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자 진보는 패배했다.(2007 대선 평가)

대선판이 압도적으로 굴러갑니다. 이제 왕년의 유물론자들이 기적을 바라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80:20 잘 해봐야 70:30, 그나마 30중에도 호남 지역표가 대다수일터, 사실상 보혁구도는 보수의 완승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우파의 완승입니다.

 

80년대식으로 말하면 완전히 진압되었습니다. 이제 우린 현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린 패배했고, 납작 업드려서 적의 신무기가 무엇인지 면밀히 연구하던가, 아니면 훗날의 명예를 꿈꾸며 영광스러운 최후의 돌격을 하던가 해야 합니다. 그런데 11월11일의 모습을 보면 그 최후의 돌격도 저들이 받아주지를 않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맑스의 "루이보나빠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 보면 아주 우스꽝스럽게 묘사된 정치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자코뱅당입니다. 1848년의 자코뱅당. 이미 그들을 요청하던, 그들의 이념을 받쳐주던 사회적 기반이 훌쩍 진화해 버렸음에도 여전히 1789년의 구호를 외치던 자코뱅당. 결국 그들은 이리저리 이용만 당하다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그들만의 총봉기를 감행한뒤 멎적게 퇴장합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한번은 비극으로 다음에는 희극으로. 자코뱅의 시대는 불과 50년만에 훌쩍 사라진 것입니다.

 

1987년부터 20년이 지났습니다. 역동적인 한국의 변화속도를 보면 이 20년은 19세기 프랑스의 50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시간입니다. 이 엄청난 시간동안 경제력만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생각하면 당연히 오판입니다. 사회학의 기초는 경제상의 큰 변동은 사회 모든 영역의 변화를 야기한다는 것입니다. 문화, 정치, 심지어는 투쟁까지. 이 단순한 진리를 알지 못한, 아니 애써 무시한 80년대 세대들의 무식함이 오늘의 참화를 불렀습니다.

 

삶권력(Biopowr). 이제 자본은 국가를 매개로 지배하려 하지 않습니다. 삶에 직접 작용합니다. 이제 기구를 통해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순응하는 주체성 자체를 생산합니다. 이제 싸움은 정치권력 쟁탈전이 아니라 각 주체의 삶에 그어집니다. 이 중요한 전장에 소위 한국의 진보진영은 아예 입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사실상 힘을 잃어가며 종이호랑이가 되어가는 국가 앞에서 떼를 쓰고 있을때, 저 음험한 제국은 삶권력이 되어 민중들의 주체성을 변형시켜왔습니다. 마치 매트릭스 영화의 스미스요원처럼. 이명박과 이회창을 지지하는 70%! 누가 강압하지 않았습니다. 또 거짓 선전 공세로 세뇌한 것도 아닙니다. 저 70%는 자신도 모르게 삶 자체가 포섭된 것입니다. 그러니 이 결과는 돌이킬수 없는 것이 되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1.8%! 조직 없는 문국현의 1/3도 안되는 이 부끄러운 성적표.  

 

이 어마어마한 패전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온갖 형식적인 집회나부랑이를 박고, 뻔뻔스럽게 마이크를 들고 20년전 구호들을 외쳐댑니다. 아, 그러나 집회 대오를 보면, 자고 있습니다. 졸고 있습니다. 딴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술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내부에서조차 듣지않는 철지난 저 소리들!

 

비록 끝이 안좋게 끝났지만 문화혁명의 구호 하나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구호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모든 지도부를 폭파하라!"

by 부정변증법 | 2008/05/02 22:58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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