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집행부는 사퇴하라

이런 글을 쓴 동기는 이렇습니다.

저와 친하게 지내는 이웃 학교(음 이웃 지구?) 분회장이 고민을 털어 놓았습니다. 그 학교가 교원평가 시범학교 신청을 했다는것입니다. 그런데 먼저 신청을 해 놓고 나중에 요식적으로 설문조사를 하더라는 겁니다. 찬성칸에는 그냥 동그라미만 치고, 반대칸에는 사유까지 적으라는 아주 노골적인 설문지를 말입니다. 그래서 교무부장한테 따지고 교무기획한테 따지고 했지만 아무도편들어주지 않고 그래서 그냥 주저 앉았다고 합니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범학교 신청을 하는데 물어보지도않는다? 이건 전교조가 아예 존재감이 없다는 뜻입니다. 1000명이 모여도 존재감을 만들 수 있고 10만명이 모여도 존재감이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정치력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현 집행부는 전교조의 존재감을 완전히 소멸시키고있습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도대체 속을 내어 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교원평가부터 그렇습니다. 대중이 원영만,장혜옥으로 이어지던  교찾사 집행부를 버리고 참실련 집행부를 선택한 것은  전화질 등등을 차치하고, 교원평가와 관련하여 얽힌, 그리고 이런 저런 반대투쟁의 연속에 얽힌  그 착잡함 때문이었습니다. 저런 식의 교원평가는 싫지만, 그래도 무능하고 부도덕한 교사들(사실 대개 교총 교사들 아니었습니까?)을 몰아내고 아이들을 해방시킬수 있다면 그런 제도는 전교조가 먼저 치고 나갔으면 좋겠다. 반대를 위한 반대 집단으로 몰리는 건 싫다. 등등... 그래서 영리하게도 당시 참실련 선본은 "국민에게박수 받는 전교조"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그 다음은? 국민에게 박수를 받으려면 계급성과 당파성에 투철한 분들에게 욕을 들어먹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계급성과 당파성에 투철하려면 국민에게 박수받는 것은 포기해야 합니다. 그런데 참실련 집행부는 선거때는 국민을 내세우고 집권하자 당파성을 내세웠습니다. 선거때는 교원평가 모델을 먼저 내어 놓아 대안세력으로 나설 것 같은 뉘앙스(그런다고 말은 안하고 정말 뉘앙스만)만 내세우더니 막상 집권하자마자 교원평가는 원칙적으로 반대한다고합니다. 

위원장 선거에 표를 던지는 대중조합원과 이제 위원장이 된 다음 상대해야 하는 대의원들의 정서가 다르다는 것을 의식한 교묘한 정치술인가요? 대중을 향해서는 개량과 온건의 얼굴을, 그리고 대의원을 향해서는 "투쟁"을 외치는.

원칙적으로 반대라...이게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원칙적으로 교원평가에 찬성하지만 정부안과 같은 방식은 반대한다.", 이게 대중에게 참실련이 던진 메시지 아니었습니까? 그래서 정부안과 같은 쿵큼한 속이 없는, 정말 거지같은 선생들 정신좀 차리게 할 그런 제대로 된 평가제도 만들어서 이 참에 근평도갈아버리고 승진제도 개선까지 밀고 나가자, 이런 메시지 던지지 않았습니까?

원칙적으로 반대라는 말은 사실상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말입니다. 반대면 반대입니다. 찬성은 찬성입니다. 일단 반대 하면 감내하던가 투쟁하던가 밖에 없습니다. 일단 찬성하면 받아들이던가 대안을 제시하던가 밖에 없습니다. 반대 하면서 감내하는 것이나 찬성 하면서 받아들이는 것이나 뭐가 다릅니까? 교원평가 수용론과 교원평가 감내론은 뭐가 다릅니까?

차라리 개량주의라는 욕을 먹으십시오. 대안투쟁 하겠다고 하셨으면 정말 대안을 내어 놓고, 이런 식의 평가라면 수용하겠다고 하면서 딜을 하십시오. 노동조합 지도부에 개량/강경 양 날개가 있는 것은 결코 이상한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 노동운동사 어디를 보아도 강/온 집행부가 번갈아가면서 발전시켜왔지 강경몰이만 가지고 여기까지 온 사례가 없습니다. 그럼 차라리 그 중 개량, 온건이라는 역할을 당당하게 받아들이십시오.

만약 받아들이지 못하겠으면, 이렇게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서 존재감만 날리지 말고, 차라리 강경파에게 그냥 권력을 이양 하시던가, 개량, 협상 파에게(있다면) 권력을 이양하십시오. 제발 이렇게 퍼져 있지 마십시오.

그럼 분명 본부에서 얼마나 열심히 투쟁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현장에는 그 작은 숨결조차 느껴지지 않는데 그게 무슨 소용이랍니까? 투쟁 했는데도 임팩트가 없다면 무능한 것입니다. 아니면 투쟁하는 시늉만 했다는 뜻이니 이는 부도덕한 것입니다. 투쟁하고 싶지 않은데 마지못해 투쟁했다면 이는 진정성이 없다는 뜻입니다.

참실련 집행부 여러분...
간곡히 부탁드리건데, 진심을 떳떳하게 밝혀 주십시오. 이렇게 납작하게 엎드려 있지 말고, 여러분이 생각하고 있는 현 시점의 전술이 정면 돌파인지, 아니면 대안투쟁인지, 아니면 소나기는 피해가자인지....지난 2년에도 모자라서 이 2년 또 이렇게 수용도 아닌것이 반대도 아닌것이 이러면서 소일하지 마십시오. 부탁드립니다.


경고: 만약 이 글을 인용해서 "전교조 전직 간부, 집행부 총 사퇴하고 교원평가 수용을 촉구" 이 따위로 기사 올리는 언론 매체가 발견되거나 각종 홈페이지 등이 발견될 경우에는 명예훼손과 저작권 침해를 엄중하게 물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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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9/09/16 09:0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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