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명박퇴진

내 마음에 맺힌 소리를 짚어준 정의구현 사제단의 시국미사

나는 천주교 신자다. 미사 안 나간지 18년이나 된 냉담자지만, 이력서 등의 종교 칸에 반드시 천주교라고 쓴다. 그리고 서양사람들이 내 이름 발음하기 힘들어 할때는 그들이 발음하기 쉬운 세례명을 가르쳐준다.

18년만의 미사. 비록 제대로 형식을 갖춘 미사는 아니었고, 대영광송과 사도신경도 없었고, 그 은은한 오르간 소리도 없었지만 나는 눈물을 흘릴수 밖에 없었다.

신부님의 첫마디 “외로우셨죠, 저희가 위로해 드리려고 나왔습니다.”

아, 저 한 마디. 내 마음에 맺혀있던 그걸 정확하게 집어낸 저 한마디.

외롭고 두려웠다. 백만명이 모여도 우리는 이메가에게 천민에 불과했고, 폭도에 불과했다. 경찰들은 우리를 마치 개돼지처럼 다루었고, 어느 한 구석 시민으로서의 존중은 찾아볼 길 없었다. 조중동은 우리에게 저주를 퍼부었고, 조중동이 진리라고 착각하는 우매한 노인들은 우리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5월 2일 처음 촛불을 올렸을때의 발랄함과 희망은 점점 사라져 갔고 점점 원한과 원통함과 악만 남았다. 시위가 점점 폭력적으로 변해간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니겠는가? 엄단하겠다느니,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느니 하는 저들의 말 속에는 시민을 시민이 아니라 천한 아랫것들로 보는 오만함이 가득 차 있었다. 누가 그런 대접을 받고 원한을 품지 않겠는가?

게다가 서울광장도 털리고 대책위도 와해되고, 그럭저럭 게릴라 시위로 하루는 연명했지만 이런 식으로 얼마나 더 촛불을 올릴수 있을지 불안하고 두려웠다. 그리고 억울했다. 이렇게 오랜 시간 촛불을 올리고 이렇게 허무하게 저 오만한 무리들에게 포위당한단 말인가? 정말 억울하고 원통했다. 중년의 내가 이럴진데, 저 젊은이들은 오죽할까? 정말 무슨 일 터질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신부의 나직한 목소리로 들려온 저 한마디에 신자와 비신자를 가리지 않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시 들어서는 걱정. 오늘은 이렇게 크게 집회 하지만, 내일은? 이런 걱정이 떠오르자 마자 다음 목소리가 들려온다. “참회와 세상의 아픔을 나누고 정부와 국민 사이의 교착상태에 활로를 열기 위해 단식에 들어간다” 아, 저 신부들은 지금 시청광장을 되찾아주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호소한다. “촛불을 지키는 힘은 비폭력이며, 이 원칙이 깨지면 촛불이 영영 꺼지고, 다시는 서울광장을 되찾지 못할 수도 있다”

이 한마디에 그토록 사납던(?) 안티명박카페 회원 조차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폭력, 비폭력 논란도 단숨에 가라앉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마디,

“우리는 남쪽으로 행진할 것이다. 더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이다. 더이상 대통령을 찾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진짜 소통해야 할 대상은 국민이다. 대통령은 국민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우리가 돌보지 않아서 소실된 남대문을 찾아갈 것이다. 화재로 소실된 남대문의 참상은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참상이다.”

그 동안 시위대에게 왜 그토록 청와대를 고집해서 자꾸 충돌을 일으키는가, 87년 6월 항쟁때도 청와대 진군은 시도하지 않았다. 다만 곳곳에 우리 목소리를 퍼뜨리려 했을 뿐, 시위대의 힘으로 저들을 정복하려 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감히 하지 못했다. 그러나 저 사제들의 한 마디에 청와대 진군의 목소리도 잦아들었다.

그렇다. 저들은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따를 시켜야 할 대상이다. 그동안 말했으면 충분하다. 그래도 안듣겠다는데 왜 말하나? 다만 전국민적인 왕따를 시켜버리면 된다. 권력은 무력에 의해 굴복하지 않는다. 권력은 쪽수에 굴복한다. 아무 짓도 하지 않더라도 촛불이 하나 둘 일어나서 100만개, 1000만개가 되면 저들은 굴복할수밖에 없다. 전두환도 무력에 굴복한것은 아니지 않은가?

이제 어제 모였던 5만명은(경찰추산과 주최측 추산의 중간치) 새로이 태어났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기쁨과 진리를 이야기 할것이다. 5만명이 2명씩 이야기하면 20만명이 되고, 그 20만명이 다시40만, 40만이 80만이 되면 순식간에 전국민이 기쁨과 진리와 희망의 촛불을 들 것이다. 그리고 비로소 권력과 제도가 아닌 마음 속의 민주화가 이루어지고 419에서부터 이루어젼 민주화의 마지막 피날레로서 민주적인 사람들이 탄생할 것이다.

그래서 광장은 민주주의의 학교라 했던가?


어떤 할아버지가 사제들에게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하며 흐느끼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by 부정변증법 | 2008/07/01 13:08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2) | 핑백(1) | 덧글(5)

이걸 추가협상이라고 해왔어? 사기치는 것들


꼼수의 달인' 김종훈의 쇼! 쇼! 쇼!
(프레시안 펌)


[박상표 칼럼] 협상 성적? 1000점 만점에 '90점'


   김종훈의 묘수는? '검역 민영화'
  드디어 미국을 깜짝 놀라게 만들겠다던 '묘수'의 실체가 드러났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묘수는 다름 아닌 한국의 수입업자와 미국의 수출업자에게 정부의 검역 기능을 통째로 넘겨주면 광우병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송기호 변호사가 적절히 표현했듯이 '검역 민영화'이다. 혹시 이명박 정부는 이것을 '검역 선진화'라고 우길지도 모르겠다.

  검역 민영화를 좀 거칠게 표현하면 조폭에게 경찰권을 넘겨주면 치안이 확립되고, 사회정의가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 정부가 검역을 실시하는 것은 이윤 추구에 혈안이 된 민간 업자를 적정한 선에서 규제하여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검역 민영화는 정부가 자신의 고유 기능을 포기한다는 선언에 불과하며, 광우병 '허브'를
만들어 국민들을 대재앙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발표 내용을 보면, 한미 쇠고기 업자들이 언제든지 경과 조치에 불과한 자율 규제를 철회할 준비가 돼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국 수입업계는 "국민의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경과 조치로써 30개월 미만 쇠고기만을 수입하겠다"고 했다. 미국 수출업계는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확신하나, 소비자들의 우려를 해소해 달라는 수입업자의 요청에 따라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따른 완전한 시장 개방 이전의 경과조치로써 미 농무부가 확인한 30개월 미만 쇠고기만 수출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이번 추가 협상이 90점은 된다고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정부가 받은 90점은 만점이 '100점'이 아니라 '1000점'이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첫 번째 쇼 : SRM 문제 해결? 모두 '거짓말'

   첫째, 광우병 안전성 논란의 핵심은 광우병 특정 위험 물질(SRM)과 뼈, 내장 등의 국민 건강에 위험한 부위의 수입 여부다. 일부 언론은 이번 추가 협상에서 SRM 문제를 해결했다는 오보를 내보냈다.
  그러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4월 19일 졸속 협상으로 합의한 수입 위생 조건의 SRM 규정을 단 한글자도 바꾸지 못했다. 다만 30개월 미만의 뇌, 눈, 척수, 머리뼈 등 4개 부위는 "특정 위험 물질(SRM)은 아니지만, 한국 수입업자의 주문이 없는 한, 통관 검역시 발견되면 한국 정부는 동 제품을 반송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 수입업자의 주문이 있으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게다가 "극소한 머리뼈의 조각 또는 미량의 척수 잔여 조직"이 발견되는 경우에는 제대로 된 반송 조치도 하지 못한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인가? 예전에 미국이 즐겨 불렀던 "뼛조각은 뼈가 아니고, 빵부스러기는 빵이 아니다!"는 흘러간 유행가를 다시 틀어댈 셈인가 보다.
  더군다나 미국 업자에게 떼돈을 안겨줄 등뼈, 혀, 내장, 분쇄육, 회수육(AMR), 사골, 꼬리뼈 등 고위험 부위에 대한 수입 금지는 감히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도 못했다.
 
두 번째 쇼 : EV 없애고 QSA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미국 정부의 방침
 
둘째, 이명박 정부는 미국 민간 쇠고기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품질 시스템 평가(QSA·Quality System Assessment)' 프로그램으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실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하지만 이름조차 생소한 QSA는 사실 별것도 아니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이 제대로 지적했듯이 QSA는 "예전에 국내에 있었던 '품' 마크를 농산물에 실시하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게다가 미국 축산업체들은 이미 미국 농무부로부터 QSA를 인증 받아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부담도 없다.
  단지 수출 위생 증명서에 인증 문구 하나만 써넣으면 수출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스티커 값이야 이미 한국의 수출업자들이 부담한다고 했겠다, 한국에서는 증명서의 내용이 과학적으로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할 마땅한 방법조차도 없으니 말이다.
 
'수출 증명(EV)' 프로그램이 작동되던 지난 2006년~2007년에도 전체 미국산 쇠고기 수입건수의 50% 이상에서 뼛조각이 적발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갈비통뼈가 9번, SRM인 등뼈가 2번이나 적발되었다.
  그런데 김종훈 본부장은 이번 추가 협상에서 미국 내수용 QSA 프로그램보다 훨씬 까다로운 EV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미국은 지금 20개국과 EV를 진행하고 있는데 점차 없어지는 분위기이며, QSA로 전환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QSA는 우리가 얻은 것이 아니라 미국의 방침일 뿐이라는 것이다. QSA는 결코 김 본부장이 찾아낸 묘수가 아님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쇼 : 검역 주권 강화? 또 '꼼수'
 
 셋째, 이명박 정부는 검역 권한을 강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수출용 작업장의 승인권과 취소권은 여전히 미국 정부에 있다. 여전히 동일한 작업장에서 2회 이상 식품 안전 위해가 발견해야 일시적인 작업 중단 조치를 요구할 수 있으며, 도축장 현지 점검에서 중대한 위반을 발견하더라도 도축장 승인 취소를 할 권한도 없다.
  더욱 한심한 것은 정부가 추가 협의 내용을 수입 위생 조건의 부칙에 반영하여 시행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본문의 독소 조항을 그대로 둔 채 부칙을 덧붙이면 어떤 결과가 빚어질까?
 
 수입위생조건 '1. (1)항' 및 '부칙 ②항'을 예로 들어보자. '1. (1)항'에는 미국 연방 육류 검사법 기술에 의한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의 정의가 규정되어 있으며, '부칙 ②항'에는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명문화되어 있다.
  미국 연방육류검사법(the US Federal Meat Inspection Act)에는 미국 농무부 장관이 인간의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쇠고기 부위를 규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국민이 먹는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의 정의를 미국 농무부 장관이 규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결과적으로 이 조항은 한국 정부의 행정권과 한국 국회의 입법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 '부칙 ②항'을 통해 연령 제한을 완전히 철폐해놓고, 새로운 부칙 조항을 통해 미국 정부가 보증하는 '한국 수출용 30개월 미만 증명 프로그램(LT30 QSA for Korea)'을 추가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조항은 수입 위생 조건의 '1. (1)항'을 "한국으로 수출되는 '쇠고기 및 쇠고기 제품'은 3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살코기를 말한다"로 변경하고, '부칙 ②항'을 완전히 삭제하면 간단히 해결된다. 이처럼 수입 위생 조건 본문의 독소 조항을 모두 고치거나 삭제하는 것이 바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확실한 방법이다.

재협상, 추가 협상, 사실상의 재협상, 실질적인 재협상 등 어떠한 수사를 붙이더라도 수입 위생 조건 본문을 바꾸어야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문제는 지난 20일 이명박 대통령이 긴급 기자 회견에서 실토했듯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위해 쇠고기 위생 검역 조건을 내주었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전혀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꾸 미국의 축산업자를 위한 '꼼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번 추가 협상에서도 퍼주기 협상 달인의 '꼼수'가 확실하게 들통 났다. 개그 프로그램의 달인 시리즈에서는 가짜임이 들통 나면 머리를 한 대 쥐어 박히고 쫓겨 들어간다.
 
 그렇다면 국민에게 '꼼수'가 모두 들통 난 관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반송 조치를 취해야 할까, 아니면 폐기 처분을 해야 할까? 김종훈 본부장은 과연 그 답을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박상표/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정책국

by 부정변증법 | 2008/06/22 13:45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0)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