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국제중

자기 무덤을 파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이 세상에서 행하는 모든 일에는 반드시 그에 수반되는 반작용이 있다. 계몽이 있으면 그것이 야기하는 또 다른 억압이따라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든스, 벡이 말했듯이 근대성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면 도리어 현재의 근대성을 부정하는 성찰적 근대성의요구가 되는것 처럼. 이건 꼭 좋은 일에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걸 역으로 생각하면 나쁜 맘 먹고 벌린 일도, 꼭 그렇게만되지는 않는다. 세상의 모든일이 선한 사람 마음대로만 되지는 않는것처럼, 악한 사람의 마음대로만 되지도 않을 것이다. 모든제도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며, 나쁜 제도의 부작용은 당연히 좋은 효과가 될 것이다.


작금의 극악한 교육현실과 교육정책을 보면 더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이 정부의 교육정책을 한 마리도 요약하면 공교육의잔차화(ridualization)이라고 정의해야 옳을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고 하니 공교육이란 원래 시민으로서 당연히 누려야할 권리인데, 이게 어떻게 하다 보니 좋은 교육을 받을 능력이 없는 집단에게 일종의 적선으로 주어지는 교육이 되는 현상이다.이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특징인  더 좋은 교육을 원하는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들여서 특별한 교육을 받도록 하는 교육사사화(privatiazation)의 전개로 인해 촉발된 현상이다. 결국 실제 교육의 질적 향상은 특정 섹터, 즉 비싼 학비를 내는 학교에 집중되고, 무상으로 제공되는 학교교육은 마지못해 다니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다니는 그런 것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가 복지국가 전반에 가한 칼질의 일부에 불과하다. 불과 20여년전만 해도 복지란 시민이 당연히 요구해야 하는권리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말로 바뀌면서 일부 실패자, 낙오자들에게 주어지는 시혜가 되고 말았다.권리로서 복지와 시혜로서 복지는 국가와 시민의 상하관계상 큰 차이가 있다.


이런 점에서국제중학교 사태는 작은 일이 아니다. 이것은 무상으로 제공되는 학교에도 차등을 두어서 일부 학교에 정부예산을 집중적으로지원하고, 나머지 보통학교는 초긴축 상태로 만들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몇몇 국제중학교 따위의 학교에 투입되는예산은 절대 추가편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보통의 공립학교에 투입될 예산을 깎아서 투입되게 되어 있다. 그리고는 보통학교들 중어떤 학교가 더 많이 삭감당하는지를 경쟁으로 결정한다. 이것이 미국에서도 논란이 된 낙제방지법의 실체였다. 공립학교들간의 경쟁,그것만 실시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없다. 그것은 반드시 특별한 학교, 예산을 집중 배당받는 특별한 학교의 설립과 함께나타난다. 치열하게 경쟁하는 보통의 공립학교들은 그 특별한 학교를 돋보이기 위해, 그리고 자신들이 왜 그 특별한 학교보다 적은예산배당을 받는지 스스로 합리화시키기 위해 경쟁하는 이상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흐름은 금융자본주의, 초국적 자본의 융성과 함께 민족국가에게서 별 떡고물을 털어내지 못하게 된 자본가들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 그 동안 민족국가의 권력이 힘입어 꽤 많은 덕을 보고, 그 댓가로 꽤 많은 세금을 내어서 민족국가의 정당성을 높이는 각종복지정책의 자금을 감당했던 자본가들은 이제 그 자금의 리펀드를 요구하고 있다. 국가에 대해 책임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많은수의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노동계급을 길들일 필요도 없다. 많은 수의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을 길러낼대중교육도 필요 없다.그리하여 자본가들은 자기 자녀가 다닐 학교에 국가 예산의 대부분이 편성되기를 희망한다. 물론 노골적으로그렇게 말할수는 없다. 그들은 말한다. '봐! 학비는 똑 같다!' 그러나 알 사람은 안다. 그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쌓아놓아야할 실적에 들어가는 돈과 시간이 얼마인지를. 이리하여 그들은 공교육의 개념을 무너뜨린다.


여기까지는 그들의 계산대로 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공교육이 반드시 민중들을 위한 교육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공교육의 해체는궁극적으로 국가의 이데올로기적 통제력의 약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것은 자기 자녀들만 챙기는 그런 이기적인 교육제도를 만들고자하는 지배계급들에게 도리어 부메랑이 될 것이다. 국가, 이데올로기, 민족 따위의 공통성이 허구임을 깨닫게 된 민중들은 자신의현실을 직시하기 때문이다. 즉 공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민중들은 교육받은 내용의 필터 없이 현실과 바로 맡닥뜨리기 때문이다.이때 이들이 단순한 폭도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이지만 또 다시 교육이 필요하게 될것이다. 그러나 이미 공교육의개념을 허물어버린 마당에 그런 역할을 할 사회적 기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기능적 등가물은 제도권 교육 밖에서 나올 것이며,바로 그곳에서 지배계급과 민중의 이데올로기 대결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면에서전교조와 교사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현 정부는 지배계급을 위해서도 별로 바람직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 그 권위가땅에 떨어지고 단지 정권의 하수인으로만 보이게 된 교육자들을 통해 그들이 그토록 바라마지 않는 뉴라이트식 교육을 시킨들, 그게무슨 힘을 발휘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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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12/19 17:16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2)

부모들이여 허상을 깨라!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고 했던 말이 있다. 인지상정이니 이런 말이 나왔을 것이다. 그러니 자기 새끼를 과장해서 보는 것을 탓할수는 없다. 그러나 이 속담에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대부분의 속담은 교훈적이지 기술적이지 않다. 속담이나 격언은 어떤 현상을 기술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행동의 지침을 날카롭고 재치있게 인지상정에 호소해서 드러내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속담은 모두 자기 새끼는 이쁘게 본다는 현상을 기술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다음의 행동을 지시하는 것이다. 그것은 대략 다음과 같이 유추해낼 수 있다.

1) 자기 새끼를 판단할때는 자기 눈에 보이는 것에서 깎아서 보라. 즉 자기 자식이 이쁘거나 잘나보이더라도 그것을 믿지 말라.
2) 남이 자기 새끼 자랑을 할때는 역시 깎아서 들어라.

한국의 부모들은 바로 이 단순한 진리에서 이미 어긋나고 있다. 많은 부모들은 고슴도치 부모의 눈으로 과장되게 평가하고 있는 자기 자식의 현재로도 만족하지 않고, 단순히 희망사항에 불과한 기대치까지 포함하여 자기 자식을 평가하고 있다. 즉 지금 70점 쯤 받는 자녀가 있다면,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한 탓"이라 하며 80점쯤으로 판단하며, 여기에 더하여 사교육 같은 거 빠방히 시키고, 이 놈이 죽기살기로 공부한다면이라는 상상 속에 다시 좀 더 보태어 90점 쯤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70점짜리 학부모가 자기 자녀에게 그 정도 수준의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희망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에게 상위 5% 이내에 들 경우 누릴수 있는 각종 장미빛 미래를 제시한다. 그러나 나머지 95%로서 살아가는 길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아니, 자기 자녀가 상위 5%에 들수 있다는 망상과 꿈을 웬만해서는 버리지 않는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지만.

그래서 다음과 같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

인천의 모 고등학교에서 일부 학부모를 중심으로 학급을 상중하 반으로 편성하자는 안건이 제출되었다. 물론 처음 제안자는 그 학교에서 나름 공부 잘한다는 학생들의 부모였다. 학교에서는 여기에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와 찬성하는 재단측 교사가 치열하게 갈등했었고, 마침내 학부모들의 의견을 물었는데, 놀랍게도 압도적인 표차이로 찬성이었다. 이건 참 신기한 일이다. 상위 1/3을 위한 학교 운영을 하겠다는 방침이 나오면 찬성은 1/3이라야 마땅한데, 거꾸로 2/3가 찬성한 것이다. 반대한 학부모는 이제는 어쩔수 없이 포기한 하위권 학생들의 부모들이었다.

마찬가지로 특목고, 국제고, 그걸로도 모자라서 국제중, 특목중까지 늘리겠다는, 그리하여 상위 10%를 위해 보통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예산의 수십배를 쓰는 그런 학교들을 만들겠다는 정책에 오히려 찬성이 더 많다. 마땅히 찬성 10%, 반대 90%라야 하는데 도리어 찬성이 70%에 육박한다. 이것 역시 아예 하위권 학생들의 부모만 반대하고, 중간층의 학생들 부모가 찬성한 탓이다. 이렇게 되어 70점짜리 엄마들은 95점짜리 엄마들을 위해 열심히 표를 보태주고 있다. 그러면 자신들도, 자기 자식들도 그 과실을 따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한국의 부모들이여! 제발 허상을 깨자. 그리고 자기 자식을 좀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자. 자기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다른 분야를 찾아주자. 그리고 자기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공부 잘하는 학생만 사람대접하려는 교육정책에 반대표좀 던지자. 곧 죽어도 내 자식은 공부잘하게 될거라 믿으며 우등생 학부모 표밭에 들러리나 서지 말고. 진짜 자식사랑이 뭔가? 자기가 기대하고 있는 자식이 아니라 실제 자기 자식이 잘 살아가도록 세상에 길을 내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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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12/15 20:04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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