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31일
일제고사...
오늘 그 놈의 탈 많은 말 많은 진단평가(일제고사)가 기어코 치러졌습니다. 시험 문제 수준은 정말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그야말로 학습 부진아를 가려내기 위한 시험이지 그 이상의 목적을 가진 시험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짓을 왜 전국을 들쑤셔가며 하는지 참 한심스러웠습니다. 이 정도 시험에 의해 가려지는 학습 부진아라면, 이미 다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수업 시작한지 한 달입니다. 어느 놈이 잘났고, 어느 놈이 쳐지는지는 이미 파악된 다음입니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아주 노련한 집단입니다. 아주 빨리 파악합니다.
문제는 파악해도 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각 반에서 누구 누구가 수업 따라오는게 벅찬지는 이미 알고 있지만,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 줄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진도"라는 것에 개의치 않고 학생마다 서로 다른 과제를 할수 있도록 열린 수업이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매 분기별로 실시되는 정기고사는 그럴 여지를 막아세웁니다. 소신껏 할수도 있지만 같은 학년에 들어가는 다른 교사들까지 설득해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도리없이 정기고사로 평가하는거고, 그럼 표준형 진도는 나가야 하는거고, 그럼 처지는 학생들은 다수를 위해 희생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습 부진아를 가려내는게 아니라 그들을 챙겨줄수있는 보조 인력입니다. 요즘 실력있는 젊은이들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에게 돈 백만원이라도 쥐어주면 부진학생들로 한 클래스를 만들어서 교과지도교사의 지도 하에 보충수업을 할수도 있고 과제 도움도 할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조치는 하지 않고 계속 시험만 보고 있습니다. 조치를 하려면 먼저 진단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단은 이미 너무 많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교는 지금까지 1년내내 진단 스케줄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혹자는 그럽니다. 평가, 진단은 교육의 필수다. 그걸 거부하다니 말이 되느냐 이렇게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평가를 거부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그 평가를 왜 전국의 모든 학생이 한 날 한 시에 똑 같은 시험문제로 실시해야 합니까? 이미 학교별 교육과정의 개념이 정착된 마당에 말입니다. 전국단위의 평가는 그야말로 어떤 교육과정을 세우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장 기초적인 능력에 대한 성취도 평가에 그쳐야 합니다. 미국도 역시 읽기와 셈하기(초등), 언어와 수학(중등) 등 모든 지역, 학교 교육의 최대공약수에 대해서만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그 마저도 폐지하겠다고 하고요. 그런데 하루종일 5개과목에 대한 시험을 쳐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냥 각 학교별 정기고사 성적표만 열어보면 금방 확인할수 있는 학습부진아를 가려내기 위해?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입니다. 그러니 줄세우기 경쟁교육이란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럼 또 혹자는 말합니다. 경쟁력을 키우려면 경쟁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단편적인 지식을 단순반응식으로 응답하는 이런 시험 점수 높게 받는 능력은 이미 국제 경쟁력 기준과 한참 떨어진 능력입니다. 이런 걸로 경쟁해봐야 세계의 웃음거리밖에 안됩니다. 의심나면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문제를 한번 보십시오. 뭔가를 암기해서 응답하는 문항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삽질 문항을 던져놓고 이거 점수 높게 받도록 경쟁을 하라니, 이건 국제경쟁력 상실하기 경쟁을 붙이는 꼴입니다.
오늘 우리반 아이 두명이 시험을 치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는 부모가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고, 한 아이는 멋대로 안왔습니다. 어쩌면 떙땡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두시간동안 듣기평가 테입을 틀어야 했습니다. 시험 거부한 학부모에게 고맙다, 그리고 부끄럽다며 인사해야 했습니다. 같은 시각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대학시절 안면이 있었던 김영승 교사(세화에서 해직됨)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옵니다. 참 착잡한 하루입니다.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문제는 파악해도 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각 반에서 누구 누구가 수업 따라오는게 벅찬지는 이미 알고 있지만, 그들을 위해 뭔가를 해 줄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자면 "진도"라는 것에 개의치 않고 학생마다 서로 다른 과제를 할수 있도록 열린 수업이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매 분기별로 실시되는 정기고사는 그럴 여지를 막아세웁니다. 소신껏 할수도 있지만 같은 학년에 들어가는 다른 교사들까지 설득해야 합니다. 그게 안되면 도리없이 정기고사로 평가하는거고, 그럼 표준형 진도는 나가야 하는거고, 그럼 처지는 학생들은 다수를 위해 희생되는 악순환이 계속 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학습 부진아를 가려내는게 아니라 그들을 챙겨줄수있는 보조 인력입니다. 요즘 실력있는 젊은이들 얼마나 많습니까? 그들에게 돈 백만원이라도 쥐어주면 부진학생들로 한 클래스를 만들어서 교과지도교사의 지도 하에 보충수업을 할수도 있고 과제 도움도 할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정작 조치는 하지 않고 계속 시험만 보고 있습니다. 조치를 하려면 먼저 진단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단은 이미 너무 많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학교는 지금까지 1년내내 진단 스케줄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혹자는 그럽니다. 평가, 진단은 교육의 필수다. 그걸 거부하다니 말이 되느냐 이렇게 말입니다. 맞는 말입니다. 평가를 거부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그 평가를 왜 전국의 모든 학생이 한 날 한 시에 똑 같은 시험문제로 실시해야 합니까? 이미 학교별 교육과정의 개념이 정착된 마당에 말입니다. 전국단위의 평가는 그야말로 어떤 교육과정을 세우더라도 변하지 않는 가장 기초적인 능력에 대한 성취도 평가에 그쳐야 합니다. 미국도 역시 읽기와 셈하기(초등), 언어와 수학(중등) 등 모든 지역, 학교 교육의 최대공약수에 대해서만 평가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오바마는 그 마저도 폐지하겠다고 하고요. 그런데 하루종일 5개과목에 대한 시험을 쳐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냥 각 학교별 정기고사 성적표만 열어보면 금방 확인할수 있는 학습부진아를 가려내기 위해?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입니다. 그러니 줄세우기 경쟁교육이란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럼 또 혹자는 말합니다. 경쟁력을 키우려면 경쟁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단편적인 지식을 단순반응식으로 응답하는 이런 시험 점수 높게 받는 능력은 이미 국제 경쟁력 기준과 한참 떨어진 능력입니다. 이런 걸로 경쟁해봐야 세계의 웃음거리밖에 안됩니다. 의심나면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문제를 한번 보십시오. 뭔가를 암기해서 응답하는 문항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대에 뒤떨어진 삽질 문항을 던져놓고 이거 점수 높게 받도록 경쟁을 하라니, 이건 국제경쟁력 상실하기 경쟁을 붙이는 꼴입니다.
오늘 우리반 아이 두명이 시험을 치지 않았습니다. 한 아이는 부모가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고, 한 아이는 멋대로 안왔습니다. 어쩌면 떙땡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두시간동안 듣기평가 테입을 틀어야 했습니다. 시험 거부한 학부모에게 고맙다, 그리고 부끄럽다며 인사해야 했습니다. 같은 시각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하는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대학시절 안면이 있었던 김영승 교사(세화에서 해직됨)의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나옵니다. 참 착잡한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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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3/31 21:15 | 교단 일기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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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김명신, 김연아는 일제고사 잘 봐서 '피겨 퀸'인가?
강촌에 한 초등학교에 풍년기원제가 있어 갔더니, 오늘이 일제고사였다. 시험본다고 행사를 조용히 치르기를 부탁하고 있었다. 삶이 시험이고 또 평가가 있는 것이라지만, 어렸을 때 부터 이렇게 심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김명신의 '카르페디엠'] 일제고사 유감 이번 3월 언론에 보도된 것 만해도 4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시인, 철학자가 되고 싶었던 한 중학생은 "한 50년은 산 것 같다"며 2주 전 목숨을 끊었다. ......more
조금만이라도 신나는 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려하는 것 아닐까요. 우선 제대로 수치가 나와야 정부에서도 뭘 짜던지
하겠지요. 정기고사는 각 학교의 선생님들이 만드시는 것이니 당연히 같은 시험이 아니지 않나요?
각기 다른 시험으로 부진아를 제대로 판단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현장에서야 알겠지만
그게 제대로 위로 보고가 되느냐는...) 뭐 결과가 나오고도 안한다면 그때가서 또 문제 삼으면 되겠죠.
또한 일주일 전인데 경기도 교육감이라 그런지 대충 인터넷에선 현실보다 선거이야기를 볼 수가
없네요. 일제고사 포스팅은 넘쳐나는데 말이죠 ^^;;
위의 말마따나 교사는 누가 쳐지고 누가 능력이 있는지 빨리 알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위치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그저 '나 정도면 괜찮지 않나'하는 망상에 빠져 해이해진 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현재 평가되고 있는 일제고사가 pisa의 목표와 정반대에 있다는 말씀 알겠습니다만 과연 글쓴이가 그렇게 믿고 있는 미국의 초중고 평가방법이 우수해서 괄목할만한 결과를 내는지 아니면 그들이 대학교육에 의해 우수한 인재가 되는지에 대한 분명한 분석이 우선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실제적으로 우리나라 학생의 고등학교까지의 학업능력은 세계적이더군요. 글쓴이가 쓰신 아주 적절한 표현인 '국제경쟁력 상실하기 경쟁'은 아무래도 처지는 학생을 보조하기 위해 다수의 우수한 학생을 담보로 하는 현재 글쓴이의 교육관에 더 적합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