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26일
사교육의 정치경제학 -방과후 학교의 기원
그 동안 사교육 문제, 입시교육 문제를 교육문제로서 설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한계에 부딪쳤다. 사회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전제, 즉 모든 사회 현상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 문제 역시 사회 전반의 문제, 특히 계급의 문제와 생산양식의 문제와 연결될수밖에 없다. 여기서 경제결정론, 혹은 사회구조의 선차성을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상호 연관에 대해서는 염두에 두어야 한다.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의 부불노동을 잉여가치로 전취하는 것을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체제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하루 일하는 시간, 즉 노동일에서 몇시간이 노동력의 가격, 즉 생계비 수준의 생산에 해당되는 노동인가가 관건이다.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일한다면 5시간 정도 노동으로 자기 생계비, 즉 임금 받은 어치는 다 일하고, 나머지 세시간을 더 일해야 이윤이 창출된다. 이 속에서 계급투쟁이 일어난다. 노동자들은 최대한 자기 노동시간을 임금수준에 맞추려 한다. 자본가는 당연히 늘리려 한다. 이때 총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강력해진 노동운동의 저항때문에 어렵다. 그렇다면 자본가의 전략은 기술혁신, 경영혁신이다. 즉, 똑 같이 8시간을 일해도 단위 시간당 생산성을 고도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본가는 총노동시간을 도리어 줄이면서도(유감스럽게도 이 감소분은 개별노동자들에게 고루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의 실업으로 나타난다) 노동시간 속에 포함된 부불노동의 비중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생산성의 증가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생필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 따라서 임금인상의 압력도 완화되니 일거양득이다. 이게 바로 포드주의다.
따라서 전반적인 생계비 수준을 낮추는 것은 자본가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공산품의 가격은 폭락하면 안되지만, 식료품의 가격은 낮아야 한다. 이게 저곡가 정책의 원인이다. 그리고 최근 농업개방, FTA와도 맞아 떨어지는 이해관계다. 쇠고기 한근이 미국산 덕에 절반으로 낮아지면 임금의 기준이 되는 표준 생계비도 그만큼 낮아진다. 이는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혹은 삭감시키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 그 장벽이 바로 사교육비다. 많은 노동자들은 자기 자녀에게 최고수준의 교육을 시키고자 희망한다. 노동자 답게 적당히 교육시키는게 아니라 빚을 내서라도 최고 교육을 시키려는 이런 경향은 참으로 한국적인 현상이다. 이 높은 교육열은 자녀 사교육비를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으로 간주한다. 그러니 아무리 FTA를 해서 농산물 값을 끌어내려도 월급이 적게 느껴질수 밖에 없고, 사교육비 벌려고 파출부에 투잡을 하는 판이니 여기서 임금을 한푼이라도 깎으려 들었다가는 폭동이 날 판이다. 그래서 고호봉자 임금은 건드릴 꿈도 못꾸고 애먼 청년실업만 늘리고, 신입사원 월급만 깎는 것이다.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저들도 안다.
그렇다면 방법은 사교육비를 생계비에 포함시켜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누구나 자기 적성에 따라 대학에 가던가 직업학교를 가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이게 상책이다. 중책은 입시제도를 개편하여 사교육 없이 대학을 가도록, 혹은 사교육을 해도 별 효과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하책은 아주 저가의 사교육 상품을 공급하여(마치 농수산물 수입개방처럼) 사교육 상품 전반에 걸쳐 가격 인하 압력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무엇을 선택했는가? 바로 하책을 선택했다. 이론적으로는 아주 간단하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우수인력 결집처인 한국 공립학교의 교사들을 닥달해서 학원까지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 있는 시설을 쓰고, 강제노동 시키기 좋은 교사들을 밀어붙이면 되니 얼마나 저렴하겠는가? 지금 전국의 학교를 몸살을 앓게 하는 방과후 학교의 핵심은 단 하나다. 저렴한 사교육... 그리고 저들이 학생들의 과도한 입시스트레스 따위에는 관심 없이 오직 사교육비 인하에만 이렇게 목을 매다는 것은 결국 저렴한 임금으로 가는 길목에 이게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교사들의 노동의 표준을 방과후까지 포함한 것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지금은 정규노동시간 외의 추가노동으로 간주하여 별도의 수당이 주어지지만,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정시 퇴근하는게 이상한 게 되고, 결국 심야노동이 표준이 된다. 그럼 이건 교사 기본급의 인하 압력을 가져올 것이다. 결국 이 방과후 학교의 목적은 저렴한 임금을 창출하는 것이다. 배후에 숨어있는 동기는 지극히 정치경제학적인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게 제 효과를 낼까? 하책이라 이름한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많은 학부모가 지적하는 것처럼 교사들이 낮에 수업하고 밤에 또 수업할만큼 여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 역시 고등학교 시절 야간 보충수업이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 기억한다. 이유는 하나다. 지친 교사가 게다가 푼돈이나 얹어주면서 강제로 떠밀린 교사가 무슨 힘이 있어 사교육을 대신하겠는가? 밤에만 일하고도 과로로 쓰러지는 학원강사가 즐비한 마당에 낮밤을 부려먹고 무슨 힘을 기대하겠는가? 게다가 문제풀이, 요약주입식 수업이 대부분의 교사들의 교육철학과 어긋난다는 것은 또 어찌할것인가? 나는 고등학교시절 야간 보충수업을 핑계로 주간에 거의 놀다시피 한 교사들을 기억한다. 그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심신의 여력이 유지가 되니 어쩌겠는가? 결국 방과후 학교는 "이러니 학원을 다닐수 밖에"라고 사교육을 합리화시키는 증거가 되고 말것이다. 어째서 정부는 상책, 중책 내벼두고 하책을 선택하는가?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자본주의는 노동자들의 부불노동을 잉여가치로 전취하는 것을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체제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하루 일하는 시간, 즉 노동일에서 몇시간이 노동력의 가격, 즉 생계비 수준의 생산에 해당되는 노동인가가 관건이다. 노동자들이 하루 8시간 일한다면 5시간 정도 노동으로 자기 생계비, 즉 임금 받은 어치는 다 일하고, 나머지 세시간을 더 일해야 이윤이 창출된다. 이 속에서 계급투쟁이 일어난다. 노동자들은 최대한 자기 노동시간을 임금수준에 맞추려 한다. 자본가는 당연히 늘리려 한다. 이때 총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은 강력해진 노동운동의 저항때문에 어렵다. 그렇다면 자본가의 전략은 기술혁신, 경영혁신이다. 즉, 똑 같이 8시간을 일해도 단위 시간당 생산성을 고도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본가는 총노동시간을 도리어 줄이면서도(유감스럽게도 이 감소분은 개별노동자들에게 고루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의 실업으로 나타난다) 노동시간 속에 포함된 부불노동의 비중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생산성의 증가는 동시에 노동자들의 생필품의 가격을 낮추는 효과도 가져온다. 따라서 임금인상의 압력도 완화되니 일거양득이다. 이게 바로 포드주의다.
따라서 전반적인 생계비 수준을 낮추는 것은 자본가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공산품의 가격은 폭락하면 안되지만, 식료품의 가격은 낮아야 한다. 이게 저곡가 정책의 원인이다. 그리고 최근 농업개방, FTA와도 맞아 떨어지는 이해관계다. 쇠고기 한근이 미국산 덕에 절반으로 낮아지면 임금의 기준이 되는 표준 생계비도 그만큼 낮아진다. 이는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혹은 삭감시키는 근거가 된다.
그런데 그 장벽이 바로 사교육비다. 많은 노동자들은 자기 자녀에게 최고수준의 교육을 시키고자 희망한다. 노동자 답게 적당히 교육시키는게 아니라 빚을 내서라도 최고 교육을 시키려는 이런 경향은 참으로 한국적인 현상이다. 이 높은 교육열은 자녀 사교육비를 사치품이 아니라 생필품으로 간주한다. 그러니 아무리 FTA를 해서 농산물 값을 끌어내려도 월급이 적게 느껴질수 밖에 없고, 사교육비 벌려고 파출부에 투잡을 하는 판이니 여기서 임금을 한푼이라도 깎으려 들었다가는 폭동이 날 판이다. 그래서 고호봉자 임금은 건드릴 꿈도 못꾸고 애먼 청년실업만 늘리고, 신입사원 월급만 깎는 것이다.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은 저들도 안다.
그렇다면 방법은 사교육비를 생계비에 포함시켜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누구나 자기 적성에 따라 대학에 가던가 직업학교를 가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이게 상책이다. 중책은 입시제도를 개편하여 사교육 없이 대학을 가도록, 혹은 사교육을 해도 별 효과가 없도록 하는 것이다. 하책은 아주 저가의 사교육 상품을 공급하여(마치 농수산물 수입개방처럼) 사교육 상품 전반에 걸쳐 가격 인하 압력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 무엇을 선택했는가? 바로 하책을 선택했다. 이론적으로는 아주 간단하다.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우수인력 결집처인 한국 공립학교의 교사들을 닥달해서 학원까지 감당하게 하는 것이다. 이미 있는 시설을 쓰고, 강제노동 시키기 좋은 교사들을 밀어붙이면 되니 얼마나 저렴하겠는가? 지금 전국의 학교를 몸살을 앓게 하는 방과후 학교의 핵심은 단 하나다. 저렴한 사교육... 그리고 저들이 학생들의 과도한 입시스트레스 따위에는 관심 없이 오직 사교육비 인하에만 이렇게 목을 매다는 것은 결국 저렴한 임금으로 가는 길목에 이게 핵심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교사들의 노동의 표준을 방과후까지 포함한 것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지금은 정규노동시간 외의 추가노동으로 간주하여 별도의 수당이 주어지지만,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정시 퇴근하는게 이상한 게 되고, 결국 심야노동이 표준이 된다. 그럼 이건 교사 기본급의 인하 압력을 가져올 것이다. 결국 이 방과후 학교의 목적은 저렴한 임금을 창출하는 것이다. 배후에 숨어있는 동기는 지극히 정치경제학적인 것이다.
그러나 과연 이게 제 효과를 낼까? 하책이라 이름한 것은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많은 학부모가 지적하는 것처럼 교사들이 낮에 수업하고 밤에 또 수업할만큼 여력이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필자 역시 고등학교 시절 야간 보충수업이 얼마나 형식적이었는지 기억한다. 이유는 하나다. 지친 교사가 게다가 푼돈이나 얹어주면서 강제로 떠밀린 교사가 무슨 힘이 있어 사교육을 대신하겠는가? 밤에만 일하고도 과로로 쓰러지는 학원강사가 즐비한 마당에 낮밤을 부려먹고 무슨 힘을 기대하겠는가? 게다가 문제풀이, 요약주입식 수업이 대부분의 교사들의 교육철학과 어긋난다는 것은 또 어찌할것인가? 나는 고등학교시절 야간 보충수업을 핑계로 주간에 거의 놀다시피 한 교사들을 기억한다. 그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심신의 여력이 유지가 되니 어쩌겠는가? 결국 방과후 학교는 "이러니 학원을 다닐수 밖에"라고 사교육을 합리화시키는 증거가 되고 말것이다. 어째서 정부는 상책, 중책 내벼두고 하책을 선택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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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3/26 14:02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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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서도 상, 중책은 현실적으로 저들이 실현하기 힘드니 (저들 생각에)가시적인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날법한 하책을 선택한 거 아닐까요. 표밭이 좋아할 만한 정책으로.
저들의 정책을 보면 비표밭(1,20대)에 대한 고려는 눈꼽만치도 없더라구요...
항상 생각하게 만들어주시는 훌륭한 글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라고 한전에서 운영하는 학교.
예전에는 수도공고 나오면 한전에 기본으로 입사했습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중학교때 상위권 학생들이 가는 공업고가 있었죠.
수도공고, 구미 전자공고, 부산기계공고등..
부산 기계공고나 구미 전자공고는 특목고로 분류되어서 입시도 먼저 치루고
떨어지면 다른 공고나 인문계를 갈수있었고,
국가 지원도 상당했었구요.
국립이라 기숙사 시설에 수업료 무료,
학교 시설도 왠만한 대학교 뺨칠 정도고..
중학교 상위 10% 정도는 되어야 들어갈 수 있었고,
졸업 후에도 대기업 취업도 많이하고, 대학도 많이들 갔죠.
그리고 철도공고.
말 그대로 철도공사에 바로 입사가 가능한 기차매니아에게는
꿈의 학교.
저희 때만 해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 중에도 장학금 받고 그 학교 가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기술자, 기능인 우대는 정말이지 지금 필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정부 윗대가리들은 경제 경제 외치면서 왜 경제논리중 하나인 수입자 부담 원칙은 지키지 않을까요? 교육여건에 투자하면 얻는 수익은 국가인데 말이죠. 차라리 지금 학원 강사들을 정규직 고용하고 교사 수를 3배 이상 늘리면 야간에도 교육을 할 수 있을꺼 같긴 합니다. 교대 근무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