간 쇠고기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품질 시스템 평가(QSA·Quality System Assessment)' 프로그램으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실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QSA는 사실 별것도 아니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제대로 지적했듯이 QSA는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실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미국 축산업체들은 이미 미국 농무부로부터 QSA를 인증 받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부담도 없다.
  단지 수출 위생 증명서에 인증 문구 하나만 써넣으면 수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스티커 값이야 이미 한국의 수출업자들이 부담한다고 했겠다, 한국에서는 증명서의 내용이 과학적으로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마땅한 방법조차도 없으니 말이다.
 
'수출 증명(EV)' 프로그램이 작동되던 지난 2006년~2007년에도 전체 미국산 쇠고기 수입건수의 50% 이상에서 뼛조각이 적발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갈비통뼈가 9번, SRM인 등뼈가 2번이나 적발되었다.
  그런데 김종훈 본부장은 이번 추가 협상에서 미국 내수용 QSA 프로그램보다 훨씬 까다로운 EV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지금 20개국과 EV를 진행하고 있는데 점차 없어지는 분위기이며, QSA로 전환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QSA는 우리가 얻은 것이 아니라 미국의 방침일 뿐이라는 것이다. QSA는 결코 김 본부장이 찾아낸 묘수가 아님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쇼 : 검역 주권 강화? 또 '꼼수'
 
 셋째, 이명박 정부는 검역 권한을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수출용 작업장의 승인권과 취소권은 여전히 미국 정부에 있다. 여전히 동일한 작업장에서 2회 이상 식품 안전 위해가 발견해야 일시적인 작업 중단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도축장 현지 점검에서 중대한 위반을 발견하더라도 도축장 승인 취소를 할 권한도 없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정부가 추가 협의 내용을 수입 위생 조건의 부칙에 반영하여 시행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본문의 독소 조항을 그대로 둔 채 부칙을 덧붙이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
 
 수입위생조건 '1. (1)항' 및 '부칙 ②항'을 예로 들어보자. '1. (1)항'에는 미국 연방 육류 검사법 기술에 의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의 정의가 규정되어 있으며, '부칙 ②항'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명문화되어 있다.
  미국 연방육류검사법(the US Federal Meat Inspection Act)에는 미국 농무부 장관이 인간의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쇠고기 부위를 규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국민이 먹는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의 정의를 미국 농무부 장관이 규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결과적으로 이 조항은 한국 정부의 행정권과 한국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 '부칙 ②항'을 통해 연령 제한을 완전히 철폐해놓고, 새로운 부칙 조항을 통해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한국 수출용 30개월 미만 증명 프로그램(LT30 QSA for Korea)'을 추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수입 위생 조건의 '1. (1)항'을 "한국으로 수출되는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은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를 말한다"로 변경하고, '부칙 ②항'을 완전히 삭제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이처럼 수입 위생 조건 본문의 독소 조항을 모두 고치거나 삭제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확실한 방법이다.

재협상, 추가 협상, 사실상의 재협상, 실질적인 재협상 등 어떠한 수사를 붙이더라도 수입 위생 조건 본문을 바꾸어야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문제는 지난 20일 이명박 대통령이 긴급 기자 회견에서 실토했듯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해 쇠고기 위생 검역 조건을 내주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전혀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미국의 축산업자를 위한 '꼼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번 추가 협상에서도 퍼주기 협상 달인의 '꼼수'가 확실하게 들통 났다. 개그 프로그램의 달인 시리즈에서는 가짜임이 들통 나면 머리를 한 대 쥐어 박히고 쫓겨 들어간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꼼수'가 모두 들통 난 관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반송 조치를 취해야 할까, 아니면 폐기 처분을 해야 할까? 김종훈 본부장은 과연 그 답을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박상표/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

by 부정변증법 | 2008/06/22 13:45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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