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은 '사교육 탓'을 넘어야 한다

 

 

지난 포스팅에서 저 빈칸의 ?들 속에 학업성취의 가장 중요한 변인들이 숨어 있을 것이며, 그것을 찾는 것이 교육학자, 사회학자의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교육학자, 사회학자들이 게으름뱅이가 아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많은 이론들이 나와 있다. 그 중 가장 흔하게 거론되는 것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학업성취도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지위와 학업성취도가 상당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메카니즘을 밝히지 않는 한 분석적 가치도 적을 뿐 아니라,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도 않는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비슷한 정도의 상류층 학생들 간에도 상당한 수준의 학업성취도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이에 삽입되는 매개변인이 사교육이다. 다음의 보도 내용이 그 가장 전형적인 주장이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24일 서울 11개 지역교육청의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과 무료급식 지원자 비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니 상관계수가 평균 0.7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영어와 수학의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상관계수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권영길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득에 따른 교육격차가 공고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저소득층에 대한 집중 지원이 교육격차 해소의 첫 걸음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한겨레, 2월 24일)


이 주장을 따라가게 되면 다음과 같은 모형을 얻게 된다.

 

 

 

이게 진보진영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모형이다. 한마디로 부잣집이 자녀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며, 특히 많은 사교육을 하기 때문에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번 민주노동당의 발표도, 진보신당의 논평도 다 이런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학업성취도 격차를 교사들의 노력부족으로 몰아가면서 교원평가를 강행하려는 안병만 장관의 단순무식한 논리에 대해 학업성취도는 SES에서 결정난다라고 외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주장이 도리어 신자유주의를 도와준다는 것이다. 즉, 안병만은 병맛을 만들수 있어도, 이주호에게는 얼씨구나 하며 어시스트를 해준 격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전형적인 우파들은 학업성취도를 순전히 개인의 노력탓으로 보는 자유주의를 견지하겠지만, 신자유주의는 빈부차가 학력차로 나타난다는 좌파들의 견해를 거부하지 않고 공유하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가 괜히 '신'이 아니다. 이주호는 2004년부터 시종일관 "빈부교육격차 해소, 교육평등을 위해 평준화를 해체해야 한다."는 역설을 주장하고 다닌 인물이다. 아마, 그들은 이 모형을 거부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거침없이 명제를 펼쳐나갈 것이다.

 

1. 부유층은 사교육비를 투자하기 때문에 자녀가 성적이 높다.

2. 빈곤층은 사교육비를 투자하지 못하기 때문에 자녀 성적이 낮다.

3. 따라서 평등의 관점에서 빈곤층도 부유층 만큼 사교육비를 투자할 수 있게 해야한다.

4. 그 방법은 교사들의 노동을 강화하여 빈곤층이 학교에서 학원 다니는 효과를 얻게 하는 것이다.

5. 교사들의 노동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학교간, 그리고 학교와 학원 사이의 경쟁을 조장해야 한다.

 

이 명제들 중 1,2 번은 전통적인 좌파의 주장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4,5번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이게 신자유주의의 무서움이다. 이걸 반박하다 보면 좌파는 자가당착에 빠지게 된다. 부유층이 사교육 등 더 많은 교육투자를 하기 때문에 빈곤층이 뒤처지지 않게 정책적 뒷받침을 하라는 요구를 줄기차게 하면서도 이른바 공교육 강화방안을 통해 학교를 학교+학원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정책은 반대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좌파는 1,2번의 전제를 고집해서는 안된다.


사실 SES, 사교육 가설은 경험적으로 타당하지 않은 가설임이 여러차례 증명되었다. 고집불통 한국 학부모들은 잘 믿지 않지만,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김양분 이라는 연구원이 조사한 결과들만 훑어봐도 사교육이 성적을 올린다는 것은 그리 신뢰할만하지 못한 속설에 불과하다. 특히 사교육 효과는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더욱 의미 없어진다.


아래의 그림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이 그림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김광억 외(2004)의 ‘누가 서울대에 들어오는가?’에 나오는 강남지역 학생들의 서울평균 대비 서울대 입학 비율이다.

85년부터 강남지역 학생들은 서울지역 평균보다 1.5배~2배 서울대학에 더 많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비중은 85년과 87년에 절정을 이루었다가, 93년을 계기로 조금씩 내려앉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 범위 내에서 항상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87년은 사교육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었던 시절이다. 그 시절에는 사교육을 받으면 퇴학을 당하고, 학원이라고는 사대문 안에 가야 재수생 학원이 있었다. 93년은 사교육의 고삐가 풀리기 시작한 해다. 그때부터 속셈학원이란 이름을 빙자한 보습학원들이 퍼지기 시작했다. 따라서 만약 사교육원인이라면 강남지역의 서울대 입학 비율은 93년을 계기로 비약적으로 증가했어야 했다. 그러나 학원이야 있건 없건 그 비율은 큰 차이가 없고, 도리어 학원이 없던 시절에 더 높기까지 하다. (물론 80년대에도 대학생 몰래 과외가 성행하지 않았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과외받는 학생들의 수는 그리 많지 않았고, 그것도 서울대를 노리는 학생들 보다는 좀 처지는 학생들 쪽이 많았다.)

 

 

사실 SES가 높은 집단이 서울대에 입학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고소득직군 아버지를 둔 학생이 서울대에 입학하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앞의 강남의 사례를 보았듯이 그게 꼭 사교육 때문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전혀 효과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래도 학교공부에 조금이라도 +@를 하는 것이니 성적을 깎아먹기야 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기울기가 완만할 것이란 의미다.

 

 

사실 사회현상이란 무 자르듯이 어떤 변인 한 두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제학, 경영학자들은 그런 만행을 잘 저지른다. 노동운동가나 좌파정치인들도 이런 오류를 자주 범한다. 하지만, 사회학자, 인류학자는 훨씬 더 신중하다. 위의 그래프를 설명할 수 있는 가설도 여러 개를 세울 수 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이 가설들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난 것으로 볼 것이다. 그러면서 이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가설들을 탐색할 것이다. 요컨대 사회학에서는 새 이론이 나오면 옛 이론을 논박하지 않는다. 다만 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측면으로 첨가된다(바로 이게 얼른 봐서는 잘 구별되지 않는, 사회학이론과 사회철학의 차이다. 사회학자는 논박에 관심이 없다.)
 

1. 과외금지 해제로 고소득직군에서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켰다.

2. 문민정부의 등장으로 고소득직군이 자녀의 학력과 출세의 상관관계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3. 민주화, 개방화, 그리고 지식정보화로 인해 전문직의 수 자체가 증가하였고, 교육받은 엘리트들이 고소득직군으로 대거 진입하였다.

 

그렇다면 사교육 말고도 SES가 높은 가정의 어떤 특성들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진보진영은 사교육이 아니라 이런 특성들의 혜택을 빈곤층 자녀도 누릴수 있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 특히 대지주, 부동산 부자, 기업 소유자로 대표되던 부유층에는 없고, 93년부터 그 비중이 늘어난 지식노동자, 전문직종사자에게는 있는 그 무엇을 찾아야 한다. 

 

바로 여기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변인이 동기(motivation)다. 동기는 행동을 촉발하며, 행동을 지속시키며, 행동의 강렬함을 결정하는 심리적 기제다. 동기는 인간을 의지를 가진 존재, 의욕하는 존재로 본다면 반드시 전제해야 하는 전제다. 이는 기계론적 인간관을 거부한다는 윤리적 의미에서 뿐 아니라, 실제 심리학과 생리학의 과학적 발견결과와도 일치하는 이론이다. 반면 경쟁을 붙이면 공부 잘 한다는 논리는 인간을 단순한 자극-반응의 기계로 보는 매우 위험한 인간관에 기초해 있다. 인간은 객관적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상황이 어떻든 간에 스스로 하고자 할때 한다. 그리고 스스로 하고자 해서 할 때 그 결과가 가장 훌륭함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학업성취도에 대한 모형은 ‘동기(학습동기)’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후부터는 연구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래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by 부정변증법 | 2009/02/25 19:59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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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mc84 at 2009/02/25 20:0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at 2009/02/25 20:1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2/25 20:17
문화자본 뭐 이런 개념하고도 연관이 되겠지요?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5 23:47
당연히 연관이 됩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2/25 23:50
역시 그렇군요. 무형이지만 중요한 것.
Commented by milln at 2009/02/25 20:44
변인이 너무 많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5 23:47
일단 그 많은 변인 중 '동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Commented by 한도사 at 2009/02/25 22:01
연구모형을 보니까, 인과관계를 밝히려면 꽤나 복잡하겠습니다. LISREL 돌려야 할 것 같군요. 사회과학적으로는 그리 좋은 연구모형은 아닌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5 23:49
서베이를 하려는 모델은 아닙니다. 이론적인 모형이지. 무슨 돈이 있다고 저 복잡한 모델을 조사하겠습니까? 안 깨져도 3000은 들 터인데... 꽤나 복잡하기 때문에 쉽게 단언하지 말라는 것이 바로 핵심입니다.
Commented by 새로운세상 at 2009/02/26 00:22
좋은 지적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저도 늘 마음에 걸려하던 부분이었습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00:59
이제 시작인데, 참 여러가지 어렵습니다.
Commented by 새로운세상 at 2009/02/26 00:33
그런데 한가지 의구심을 지울수 없는 것은
80년대 과외금지 조처하에서 소위 "힘있는 자"들이 정말 비밀스럽게 과외를 하지 않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과외금지조처 해제 이후 8학군과 서울 평균 서울대 입학률 격차가 좁혀진 것은 혹시 사교육의 독점에서 "사교육의 대중화"로 인한 결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01:02
힘있는 자들의 비밀과외가 있기는 했지만, 통계적으로는 일종의 극단값이라 할만치 적은 수였고, 특히나 최상위권 학생들은 요즘처럼 전문 과외꾼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 별로 도움받을 곳이 없었습니다.

사교육의 대중화도 분명 고려할 부분이긴 합니다만, 이는 강남지역과 다른 지역의 학원수, 사교육빈도등의 증감을 조사해 보아야 확인 가능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theadadv at 2009/02/26 00:41
90년대 중반쯤 되면 서울대 가느니 의대를 가는 식이 꽤 많아진 상황이라 그런 것에 맞추어서 어느 시점부터는 인기학과에 맞추어 본다면 좀 다른 그래프가 나올 것 같습니다. 서울대 그래프라면 일단 94년도도 수능이 아닌 본고사로 해야 맞는 그래프이고 말입니다.

93년은 그렇다 치고 94년도에는 감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통적인 서울대 학력고사 타입의 일부가 수능에 약해 무너졌고, 수능-본고사 둘다 준비하는 것 덕에 수능은 학교, 본고사는 전문 학원에서 수업듣는 것이 강남 상위권의 보통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저 두 시험 덕에 본고사 보느니 다른데 의대 간다 식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죠. 이후 의대/한의대 나중에는 수의대까지 전성시대가 왔죠... 표에서도 본고사를 보던 94-96에서의 감소는 그런 뭐랄까 좀더 현실적인 선택도 좀 있을 겁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01:06
80년대에도 법대, 의대의 경우는 서울대 가느니 의대를 간다파가 꽤 있었습니다.
사실 93,94년 수능은 참 아까운 케이스입니다. SAT원형에 가까웠던 그 수능은 정말 학원식 수업(문제은행 드릴)으로 어찌 할수 없는 것이었으니까요. 그야말로 수학능력평가였죠. 그런데 어렵다고 난리들을 치니까 결국 고등학교 교과서, 다시 EBS위성과외 등 시험범위를 정해주고 말았는데, 이게 학원에 날개를 달아 준 꼴이 되었습니다.

다만 이 표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부침은 있지만, 강남권 학생의 서울대 진학률이 80년대나 90년대나 의미있는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사교육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러나 분명 부유층에게 있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theadadv at 2009/02/26 02:32
아 전 93년도 수능을 94학년으로 계산했고, 위 표도 그런 것 같군요. 실제로도 94년도 수능이라고 그러니 94,95로 적어두시는 것이 혼란이 적을 것 같군요.

80년대와 93-95(94-96학번)의 진학은 조금 달랐던 것이 수능이 어느 정도 나온 학생들이 본고사를 포기하는 경우가 상당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수능을 보고난 후 선택의 여지라는 것은 참 컷다고 볼 수 있죠. 자신의 의지에 대한 선택에 시험 후 제도적인 선택의 여지가 한번 더 있었다는 것은 꽤 큰 요소죠.

개인적으로 한국의 고등학교의 진학율은 학교나 지역이 아닌 학생들의 기본적인 능력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강남에 우수한 학생들이 몰렸기 때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어릴 적부터 교육을 차곡차곡 쌓아둔 중상층이 강남에 몰린 거죠. 학교가 쓸만하다고 하니까요. (전 학교가 개떡같았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비강남 학교들은 더 개떡같았다고 하니 할 말이 없더군요.)

90년도 초 막 목동이 개발되었을 땐데, 그쪽에 간 친구는 내신등급이 상당히 올라가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부유층이라기 보다는 교육적극적 성향의 중상층이란 말을 쓰고 싶습니다. 돈의 문제라기 보다는 교육제도와 현실과 트렌드에 맞추어서 교육지수에 수입의 상당수를 쓰는 평균 혹은 그 이상의 수입을 가진 층을 말합니다. 부유층은 이 계층과는 전혀 다르게 움직입니다.
Commented by 새로운세상 at 2009/02/26 01:00
사교육과 교육불평등의 문제를 엄밀히 따지자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학군별 학력고사, 수능 취득점수의 분포를 직접 검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윗분이 지적했듯이 지방 의치한의대를 진학하는 고득점자 - 특히 부모가 의료계 종사자인 경우는 더욱 더 - 들은 서울대 이공계보다 지방 의치한의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단순 서울대 진학률로 사교육의 영향력을 비교하려면 이과를 제외한 '서울대 문과' 진학률을 비교해야 할듯 합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01:06
아, 저 위의 자료는 서울대 전체가 아니라 사회과학계열의 진학률입니다. 그러니까 새로운 세상님께서 말씀하신 바로 그 자료입니다.
Commented by 한단인 at 2009/02/26 03:11
끄아아.. 삼류 역덕후에 불과한 저에게 이런 교육사회학 연구는 아직도 쉽게 소화가 안되는군요. 변인이 너무 많다능..OTL

이래가지고서야 임용고시 합격해도 어디가서 교사 행세 할 수 있을지..

암튼 후속 연구 포스팅을 기대하고 있는 1인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20:06
변인은 이제 슬슬 압축해 나갈 겁니다. 문제의식의 설정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셈인데, 이렇게 펼쳐 놓았다가 서서히 나머지는 상수항으로 만들면서 가장 치명적인 변수를 찾아서 모델을 간소화 해나갑니다.

그리고, 요 작업은 교사에게 꼭 필요한 능력은 아니니까 역사 전공자께서는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제가 사료해석 못하는것과 마찬가지. 이건 일사과의 일입니다^^
Commented by 유치찬란 at 2009/02/26 06:30
잘 읽었습니다 ㅎㅎ

하지만 학생에 대한 부모의 지원수준, 그러니까 총체적인 부모로써 자식을 가르칠 수 있는 역량. 이를테면 단지 사교육이 아닌 가정교육이라든지, 부유함을 기준으로 얻을 수 있는 많은 시각과 시선들에 대해 저는 하층의 학생들이 얻을 수 있는 동기(Motvation) 이상의 효과를 가지는 모습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실질적으로 부유층의 자녀들은 그들의 주변사람. 즉 성공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삼게 되고, 그들에 의해 자신들의 위치를 지정함으로 인해, 과거와 달리 현재에 들어와서는 하층의 학생들 이상의 동기를 가지게 됩니다.

구조적으로 볼 때 되려 상층의 자녀들에 비해 하층의 자녀가 가지는 동기가 차이를 별로 가지지 않는다는 시점에서 볼 때, 그리고 그 동기가 구조적으로 다른것이 될 때, 동기에 대한 교육은 큰 의미를 가질수는 있을 지언정 해결책으로써는 미흡하다고 봅니다.

보통 하층의 고등학교 학생들은 대학만을 생각합니다.
저도 지방의 가난한 집 학생으로써 '대학'이상을 생각해 본 적은 없고, 석사라든가, 유학이라든가 그런것을 고등학교 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시피 했었습니다.

저로썬 되려 군대에 간 이후, 그러니까 그 곳에서 '꽤 잘산다'라는 애들을 본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유학을 생각하고, 석-박사 과정을 생각하는 그들의 시선은 대학나와 대기업이나 취직해서 입에 풀칠하자라는 생각을 가지던 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그래서 지금들어와서는 'SES-사교육-대학입시'라는 단순하고 짧은 기간에 대한 도식을 통해 사회적 부의 재분배에 대한 인식을 일으키려는 사고에 대해 저는 그래서 별로 좋은 시선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제 대학은 그저 선택사항을 넘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이제 명문대일지라도 부의 재생산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고시라고 해도 그렇게 쉽지 않은 시대가 되었지요.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의 지원만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건 구조의 문제지요.
구조에 대한 변혁이 없는 한, 양극화가 가속되는 한, 자신 주변의 타자에 의해 자신의 위치를 규정하는 인간 본연의 특성상, 아무리 저소득층에 대한 교육이 늘어나고 지원이 늘어난다 해도 이 구조적 문제에 대한 변화가 일어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교육 문제도 중요하지만 - 교육에 대한 양극화가 사교육문제에 대한 담론만으로 그치고 있는 요즘의 시점은 좀 비참하군요...

음 그렇다고 해도 하나하나 노력해간다면 좋겠지만 말입니다.ㅋㅋ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20:08
그러니까 미리 결론을 살짝 공개하면 빈곤층 자녀들이 그러한 부모세대의 구조적 영향에서 벗어나거나 혹은 그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그런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따라서 교육이 아니라 삶의 질, 문화 전반에 걸친 복지가 답이라는 것이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교육문제의 답을 교육, 더 좁게 학교에서만 찾으려 하면 길이 없습니다.
Commented at 2009/02/26 11: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2/26 20:12
송파의 사립 중학교라 해 봐야 다섯 손가락 안이네요^^ 사실 학교 평균 높이는 비결은 교사들이 모두 알고 있는건데, 잘 하는 놈이 아니라 못 하는 놈을 끌어올리는 겁니다. 그런데 못하는 놈들은 공부내용을 아무리 쏟아 부어댄다 해도 스스로 동기화가 되지 않는 한 어림도 없습니다. 반면 동기화가 되면 평균 10점, 20점 올라가는 거는 장난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렇게 올라간 성적이 가난을 극복하지는 못합니다. 다만 자기효능감을 높여서 장차 가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할지는 모르죠, 혹은 학습능력을 높여서 "혁명적 이론"을 익혀 가난에 순응만 하지는 않도록 하는 능동적 행위자를 만들지도^^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9/03/03 23:52
수많은 변인 중에 하나를 더하고 가도록 하겠습니다.
제 친구는 학원강사인데요.. 초, 중학생을 가르쳐요..
그 친구가 말하길.. 맞벌이하는 부모들이.. 거의 탁아소의 느낌으로 아이를 맡긴다고 해요. 맞벌이를 하는 동안 아이를 돌볼 수가 없으니까 말이죠. 그런 것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대요.
그런데 그런 학부모들은 무조건 학원에 아이를 보내놓으면 공부를 더 하니까 당연히 성적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들을 한다는데, 제 친구말로는 내준 숙제를 아이들이 해오지 않고 학부모들이 그걸 봐주지 않는대요. 학원숙제도 그런데 학교공부나 숙제는 말할 것도 없을 거라고요. 그런데 성적이 좋아진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거죠..

공부를 잘 하는 중학생 자녀를 둔 제 주변의 한 언니를 보면.. 그 언니는 직업이 있더라도 모든 면에서 아이를 꼼꼼하게 챙겨요. 중학교 선생님이거든요. 아이의 모든 스케줄과 숙제를 다 관리해주죠.

뭔가 정리는 안 되지만요..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3/04 08:09
행동주의의 폐해죠. 투입의 종류가 산출을 결정한다고 믿어버리고, 그 과정의 특성은 무시해버리죠. 그 과정이 스스로 판단하고 지각하는 인간행위자라는 것을 자꾸 망각해버리는..
Commented by 구르미 at 2009/07/27 17:22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사교육이든 뭐든 결국은 '곳간에서 인심나'듯, 부의 편중이 사교육, 혹은 부모의 관심과 여유, 자녀의 동기 부여를 끌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9/07/30 22:12
잉여가치를 획득하려는 욕망은 자본주의의 영원한 동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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