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05일
그의 민주주의, 우리의 민주주의
꽤 오래된 (요즘은 하루가 하도 길게 느껴져서 몇 달 전 일이 몇 년 전의 일처럼 느껴진다) 일이지만, 문득 이명박이 한 라디오 연설의 한 대목이 생각난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 하며 기억들 하고 있을 것이다.
"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
이 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 한 것은 이른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대통령이 도리어 민주주의를 위해 가슴아프다는 말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 말을 듣고 후안무치도 유분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다시 생각해 보니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는 그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민주주의라는 말은 두 갈래로 사용되었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인민주권, 권력분립, 자유평등, 관용, 인간존중 등의 의미로 사용된 민주주의의 의미다. 우리는 대부분 이런 의미로 민주주의라는 말을 사용한다.
다른 하나는 공산주의 vs 민주주의의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다. 60-70년대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민주주의 하면 이 의미부터 떠올린다.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의 적이며 625 전쟁은 민주주의를 지킨 전쟁이며, 유신헌법은 북한의 위협으로 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처가 된다. 한 마디로 공산주의에 반대하면 다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란 공산주의가 아닌 모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의 저 말을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라는 말은 공산당을 때려잡고, 간첩의 세작질에도 넘어가지 않으면서 북한을 상대로 지켜낸 민주주의라는 말이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80년 광주, 87년 6월 항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저런 의미로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87년 이후가 공산주의로 보일수 밖에 없으며, 모든 것을 87년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 민주주의로 보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유신시대가, 5공시대가 민주주의의 반대였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들은 철저히 북한을 반대하고 반공으로 일관했던 시대가 민주주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하며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들의 탓이 아니다. 인간은 학습한 대로 만들어지는 동물이다. 그렇게 어릴때 부터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을 외쳐대며 자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공산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 공식이 자기도 모르게 스키마로 자리 잡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교육에서 비롯된 문제는 교육으로 풀어야 한다. 누가 성인은 교육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가? 성인들에 대한 교육, 그건 교실이 아니라 미디어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진보진영은 이 미디어 공간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독서 시장을 저 얇은 각종 처세술 책에게 내어주고서는 답이 서지 않는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쉽고도 흥미로운 책들, 그리고 각종 미디어들이 시장에 자리잡아야 한다. 미디어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글루스 가든 - 시사진보가든...시사비평을 통해 ...
"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 이렇게 국제적인 경멸의 대상이 되다니, 대통령으로서 정말 부끄러웠다..회의실 문을 부수는 해머가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때리고 제 머리와 가슴을 때리는 것 같이 아팠다"
이 말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황당해 한 것은 이른바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대통령이 도리어 민주주의를 위해 가슴아프다는 말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이 말을 듣고 후안무치도 유분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다시 생각해 보니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할 수 있었다. 그는 그가 생각하는 민주주의의 입장에서 말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민주주의라는 말은 두 갈래로 사용되었다.
하나는 민주주의의 진정한 의미대로 사용한 것이다. 인민주권, 권력분립, 자유평등, 관용, 인간존중 등의 의미로 사용된 민주주의의 의미다. 우리는 대부분 이런 의미로 민주주의라는 말을 사용한다.
다른 하나는 공산주의 vs 민주주의의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다. 60-70년대에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민주주의 하면 이 의미부터 떠올린다. 공산주의는 민주주의의 적이며 625 전쟁은 민주주의를 지킨 전쟁이며, 유신헌법은 북한의 위협으로 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처가 된다. 한 마디로 공산주의에 반대하면 다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란 공산주의가 아닌 모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의 저 말을 해석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이룬 민주주의인데.."라는 말은 공산당을 때려잡고, 간첩의 세작질에도 넘어가지 않으면서 북한을 상대로 지켜낸 민주주의라는 말이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처럼 80년 광주, 87년 6월 항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저런 의미로 민주주의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87년 이후가 공산주의로 보일수 밖에 없으며, 모든 것을 87년 이전으로 돌리는 것이 민주주의로 보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유신시대가, 5공시대가 민주주의의 반대였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들은 철저히 북한을 반대하고 반공으로 일관했던 시대가 민주주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하며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들의 탓이 아니다. 인간은 학습한 대로 만들어지는 동물이다. 그렇게 어릴때 부터 때려잡자 김일성, 무찌르자 공산당을 외쳐대며 자란 사람들의 마음 속에 공산주의의 반대는 민주주의 공식이 자기도 모르게 스키마로 자리 잡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교육에서 비롯된 문제는 교육으로 풀어야 한다. 누가 성인은 교육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가? 성인들에 대한 교육, 그건 교실이 아니라 미디어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진보진영은 이 미디어 공간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독서 시장을 저 얇은 각종 처세술 책에게 내어주고서는 답이 서지 않는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깨달을 수 있게 하는 쉽고도 흥미로운 책들, 그리고 각종 미디어들이 시장에 자리잡아야 한다. 미디어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글루스 가든 - 시사진보가든...시사비평을 통해 ...
# by | 2009/03/05 13:11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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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코너에는 사회과학 관련 베스트 서적이 놓여졌던 곳이었는데, 줄어든 공간에는 '처세술'서적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부정변증법님의 글을 읽으니 어제의 그 씁쓸했던 기억이 중첩되는 군요. 좋은 글 고맙습니다.
허울이라는 레오포드님의 말도 맞는것 같고요 ^^ 대략 복잡하게 혼합되어 있지 않을까요?
공부 좀 했을텐데...
사실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된 이명박이 저런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완전 조심스러움ㅠㅠ) 좀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 아놔 진짜 저런 정신머리를 갖고 있다면 남은 3-4년은 시궁창이란건데...
뭐 그의 나이대를 생각하면 되려 한국사회가 민주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너무너무나도 강조하신 덕분에, 절차가 민주국가이니 지금이 민주주의 사회다 라고 생각하시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_-; 저 말하는 5공으로부터 우리가 투쟁을 통해 얻어낸 독재가 아닌 민주적 절차를 가진 '절차적 민주주의 사회다!' 라면서 말이죠.ㅋㅋㅋ 뭐 법규상 절차는 나름 민주주의 사회 아니겠습니까;;;;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민주주의는 투표나 권력분립같은 절차같은게 아니라 한자 그대로 시민을 위한 주의 아니었던가요;; OTL...
언제나 글 읽으면서 많이 배워가고 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기 바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