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24일
무식한 어른과 똘똘한 중딩, 그리고 일제고사
우선 국립 국어원에서 발표한 국민문해능력 조사 결과를 잠시 인용해 보자.(http://www.korean.go.kr/08_new/index.jsp)
- 19세~79세 성인의 문해력 점수는 평균 63.6점으로 중학교 3년생 평균 77.4점 보다 낮음.
- 성인의 5.3%는(약 200만 명 추정) 문장 이해력이 거의 없는 반문해(半文解, semi-literacy) 상태임. 낱글자나 단어는 읽을 수 있으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여 은행이나 관공서 서식 작성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일을 남의도움 없이 처리하기 어려움.
- 성인의 문해력 평균 63.6점은 중학교 평균 점수인 77.4점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81.6점으로, 중학생에 비해 상당히 부진한 편임.
- 가장 높은 4수준 해당자는 성인의 경우 35.1%에 불과했으나, 중학생들은 68%에 달함
구분 | 단계 | 문해력 정도 | 비율 | 인구 수 (추정치) | 점수 |
문해력 부진 (7%) | 0수준 (비문해자) | -읽고 쓰는 능력이 전혀 없음 | 1.7% | 약 62만명 | - |
1수준 (반문해자) | -낱글자나 단어를 읽을 수 있으나 문장 이해 능력은 거의 없음 | 5.3% | 약 198만명 | 24점 이하 (중학생 평균의 30% 이하) | |
기초 문해력 보유 (93%) | 2수준 | -초청장·명함 등 간단한 생활문을 읽고 원하는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음 -다소 길거나 복잡한 문장은 이해하지 못함 | 21.1% | 약 788만명 | 28~48점 (중학생 평균의 30~60%) |
3수준 | -신문기사·광고·공공기관 서식 등 일상적인 생활문을 대부분 이해할 수 있음 -법령문 등 복잡한 문서 이해나 추론 능력이 부족함 | 36.8% | 약 1,374만명 | 42~72점 (중학생 평균의 70~80%) | |
4수준 | -길고 어려운 문장이나 내용이 복잡한 문장도 잘 이해할 수 있음 -글에 직접 드러나지 않은 내용도 추론할 수 있음 | 35.1% | 약 1,310만명 | 76점 이상 (중학생 평균 수준 이상) |
ㅇ 남성(64.7점)이 여성(62.5점)보다 문해력이 약간 높음.
ㅇ 20대가 평균 70.2점으로 가장 높으며 70대는 39.3점으로 매우 낮음.
ㅇ 대학원 졸업 이상의 학력자들은 75.5점, 무학이나 초등학교 중퇴자는 39.3점으로 교육 정도와 문해력이 비례함을 알 수 있음.
ㅇ 독서량이 많을수록 문해력이 높게 나타났고, TV 시청 시간이 길수록 문해력이 낮게 나타남
남성과 여성의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지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표본의 수와 표준오차로 미루어볼때 의미 없는 차이로 보인다. 그런데 20대와 70대의 차이는 상당히 의미있는 차이다. 70대의 평균 점수는 중학생 평균의 30~60%이니, 학교에서 40점 정도 받는 중학생 수준이라고 보면 틀림없다. 그게 뉴라이트 단체들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20대도 자랑할만한 점수는 아니다. 중학생 평균에 조금 미달되는 점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각 문항별 정답률을 보면 정말 기가 막히고 한심한 지경이 드러난다. 아래의 표는 기초 문해력 조사의 각 문항별 정답률을 성인과 중학생으로 나누어 비교한 것이다.
기초 문해력 조사 문항 구성 및 정답률
| 문항 | 난이도 | 성인(%) | 중학생(%) |
1 | 포크댄스 | 하 | 95.80 | 99.38 |
2 | 부동산 정보 | 중 | 71.17 | 91.30 |
3 | 신기술/통신 | 상 | 48.35 | 82.30 |
4 | 초대장 | 하 | 85.75 | 96.89 |
5 | 가정통신문 | 하 | 80.73 | 88.20 |
6 | 법령문 | 상 | 40.31 | 72.67 |
7 | 일기예보 | 하 | 83.81 | 95.34 |
8 | 전입신고서 | 중 | 53.22 | 65.84 |
9 | 우체국 용무 | 상 | 24.59 | 36.34 |
10 | 복약 설명서 | 중 | 68.28 | 83.23 |
11 | 안내문 | 중 | 67.81 | 88.82 |
12 | 투표 참여자 우대제도 | 상 | 37.20 | 41.93 |
13 | 무통장 입금증 | 하 | 78.22 | 80.12 |
14 | 제품 보증 약관 | 중 | 71.58 | 87.27 |
15 | 일기도 | 중 | 56.05 | 72.36 |
16 | 세일전단지 일부 | 중 | 70.52 | 87.58 |
17 | 세계시간 | 상 | 32.30 | 50.93 |
18 | 구인광고 | 중 | 69.09 | 73.60 |
19 | 명함 | 하 | 84.17 | 93.17 |
20 | 사전 활용 | 중 | 61.90 | 76.09 |
21 | 약도 | 중 | 56.66 | 77.33 |
22 | 문화센터 | 상 | 43.91 | 53.42 |
23 | 공익광고 | 중 | 72.62 | 80.12 |
24 | 도서소개 | 중 | 63.36 | 77.95 |
25 | TV 편성표 | 중 | 71.79 | 82.30 |
거의 모든 문항에서 중학생이 성인을 능가하고 있다. 그런데 특히 중학생이 성인을 압도하는 분야가 무엇인고 하니, 신기술/통신과 법령문이었다. 그런데 촛불 국면에서 거의 모든 쟁점이 이 두 분야에서 일어났음을 염두에 두면 성인들이 얼마나 중딩들에게 말할 자격이 없는지 알수 있다. 신기술, 통신, 그리고 법령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면서 무슨 어른 행세를 한단 말인가? 이제 한국에서 가장 신뢰할만한 의견집단은 중학생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평균이니까 모든 어른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중학생의 절반밖에 득점하지 못하는 노년층 어르신들의 고집스러운 목소리를 마치 대한민국의 정통성 운운하며 주장하는 언론과 정부의 모습은 한심하다.
결국 오늘날 이 모양, 이꼴, 즉 국개론까지 나오게 만든 상황의 원인은 국민이 무식해서다. 국민이 무식하면 위정자는 독단을 부려도 마음이 편하다. 적당히 속이면 되니까. 하지만 똑똑한 중고딩들이 그 속임수를 자꾸 간파해내자, 이들은 결심했다. 중고딩들도 무식하게 만들기로. 일제고사, 바로 그 첫삽이 될 것이다. 청소년들을 무식하게 만드는 프로젝트의 1탄이다. 다음 탄은 전교조를 파괴해서 교사들을 무식하게 만드는 것이고, 그리하여 온 국민이 무식해지면, 천년 만년 해 먹는거다. 우리는 이제 이 땅의 유일하게 남아있는 지성의 보루인 중학생(!)을 지켜야 한다.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 by | 2008/12/24 22:03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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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외부를 향한 자신의 시선, 즉 자신의 주관보다, 자신을 향한 외부의 시선, 즉 평가에 훨씬 더 신경을 많이 씁니다. 축이 없이 이래저래 흔들린다는 거죠. 유행에 쉽게 물들고, 정치적 현실보다는 성적과 교우관계에 훨씬 신경을 많이 씁니다.
학교에 대한 막연한 반항심은 있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잘못 되었는지 따지고 드는 아이들은 극히 드물어요. 푸코적으로 학교의 계보학을 따지고 들어 학교를 해체하려 드는 학생들은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애들, 대부분이 막연한 반항심을 다소나마 구체적 형태로 표출할 방식이 생겼다고 느꼈을 뿐이지, 촛불집회의 본질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을 해 본 학생들은 그리 많지 않아요.
인생에 대한 고민은 하지만, 그것이 피상적인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러다보니 자기 철학이라는 게 생길 틈이 없이 대학생이 되는 아이들도 굉장히 많아요.
그들의 가치관은 그들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 따라 수시로 바뀌죠. 그들 주위에 부정변증법님과 같은 분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휘둘리고, 그들 주위에 공정택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 휘둘리죠.
중고딩들의 정치적 인식은 기껏해야 국회의원들은 모두 병신이고, 정치는 쓰레기들이나 하는 거고, 학교는 감옥이라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정치의 다양한 스펙트럼이나 사회의 다원화에 대해서도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죠(외모 지상주의적 풍토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만연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민주주의의 본질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다수에요.
무엇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고 촛불을 들고 일어난 학생들을 무조건 희망적으로만 보는 것도 일종의 편견이 아닐까 하네요. 그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교우 관계를 맺고, 그들과 부대끼던 저로써는 그들의 수준이 부정변증법님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높진 않다고 생각해요.
그저 막연한 반항심 때문에 촛불집회에 참여한 것 뿐이에요. 친구가 나오라 해서 나갔고, 그 친구는 대학생인 자신의 형이 나가니까 나가는 식이죠.
그건 일종의 유행이었어요. 광우병 괴담이 망령처럼 교내를 떠돌았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들 말이에요. 그런데 그걸 믿고 있었단 말입니다. 그걸 믿고 나간 거란 말입니다. 이성으로 미신을 타파하는 기본적인 사고활동도 제대로 안 되는 애들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들을 전적으로 믿지는 말아주세요. 그들이 미래를 꼭 밝게만 만들어나가진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