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2월 07일
법치주의를 유린하는 것은 현 정권이다
도대체 저들이 말하는 법치국가가 어디에 있는 국가인지 알 수가 없다. 법치국가의 개념을 알고나 말을 하는건지도 의심스럽다. 법치국가는 "법질서 확립"이 되어있는 국가란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법의 통치라는 말은 국왕의 통치에 대립 개념으로 등장했다. 즉, 절대군주의 권력을 견제하여 그의 자의(恣意)로 통치하는 것을 막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에 의해서만 통치하게 하려는 것이 법치주의인 것이다. 만약 그 법이 국왕이 제정한 법이라면 법치라 할 수 없다. 따라서 법치에서 법이 우위를 점하는 대상은 시민이 아니라 국왕이다. 이는 왕권에 대한 ‘법의 우위’를 의미하며, 보다 근대적 용어로는 행정권에 대한 ‘입법권의 우위’다.
물론 권력 분립이론에 입각한 경우에는 행정권과 입법권은 상호 견제관계에 서고, 사법권은 완전히 독립하게 된다. 하지만 종류가 어찌되었든 간에 법치주의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각종 주장들은 한결같이 국가권력을 제한하는 원칙들로써 일관되어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것들은 ‘국가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들이지, 국가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시민들을 통제하자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법치주의는 원칙적으로 무질서를 감수하는 것이다. 인터넷에 기분나쁜 말들이 오고가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권리가 국가권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통제받지 않는 것이 바로 법치인 것이다. 법질서 확립하고는 아주 거리가 멀다. 사실 질서가 가장 잘 수립된 국가를 원한다면 차라리 중국이나 북한을 모델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하긴 요즘 이명박을 보면 중국을 은근히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 〈헌법〉역시 법치주의 원칙을 다음 다섯 가지로 명시하고 있다. 이건 사회 수능 문제에도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고딩들도 아는 내용이다.
첫째, 기본적 인권의 보장이다. 〈헌법〉 제10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가진다.”고 언명하며, 제11조 이하에는인간의 모든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고 있다.
둘째, 권력분립의 원칙이다. 우리 〈헌법〉은 삼권분립에 의한 상호견제와 균형을 통하여 권력의 남용을 막는 법치주의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놓고 있다. 즉, 입법권은 국회에, 행정권은 정부에, 사법권은 법원에 각각 속하여 있다.셋째, 위헌법령심사제도이다. 〈헌법〉 제107조는 “① 법률이 헌법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법원은헌법재판소에 제청하여 그 심판에 의하여 재판한다. ②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에 전제가 된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언명하고 있다.
이것은 위헌법령을 사법기관이 심사하여 그 효력을 배제하는 규범통제의 수단으로서 법치주의는 이 기능을 상실하면 완전히 형식화되어 사이비 법치주의로 전락되고 만다. 왜냐하면, 악법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째, 국가행위에 의한 권리침해에 대한 구제제도이다. 〈헌법〉제29조에는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받은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 또는 공공단체에 정당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해 〈국가배상법〉이있다. 또 〈헌법〉 제28조는 “형사피의자 또는 형사피고인으로서 구금되었던 자가 법률이 정하는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은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에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하여 〈형사보상법〉이 있다.
다섯째,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이다. 〈헌법〉 제12조에는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누구든지 법률에 의하지아니하고는 체포·구금·압수·수색 또는 심문을 받지 아니하며,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또 제13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행위시의 법률에 의하여 소추되지 아니하며, 동일한범죄에 대하여 거듭 처벌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소급입법금지와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자, 이 다섯가지의 원리 중 어디에 무질서를 근절하고, 떼법을 근절하고 운운하는 말찌끄러기들을 정당화 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는가? 오히려 함부러 불심검문에 마구잡이 연행, 물포 분사를 해 제끼는 경찰들이 헌법 12조를 미친듯이 어기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게 대통령이 이런 저런 법을 빨리 통과시키라고 으름짱을 놓고 속도전을 강요하는 것이야 말로 법치주의에 대한 도전이 아닌가? 누가 누구에게 법치를 말하는가?
법치주의의 위기, 그렇다. 확실히 위기다. 법치주의는 지켜야 하는 중요한 원칙이다. 하지만 지키기 위해서는 그 뜻을 제대로 알고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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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2/07 20:47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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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많은 일들로 여론 돌려막기를 하는 통에
학부생인 저의 입장에서 사태를 파악하고 공부하기에도 벅찰 정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