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07일
목사님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강희남이라는 목사가 자결을 했다고 한다.
일단 돌아가신 분이고, 나름 자결이라는 결단을 내린 분이니까 이러쿵 저러쿵 하기가 좀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캥기는 것이 있다. 이 분 유서에 나오는 "이명박 력도"와 "민중 주체"라는 표현이다. 딱 이 두 단어를 보면 연상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특히 이명박 력도라는 말을 제일 먼저 사용하기 시작한 곳이 어딘지 아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냉전사상에 쩔지 않았음은 이 블로그의 글을 몇개만 읽어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내가 저 두 표현에 경기를 일으키는 것은 첫째는 그 표현의 진원지인 북한이 차라리 이명박 통치가 아름답게 보일 정도의 독재치하라는 것이며, 둘째는 자결하는 마당에 굳이 저런 표현을 쓸 정도로 범민련이란 단체의 어르신들의 마인드가 너무도 비정치적이고 위험해서다.
진보진영은 혹여 저분의 죽음을 계기로 무엇을 어쩌려는 생각을 말아야 할 것이다. 필경 저 분의 죽음을 계기로 맹렬하게 뭉치려는 어떤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작년 촛불에 데여 지리멸렬해진 구 운동권들이 이번 610을 계기로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일 것이다. 민주주의와 남북관계의 후퇴를 개탄했다고 하지만, 민주주의 부분은 립서비스에 가까워 보인다. 결국 저 분들이 개탄한 것은 남북관계의 후퇴다. 물론 민주주의 후퇴를 개탄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범민련 분들은 북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개탄할 자격이 없다.
진보진영은 오히려 저 분들과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다. 현재 남북관계의 후퇴는 사실상 북한의 꼴통짓으로 자초한 면이 크다. 이란, 쿠바, 차베스 하고도 화해하는 오바마가 아닌가? 미국이 저런 태도를 보이고 있을때 도리어 역행하는 핵불장난이나 하는, 더군다나 남측이 국상 중일때 핵불장난을 하는 북한을 곱게 봐줄 집단은 같은 민족이고 뭐고를 떠나서 어디에도 없다. 여기서 전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이명박 때문에 남북관계가 엉망이 되었다는 헛소리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지금 개성공단에서 말도 안되는 조건을 내세우며 생떼를 쓰고 있는 쪽은 북측이지 남측이 아니다.
아마 북한은 미국은 공화당이 남한은 한나라당이 영구집권하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 자신들의 독재정권이 "봐라! 저 놈들 때문에!" 하면서 유지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저들은 남측의 진보진영의 운신의 폭이 자꾸 좁아지도록 교묘히 트릭을 쓰고 있다. 거기에 놀아나는 집단은 진보를 참칭할 수 없다.
행여 저분의 죽음을 계기로 610에 모여드는 민중들의 반MB정서와 민주주의에의 열망을 엉뚱하게 615 쪽으로 끌고 가려는 헛수작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작년에도 자연스레 분출되는 MB OUT 구호를 "미국놈 나빠요"를 말할수 있는 "미국산 쇠고기 반대"로 억지로 틀어막으면서 7월3일 부시 방한 반대로 끌고 가려 했던 이름도 아까운 한국진보연대의 닭짓을 기억하고 있다. 또 다시 그런 짓을 하려 한다면 저들이야 말로 "역도!"라고 불려야 할 것이다.
내가 돌아가신 분 앞에 두고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좌파"들이 모두 "친북"은 아니라는 것을 아니 제대로 된 좌파라면 반북일수 밖에 없음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이하 2005년 돌아가신 저 분이 했던 단식농성에 대해 어느 단체가 작성한 기사다. 저 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분명히 알아 두라는 뜻에서 옮겨 놓는다.
"지난 12월 1일 강희남 범민련 남측본부 전 의장 등이 광화문 미대사관 옆 열린시민공원에서 「양키추방 롱성투쟁에 들어가며」라는 기자회견문을 발표한 후 미군철수를 위한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하였습니다. 겨울한파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미군철수 천막농성’은 우리민족련방제통일추진회의, 미군기지확장반대 팽성읍대책위 등이 주관하고 미군추방투쟁공대위 주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미군추방투쟁공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 ‘반역사적인 현상을 초래한 원천이 아메리카 제국주의자들에게 있다’며 ‘더 이상 이 굴욕의 력사를 용납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땅을 강점한 미군이 코리아반도의 분단역사를 초래한 원천이라며 노천에서 무기한 양키추방 롱성투쟁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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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6/07 22:19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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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어떤 분인지 잘 몰라서 어떻다 말할 수 없지만, 문장 몇마디로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신다니, 상상력을 좀 발휘하지 않을 수 없군요.
주체사상가이고 김일성을 추앙하는 사람이며 전국토의 주체사상화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렇다고 직설적으로 말해도 되잖아요. 범민련이 베일에 쌓인 단체도 아니고, 20년간이나 친북 이적단체로 알려져 왔는데, 새삼스러울 것도 없습니다.
연방제 통일 주장, 주한미군 철수 주장.... 이런 몇가지 나열하고 고로 너희는 북의 노선과 '궤'를 같이 하는 이적단체라는 판결문과 유사한 형식의 설명은 피하는 것이 좋을 듯 싶습니다.
후 새드
그나 저나 저 분의 명문들 아주 대단 하십니다.
북한의 인권 침해나 3대 세습은 분명 비판받아야 할 일인데도 불구하고 '그래도 민족 자주를 지키니 미제국주의자의 식민지인 남한보다 낫다. 너희들은 다 속고 산다'라고 하니,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
북한 방송을 남한에서 볼 수 있게 하는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20년 전이라면 친북주의자는 두려움과 경원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데 그 심각성이 있습니다.
어째튼 엔엘이나 이북의 행태가 결국 이명박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시켜주고 있습니다. 남북문제는 이념이 아니라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다 풀릴 수 있는데, 김씨왕조를 사수해야 하는 그들과 남한의 꼴통들때문에 점점 멀어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