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전교조 이전에는 스승이 있었다고?

 

해마다 스승의 날 즈음이 되면, 그리고 교육에 대해뭐라고 한 마디 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기면 꼭 튀어나오는 말이 "요즘 스승은 없고, 교사만 있다."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꼭하는 말이 옛날에는 교사가 어쨌는데, 요즘에는 운운 하는 말이다.

그런데 한 가지 우스운 것은 이런 말이 수십년간 계속 되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즉, 2009년에 "옛날 교사들은 말이야..."하는말을 하려면 1979년의 교사를 본받자라는 말이 되어야 할텐데, 1979년에도 역시 그런 말이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저런말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는 옛날 교사들을 이용하여 요즘 교사들을 비판하고 있는 셈이 된다.


더욱 가관인것은 이 논리에다가 전교조 비판을 곁들이는 경우다. 즉, 이런논리다. 옛날에는 스승이 있었다. 그런데 전교조가 생긴 다음 교사도 노동자마냥 굴게 되고, 결국 교사만 남고 스승은 사라졌다.정말 뻔뻔스럽기 짝이 없는 논리다. 이런 식의 주장이 얼마나 사악한 것인지 알기 위해서는 전교조 이전의 소위 스승의 모습을 잠깐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1970년대와 80년대 중반까지의 학교는 과연 스승으로 득실거리는, 그래서 박봉에도 불구하고 헌신과 긍지로 아이들을 보살피던 그런스승이 득실거리던 곳이었는지 살펴보자. 그 시절에 초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손사래를 칠 것이다. 스승?그 시절에는 스승은 커녕 교사도 찾기 어렵던 시절이었다. 여기서 잠깐 스승과 교사의 잠정적인 정의를 내려보자면, 스승은 여러가지면에서 귀감이 되어 본받고 따르고 싶은 사람, 교사는 어떤 분야에서 지식이나 기능을 전문적으로 전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70-80년대 교사들은 이 모두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촌지나 받아먹고, 아이들을 마치 사디스트처럼 괴롭히며, 제사보다 젯밥에 눈이 멀어 있던, 게다가 교양이나 품위라고는 찾을길없는 그 속물들을 어찌 존경하며 스승으로 모실수 있었겠는가? 또 자기 전공분야조차 감당하지 못해서 딱 교과서 수준의 지식 외에는아는게 없던 그들을 어찌 교사라 부를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전교조가 생긴 다음 스승이 사라지고 교사만 남았다는 말은 대체 누구를보고 하는 말일까? 내가 이상한 학교만 다닌 탓일까? 왜 난 1975년부터 1986년까지 그 수 많은 선생들을 거쳐가면서 스승은커녕 교사조차 보지 못했단 말인가? 심지어 나 자신이 교사가 된 지금, 내가 거쳐간 그 선생들로부터 배운것은 온통 부정적인 것,즉 "교사 이렇게만 안하면 보통은 된다"에 해당되는 것들이었을까? 이런 종류의 선생들이 그래도 좀 줄어든 건, 혹은 적어도 큰소리는 치지 못하게 된 것은 그 나마 전교조가 등장한 다음의 일이었다는 것을 벌써 잊어버렸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이전을 들먹이는 사람들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하나는 모르는 것이다. 7,80년대의 교사들이 어땠는지모르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 시대가 정말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마구 패고, 머리 깎고, 학부모한테 돈받아먹고, 가르치는 건 쥐뿔도 없으면서 밤늦게까지 오래 붙드는 게 장땡인줄 알던 그 시대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럴까? 요즘 기 죽어있던 그런 유형의 선생들이 요즘 다시 큰소리를 친다. 게다가 그들이 이제는 나이들 먹어, 교장, 교감이 되어 큰소리를 친다. 정말 학교 꼴이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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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9/03/18 09:01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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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解明 at 2009/03/19 15:26
솔직히 저는 '은사'라고 부를 만한 분을 학교에 다니면서 만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좋아했던 '교사'는 있었지만, 가까이 하기에는 먼 당신이랄까요? ^^; 그런 제가 교사가 되고자 하는 것도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지요.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3/20 11:37
여러 후배들에게는 이렇게 황폐한 교단을 물려주게 된것이 그저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조선사람 at 2009/03/31 09:12
스승이 없었다면 그대는 어케 선생이된것인가? 절로 전교조는 전교조일뿐이다.
다시말하면 공산주의자들이 주장하는것과 같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3/31 13:51
몰라서 묻나? 혼자 공부해서 되었다. 선생이 1과하고 있을때 나는 혼자 7과하고. 고1때 벌써 고3것 다 끝내고 지금 당장 대학시험 쳐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그런데 어떻게 저기서 공산주의자의 주장이 뭔지 알고 하는 말인가? 저런 비약적인 논리에도 댓글을 달고 있는 나는 뭐란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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