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되기 포기한 내 꿈은 교수가 되는 것

제목이 이상하죠? 하지만 사실입니다. 저는 교수되기를 포기했고, 하지만 제 인생의 마지막 직업은 아마도 교수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이 네트워크의 최종 목표이기에...

 

스토리는 이렇습니다.

 

저는 2004년에 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국립******대학 교육과 교수를 해 보는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고 원서를 넣었드랬습니다. 그런데 그 학과 원로교수 한 분이 비토를 놓았습니다. 이유는 많지만 "충성심"이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 근본 이유였을 것입니다. 저를 추천했던 해직교사 출신의 선배교수는 "일단 들어와서 대학을 바꾸라." 라고 충고하면서 잠깐이라도 숙이는 시늉이라도 하라고 졸랐지만, 저는 끝내 뻣뻣하게 그리고 자존심 있게 굴면서 결국 탈락했습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였고, 다음학기 강의 시간표와 사무실 번호까지 배정받은 상태에서 별안간 탈락한 것입니다.

 

사실 제가 교사를 그만두고 교수를 해 볼까 생각했던 것은 출세가 아니라, 교육운동은 근본적으로 대학이 바뀌어야 가능하다는 나름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단 대학에 들어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나를 조작하고, 나를 위장하는 동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도 그들같이 변해가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참 쉽게 변해갑니다. 조금의 권력 비슷한 것이라도 있으면 사람은 닮아가는 것입니다. 그 권력에 접근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숙이는 순간 나는 이미 그들이 되어가는 것입니다. 마치 전교조가 그래도 나름 힘이라고 교육부처럼 권력 비스무리 한것을 행사하면서 망가졌듯이 말입니다(그런 의미에서 저는 김현준 샘의 전교조장도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옛 동지들이 구름같이 몰려가서 애도하고 자원봉사처럼 장례일손을 도와주는 것으로 족하지 무슨 정부 흉내를 낸단 말입니까? 이건 정말 한국적 풍경입니다. 그 분도 원하지 않으실 겁니다).

 

하필 그 무렵 황우석 사건이 터졌습니다. 항우석 사건은 대학사회가 어떤 것인지, 그 속에 몸담는 순간 어떤 괴물이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위한 수단이 바로 결과라는 것을. 대학을 개혁하기 위해 비굴함을 감수하고 교수가 된다면 이미 그는 비굴한 자가 되어 있을 것이기에 더 이상 개혁의 힘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혁명에 성공하기 위해 관료제를 도입한 전위정당이 권력을 잡자마자 잔혹한 독재정당이 된 것처럼. 어떤 일을 해 나가는 과정속에 이미 그런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나"는 절대 그 과정 밖에 서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 대학을, 특히 저 교원양성대학을 저대로 둘 수는 없었습니다. 수업 한 번 안해본 사람들이 아무 소명감 없이 교사를 기르겠다고 합니다. 말이 됩니까? 교장이 되기위해 필요한 능력이 교육이 아니듯, 교사대 교수가 되는데 필요한 능력도 교사양성 능력이 아닌 것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그리고 교사대교수, 평가원, 교육부의 커넥션을 파괴해야 진정 이땅의 참교육의 터전이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자면 저들을 파괴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공식적 교육학계 외부에 거대하고 엄청난 대안적 교육학의 물꼬가 흘러서 저들을 쓸어내려야 합니다. 다중의 교육학!

 

제 꿈은 우선은 잡지, 다음은 단행본, 다음은 그 과정에서 모인 사람들끼리 꾸며가는 자율적인 학교,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바로 대안 교대, 대안 사대, 대안 교육대학원의 설립인 것입니다.

 

미국 좌파는 대안 로스쿨까지 만들었습니다(피플스 칼리지/유니버시티).이곳은 학비가 아주 싸고 의식있는 변호사, 판사들이 자원봉사로 강의를 합니다. 단 이곳 출신 변호사는 절대 기업자문변호사는 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해야 하며, 기업자문을 할 경우 밀린 학비를 다 내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것 왜 못합니까? 연구와 경험이 충분한 의식있는 선배교사들이 왜 후배들에게 자신의 학문과 노하우를 자원봉사 삼아 전수하지 못합니까? 그리고 이 좋은 일을 하면서 공식적인 대학, 대학원으로 왜 등록 못합니까? 우리도 할 수 있고, 해야만 합니다. 발도르프 운동의 성공은 발도르프 교사대학을 설립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한국사회의 진골이라면 진골인 제가, 조금만 숙이면 보장된 대로를 버리고 심지어는 전교조에서조차 외곬으로 지내며 굳이 힘들게 가는 이유는 이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꿈이 이루어지는 날, 나는 자랑스러운 다중교육대학, 자유교육대학, 이름은 뭐가 되었든, 그 대학의 교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마 여기 계신 분들중 상당수가 저와 함께 젊은 교육학도를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치고 함께 성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게 저의 꿈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by 부정변증법 | 2008/05/19 00:08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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