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한 운동권

이제부터는 직격탄입니다.

직격탄이라 함은 누워서 침뱉기 하겠다는 것입니다. 운동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바꾸는 것입니다. 자신을 바꿈으로써또한 세상도 조금씩 바뀌겠죠. 그런데 자신이 바뀌려면 스스로를 비판해야 하죠. 그런데 그 스스로에는 개인이 아니라 자신이 몸담은집단도, 동료들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자기편을 꾸짖을 수 있어야 운동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꾸짖음도 범위가 정해져서는 안됩니다. 노회찬이 정체성 빼고 다 바꾸자고 했던가요? 하지만 진짜 운동을 하려면 그 정체성, 합의된공통의 기반도 공격해야 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지금 모두 헛짓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진보가 맞기는 한가? 우리가정말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우리가 세상에 이런저런 주장을 펼 자격이 있나?

이런 직격탄을 서로 눈치보며 하지 못하고, 내부 정치때문에 이리저리 미루는 동안, 소위 진보진영은 가장 낙후한 진영이 되고말았습니다. 이제 운동권의 상징은 "무식함"입니다. 이건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과거 Marx나 Engels는 당시 최첨단의 기술과 지식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그 후예인 Kautsky, Bernstein, Luxemburg도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은 당시 최 첨단의 기술, 최신의 학문적 성과를 거리낌없이 이용했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뿐 아니라 자본가들도그들을 두려워하고 그들의 말을 가벼이 여기지 못했습니다.

흔히 독일 사민당이 개량주의로 흘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개량의 조건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합니다. 부르주아가 양보할 수 없을만큼논리적이고 치밀함이 당시 독일 사민당에는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거기에 너무 취해버린 것이 개량주의의 문제였지만....

이런 전통은 서양에서 지금껏 계속됩니다. 로큰롤, 라디오, 영화, 인터넷, UCC... 최신의 기술을 항상 먼저 활용하기 시작한것은 좌파였습니다. 미국 국방 시스템을 순식간에 정보 공유의 도구로 바꾸어버린 일단의 해커들(인터넷의 창시자들), 위키백과사전의그 분방한 지식인들, 인터넷의 힘만으로 버마에서 펩시콜라를 철수시킨 시민단체들, 그리고 사파티스타.....

그렇다면 지금 우리나라의 소위 운동권은 어떤가요? 가장 첨단의 기술과 지식을 자유로이 다루는 집단인가요? 아니면 새로운 기술에뒤쳐진 지체집단인가요? 지금 전교조나 민주노총은 발랄하고 총명한 젊은 세대의 동력을 받아안을 준비가 되어 있나요, 아니면 그게뭔지 이해도 못하고 있나요?

한때는 "억센 팔뚝과 불끈 쥔 주먹"으로 싸워야 했던 시절도 있습니다. 그래서 구속되는 것이 훈장이 되던 시절도 있습니다. 하지만이제 억센팔뚝과 불끈쥔 주먹은 무식의 상징이고, 구속되는 것은 단지 범법행위에 불과합니다(국보법 정도가 예외라면 예외?).

이랜드 투쟁의 패배가 거의 확실해졌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은 커녕, 단위 사업장의 승리도 불투명합니다. 왜? 억센팔뚝과 불끈쥔 주먹으로 노골적인 영업방해를 일삼는 집단으로 찍혔기 때문입니다.

만약 다양하고 창의적인 투쟁이 가능했다면? 국어선생님들은 감동적인 시와 수필을 써서 돌리고, 사회선생님들은 노동자들을 인터뷰하고사측의 각종 자료들을 분석해서 폭로하고, 과학선생님들은 매장 환경의 열악함을 분석하고, 체육선생님, 보건선생님들은 계산원들의신체적 위해를 밝히고, 도덕선생님들은 이랜드 사장의 사고방식이 얼마나 기독교 윤리와 어긋나는지 밝혀낸다면?

적어도 전교조가 결합한다고 할때 선생들더러 소질에도 없는 몸싸움, 피박터지기 강요하지 말고 이렇게 다양한 역능을 발휘하도록 할 유연한 사고가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지도부에게 있었다면?

따지고 보면 이런 것들이 한 둘이 아니겠죠. 그런데 항상 무식한 방법만 선호하고, 그 무식한 방법에 따르지 않으면 기회주의자라고 욕질을 합니다. 그러면 결국 가장 무식한 한 줌의 무리만 남고 소위 진보는 소멸하는 겁니다.

그러니 그나마 얼마 안남은 진보적 유권자 조차 민노당 대신 문국현쪽을 기웃거리기 시작하는 겁니다.

안타깝게도 전교조가 이 속에서 머리쓰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는 민주노총의 무식뿐 아니라 전교조 교사, 우리들의 무식함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교사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직종과 남다른바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

by 부정변증법 | 2008/05/07 00:19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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