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북한 커밍아웃.

북한에서 헌법을 개정했다고 한다. 그 세세한 내용이야 알 것 없지만, 눈을 번쩍 뜨이게 하면서 나를 기쁘게 만든 소식이 있었다. 그것은 '공산주의'라는 말을 모두 삭제했다는 것이다. 즉, 이제부터 북한은 공식적으로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국가가 아닌 것이다.(공산국가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공산주의에서는 국가가 존재할 수 없으니). 이 말은 다시 바꾸면 북한은 국가가 소멸되는 인류공동체(코뮨)를 향해 가는 것을 부정한다는 뜻이며, 앞으로도 영구히 "국가"로서 존재하겠다는 말이다. 물론 그 국가의 지도자는 국방위원장이다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고 한다. 역사상 군사지도자가 국가원수로 규정된 헌법이 몇개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나치, 파쇼, 혹은 팔랑헤 정권 외에는 없지 않았을까 싶다.

이건 경사가 난 것이다. 북한이 그 허울좋은 공산주의를 버리고 "그래. 난 파쇼다. 어쩔래?"하고 커밍아웃 한거니까. 그 동안 수많은 진보좌파들이 북한이 공산주의라는 말을 쓰고 있는 덕분에 얼마나 벙어리 냉가슴을 앓았던가? 1972년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삭제하고 주체사상을 쳐넣었을때는 민족주의가 웬 공산주의 탈을 쓰고 있나 이런 의구심이라도 남았는데, 이제는 아예 선군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명기했단다. 아예 나라를 군대식으로 다스리겠다고 헌법 서문에 쳐넣은 나라가 제대로 꼴 박힌 나라 중에 몇이나 있을까? 그래도 차마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지 공산주의는 삭제했다. 공산주의의 해방이여 만세!

저 북쪽의 정권은 그 동안 이 공산주의라는 말을 쓰고 싶어도 감히 쓰지 못하고 꼬뮤니즘 따위로 에둘러 말하게 만들었던 원인이었다. 국보법에 잡혀갈까봐 겁도 나고 또 저 형편없는 사회를 이상으로 삼고 있느냐는 비웃음도 두려웠고. . "공산당 선언"이 청소년 권장 고전으로 소개되고 있는 마당에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이었던가? 그런데 이 고민을 해결해 준 조선노동당에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참에 공안기관에서도 이제 북한은 공산주의국가가 아니니, 앞으로 민족주의나 군사주의 따위를 이적사상으로 검열하던가 말던가 해야 할 것이다. 참, 지도자를 높이 숭상하는 사고방식이야 말로 가장 친북적인 사고방식이니 종만 치면 엠비어천가를 불러대는 작자들을 모조리 잡아 족쳐야 할 것이다.

자, 그렇다면 저 북쪽의 독재자들이 오용하고 있었던 공산주의의 참 뜻은 무엇인가? 그것은 노동과 분배의 상관관계를 제거한 세상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노동은 필요에 의해 강요되었지만(목구멍이 포도청), 공산주의의 노동은 능력에 의해 동기화된다(이떄 능력은 잘났다 못났다가 아니라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의미). 지금까지의 분배는 얼마나 일했느냐에 의해 이루어졌지만(노동을 시간화한 임금), 공산주의의 분배는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다. 좀 개판 세상으로 보이지 않는가? 당연히 공산주의는 무정부적인 요소를 가득 담고 있는 사상이다. 도대체 어떤 지도당이 있어서 공산주의로 영도해 줄테니 닥치고 따라와 하고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도 반공산주의적 발상이었던 것이다. 그러고보면 소련, 북한, 모두 철저한, 아니 가장 철저한 반공국가였던 것이다. 그리고 가장 지독한 반공국가였던 북한, 공산주의와 가장 먼 길을 가면서도 공산주의를 주장하면서 아주 고도의 안티술을 구사했던 북한이 공산주의를 포기했다. 아니 애초에 시도한 적도 없는 공산주의를 지우고 사실은 자신들이 반공국가였음을 고백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이글루스 가든 - 시사진보가든...시사비평을 통해 ...

by 부정변증법 | 2009/10/02 17:11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1)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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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kabbala's me.. at 2009/10/02 20:09

제목 : kabbala의 느낌
“이 참에 공안기관에서도 이제 북한은 공산주의국가가 아니니, 앞으로 민족주의나 군사주의 따위를 이적사상으로 검열하던가 말던가 해야 할 것이다.”...more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10/02 17:29
현 정권이 죄다 미필 면제 조기전역자들로 채워진 이유는 이런 상황을 예견한 거군요?
Commented by freki at 2009/10/02 18:18
그거 아니라고 하더군요. 만기전역 하신 분들이 몇 분 계시데요.
Commented by 천지화랑 at 2009/10/02 20:28
대통령부터 시작해 비율 문제죠. 이동관 유인촌 등등 만기전역한 건 저도 익히 압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3
역시 반북정권이군요. 반공이 아니라 반군!
Commented at 2009/10/02 17:3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3
저 놈들이 사회주의란 말은 움켜쥐고 있더라고요
Commented by 정론직필 at 2009/10/02 19:09
북한의 대외 공식적 국가원수는.....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인 김영남이고
실질적 최고지도자는.....국방위원장인 군사주의 체제.....

얼핏 생각나는 것이....그런 체제는 우선
과거 일본의 "막부 체제"이고
고구려 연개소문 시절의 체제 및 고려 무신정권들의 체제가 아닐까요???

뭐.....국가와 시대에 따라서는
그런 처제가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 체제는.....그 때 그 때 그 사회구성원들 또는 권력층이 선택할 문제이니까요.

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10/02 21:43
어련하시겠어. 환빠 수준의 종북 좀비.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4
그런 체제가 반드시 나쁘죠. 더구나 21세기라면
Commented by blue ribbon at 2009/10/02 19:17
북한은 공산주의에 신경을 안썻습니다.
사회주의중에서 가장 쓰레기가 스탈린주의죠.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4
다만 전체주의에 불과합니다.
Commented by 비르투 at 2009/10/02 20:56
만세!! 기념으로 공산당 선언을 읽어야겠군요 ㅋㅋ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4
그거 좋은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몽몽이 at 2009/10/02 21:43
이것은 다 쓰러진 공산주의 신봉자의 정신승리법 (이게 다 북한 탓이었다~ 뭐 이런거?)
Commented by blue ribbon at 2009/10/02 22:22
공산주의는 경제체제라고!!!
무슨 쓰레기 같은 생각이요.
Commented by 몽Q at 2009/10/02 23:18
몽몽이는 여기저기 싸질러대느라 바쁘다. 바뻐. 추석엔 좀 쉬어라.
Commented by 저련 at 2009/10/02 22:44
추천 동영상입니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 지 알 수 없는..
http://www.youtube.com/watch?v=BJibrplA1ss&feature=PlayList&p=406A09F1B2BD34C3&index=27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4
웃었습니다.
Commented by 명랑이 at 2009/10/02 22:50
근데 문제는 저 영감들이 "사회주의"라는건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겁니다.
Commented by ㄷㄷ at 2009/10/03 00:02
사회주의가 뭔지 모르냐...

ㄷㄷㄷ
Commented by 명랑이 at 2009/10/03 01:16
북한이 공산주의는 지웠지만 사회주의는 유지한다는 얘깁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10/03 06:45
마르크스주의에서 사회주의는 국가의 마지막 단계이며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체제입니다. 그런데 그걸 고수하면서 공산주의를 포기한다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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