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안간 불거진 전교조의 교원평가 협의체 참가.
사실 저는 오래 전 부터 전교조가 교원평가에 대해 전향적인 접근을 할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 적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양성관 교수 등이 수행한 교원평가 대안모델 개발 수탁연구의 전교조측 담당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의체 참가에 대해서는 매우 강한 불쾌감과 우려를 감출 수 없습니다.
그 동안. 본부는 또 참실련은 계속 원칙적 반대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저희 연구진이 개발한 대안모델도 다만 연구진의 의견일 뿐 전교조의 입장인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며 논평을 내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구석에서도 본부가 교평에 전향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언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중앙일보 기사보고 소식을 듣습니다. 교평협의체 참가라고? 이거 참 아햏햏한 상황입니다. 중앙일보에 교평협의체 참가하겠다고 하면 칭찬 듣습니다. 조합원들에게 원칙적 반대라고 하면 칭찬듣습니다. 혹시 뭐 이런 것 아닙니까?
만약 전향적으로 접근하기로 마음먹었으면 그 소식을 먼저 들어야 할 사람들은 기자가 아니라 조합원입니다. 중요한 결정을 조합원들이 신문보고 알아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본부는 어떤 협의체에 나가서도 정치력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협의체 참가 자체는 입장에 따라 찬성할수도 반대할수도 있는 정책적인 결정입니다. 거기에 따라 강경파 온건파 나눠지는거고, 그건 세계 어느나라 노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조합의 위원장을 선출할때 경선이 이루어지는 것이겠죠. 문제는 어떤 자격, 어떤 힘을 가지고 협의체에 참가하느냐입니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등의 노사정협의체가 제대로 굴러가는 이유는 정부의 태도 때문만은 아닙니다. 정부가 진지한 태도로 나오게끔 하는 노조의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힘은 단결투쟁, 강력투쟁에 있는 것이 아니라 노조의 지도부가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정치력에 있는 것입니다. 물론 조합원들의 이익을 양보하라는 설득까지 할 수 있으려면 그 노조는 평소에 의사소통이 막힘없이 잘 흘러다니고 있는, 즉 퍼트냄 용어를 빌리면 "사회적 자본"이 틈실한 그런 조직이라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이번 본부의 결정은 애초에 가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결정입니다. 자기 조합원들을 설득할 자신이 없고, 심지어 기회주의자로 몰릴까봐 전전긍긍하는 노조 대표는 절대 협의체에서 대접받지 못합니다. 만약 굳이 협의체에 들어가시겠다면 대대로 끝낼 것이 아니라 조합원 총투표를 하던지 하여간 평조합원들을 논의의 장에 끌어들이는 준비를 하셔야 합니다.
만약 그럴 생각이 없으시다면 협의체에 들어가서 파토가 나게 해야 합니다. 단 절대 전교조가 먼저 박차고 나오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교총이 박차고 나오게 해야 합니다. 즉, 결사적으로 승진제도 개혁과 교평을 연계시키자고 버텨야 합니다. 그래서 판이 깨져도 교총때문에 깨지게 해야 합니다.
만의 하나 협의체에 들어가서 언론의 뭊매를 피하고, 가서 자기주장만 하다가 박차고 뛰쳐나옴으로써 조합내 강경목소리도 피하는 얕은 수를 생각하고 계시지 않기를 바랍니다. 협의체에 참가한 당사자들은 협의체의 틀을 유지하는데 얼마나 헌신했느냐가 또 하나의 정치적 평가 기준이 됩니다. 언론의 추이를 잘 살펴보시면서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면서 교총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을 내어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충분히 양보했는데, 교총은 고집을 세우는 그림을 그리십시오.
교총 정책팀은 호구가 아닙니다. 분명 그들도 경우의 수를 그려가며 전교조로 인해 파토나게 만들려고 할겁니다. 절대 거기에 넘어가지 마십시오.
그러나, 먼저
조합원들에게 이렇게 순서가 잘못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처음부터 다시 설득작업을 하십시오. 그래서 정치력을 모아 가지고 가십시오. 왜 협의체에 참석하려고 하는지, 가서 무엇은 반드시 지키고 무엇은 양보가 불가피하여 양해를 구할 것인지 분명히 조합원들에게 밝히십시오. 미리 정해 놓고, 언론에 먼저 풀어놓고, 그 다음에 대대에서 통과시키는 이런 짓은 좀 그만 두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이번 협의체 참가는 최대의 재난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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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마지막에 내셨던 안대로 결론 날 것 같은데 내부와 협의가 안되고 진행된 일이라니
그냥 정치적인 제스쳐였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