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2일
소중화론, 노론, 그리고 뉴라이트(네오콘)
소중화론은 조선 후기를 가장 강하게 지배한 이데올로기였다. 중화론, 존화사상으로 무장한 사대주의자들에게 명나라가 한낱 오랑캐인 청에게 멸망당한 것은 거의 심리적 공황이었기에 그렇게라도 위로할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효종 이후 조선은 사실상 불가능해진 북벌론을 폐기하고 심리적 자위행위인 소중화론에 몰두하였다. 특히 이는 서인들의 공식 이데올로기가 되었으며, 이후 노론에 의해 계속 계승되었다.
사료를 따져서 원문을 제시하고 하는 것은 내 전공이 아니니 생략하고, 요점만 말하자면 중화론은
1) 명의 멸망으로 중화는 이미 소멸되었다. 2) 작금의 청나라 황제는 정통 황제가 아니며, 청은 중국이 아니다. 3)청을 쳐서 무너뜨려 중화를 회복할수 있으면 북벌을 해야 한다. 4)그럴 힘이 없다면 중화의 귀중한 문화유산과 예법 등을 잘 간직해서 성현의 도가 끊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5)조선은 이제 이런 성현의 도가 남아있는 유일한 나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이때부터 조선은 "정통 유교"의 보존을 자신의 존립근거로 하는 일대 이데올로기적 실험장이 되고 말았다. 문제는 유교 이데올로기에나마 충실해서 정신의 왕국을 세우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데올로기를 내세워서 서로 정치투쟁을 벌리고 기득권을 수호하려고 했을 뿐. 결국 저 알량한 소중화론은 노론 세도가문의 거대한 사익추구를 은폐하는 장치로만 기능했고, 자신의 반대파를 "인간이 아닌 놈"으로 몰아내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뿐이다. 또한 이전 수천년간 이어져 왔던 중국으로부터의 선진문물 수입을 "청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선언과 함께 단절하는 결과만 가져왔으니, 바로 이 시기에 조선은 눈부신 속도로 퇴행하고 말았던 것이다. 이와 비슷한 시기 일본은 적극적으로 청과 교류하여 눈부시게 발전하여 마침내 18세기에는 조선의 통신사를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다. 일본과 조선의 격차는 메이지유신때 벼락치기로 벌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18세기부터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소중화론"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데 엉뚱하게 이 소중화론이 수백년이 지난 지금 다시 준동하려 하고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중국이 아니라 미국, 그리고 유교가 아니라 기독교라는 것이다. 이들은 미국의 네오콘을 추종하던 소위 뉴라이트들이다. 미국 네오콘은 1)일체의 사회주의 비스무레한 것들, 2)일체의 비기독교적인 것들 을 "악"으로 규정하고 이를 토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십자군들이다. 이들은 부시2세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것을 일종의 전쟁의 시작으로 보았다. 그리고 각종 반민주적인 법들을 통과시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고, 각종 이유 없는 전쟁을 일으켜 온 세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은 확신범이기에, 설사 수백만명을 죽이고, 설사 수백만명을 구금할지라도 "주의 뜻이 이 땅에 펼치는데 기여한다면 이 한몸 어떤 비난과 박해를 받아도 기어코 해나갈"각오가 되어 있었다. 즉 그들은 단지 보수파가 아니라 진보진영을 모조리 악의 축으로 몰아 말살시키고 우파의 영구집권을 획책한 전쟁세력이었던 것이다.
한 국의 뉴라이트는 이들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집단이다. 이들은 경제적 이득이 아무리 훼손되더라도 북한만은 요절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자본주의자들이 아니다. 이들은 좌경적 색채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정부가 언제든지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자도 시장주의자도 아니다. 이들은 좌경적 색채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법과 원칙을 무시해서라도 요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보수주의자도 법치주의자도 아니다. 이들은 자기들 나름 십자군인 것이다.
그런데 큰일이 났다. 저 상국인 미국이 오랑캐 오바마에게 함락되었다. 처음에는 아무리 오랑캐라지만 그 본성은 상국이야라고 애써 위로하려 했지만, 저 오바마의 언동은 날이 갈수록 "좌빨"임이 분명해지고 있다. 그래서 처음에는 오바마는 좌파가 아니라고 우겼던 조선일보가 이제는 "페일린 아직 죽지 않았다. 식지 않는 인기" 운운하며 나발을 불고 있다. 이들은 마치 반청복명운동이 언젠가 승리하리라 믿고 있던 조선후기의 북벌론자를 닮았다. 그러나 좀 더 격한 무리들은 이미 "소중화론"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즉 "좌빨이 통치하는 한 미국도 적이다. 이제 진정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는 우리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무리들 말이다.
자신들이 포위되어있고 소수로 고립되어있다고 느끼는 짐승은 매우 공격적으로 변한다. 조심성 많은 쥐도 코너에 몰리면 사람에게 와락 덤벼드는 것이다. 지금 공정택이 국제중학교, 기타 사교육 업체 결탁으로 뭔가 해먹으려고 하면서 최대 걸림돌인 전교조에게 가하는 무모한 공격을 보면 딱 그렇다. 지금 이땅의 네오콘들은 자기들의 권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다. 오바마 취임식 이후 얼마나 자신들이 고립될지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개독교 정신으로 무장한 그들은 소수파가 되는 것을 즐기는 마조히스트들이다. "주여! 시련을 주셔서 고맙나이다."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지들끼리는 십자군이기 때문이다.
이글루스 가든 - 시사진보가든...시사비평을 통해 ...
# by | 2008/12/12 08:08 | 사회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2) | 덧글(59)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찾는-으로 이어질 블로그링
찾는-에 관한블로그를 요약한 것입니다....more
제목 : 멋진글, 통쾌한글.
소중화론, 노론, 그리고 뉴라이트(네오콘)정치와 사회에 20살이 되면서 눈을 뜨게 되었다(갖은 외압과 더불어) 정치엔 관심없는 가풍등은 나에게 뉴스의 '정치'는 오로지 재미있는 개그 같은 느낌을 줬다.사회 경제 정치욕만 나오는 것들 뿐이지만,위의 글을 읽으면서다시금"재미있는 개그"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표현이 잘 정제되어 있어 처음 보는 사람도 빨려 들게 하는 문체로 써주신블로그 주인장께 경의를 표한다.----------------------......more
미쿡은 죽었어, 더 이상 없어!
그러나 내 가슴속에 같이 살아가!
나는 소미쿡주의다아아아아
...아놔
이런 말도 했다네요.=_=;;;
사문난적 취급을 받았던 자들도 있던걸로 기억합니다.
이러다가 환국까지 재현되면 진짜 끝장인데, 걱정입니다.
(제가 배운게 맞다면 그때 한쪽 정파가 완전 풍비박산나는 바람에 정치가 개판났던걸로 압니다.)
아니나 다를까, 당선되고나니까 f뭐시기라는 작자는
이상한 소리 하다가 스타가 되어버렸지요.=_=;;
다른 나라, 다른 정권이 주축이 될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안하고
한 나라만 천년 만년 영원하리라 믿으며
해바라기처럼만 살려고 하면 어떤 꼴을 당하는지 역사가 말해주는데,
정말 역사의 반복은 '망각'때문에 나온다는 말이 틀린게 아닌가봅니다.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외교적으로 강대국 사이에 있으면
박쥐같은 플레이가 필요하다고 말은 하죠.
근데 오바마 당선 이후 정부는 저런 자들을 조용히 시킬 방법을 찾기 이전에
일명 '발가락이 닮았네' 라는 식의 플레이를 하는 바람에에 욕을 먹고 말다고 봅니다.
박쥐가 들짐승의 진영에 들어가서 이득을 보려면 날개부터 가리고 봐야 하는데
날개는 가릴 생각도 안하고 얼굴이 들짐승 닮았으니 끼워달라고
사자앞에 아양 떨어봤자 넣어줄리가 만무할테니까요.
저놈들이 이거 가지고 뭐라고 할지 참 궁금합니다.
저놈들 뭐 하나 꼬투리 잡고 소설쓰는거 보면 그 창의력에
할말을 잊어버릴 정도니까요.=_=;;
역사의 수레바퀴가 이상하게 돌아가는것 같다는 생각하는거 저뿐일까요 ㅠㅠ
아이구 이건 뭐 지나가던 새가 웃다 떨어지시겠네요. 게이츠 국방장관 유임부터 설명해보세요.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요.
오히려 청이 일본을 통해서 서양문물 유입했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감사 드리고요...
by북한돌파 수꼴라간
미쿡은 죽었어. 더는 없어.
그러나 이 가슴에! 이 등에! 하나가 되어 영원히 함께 살아가!
국가안보를 위한다면 핵미사일까지 뽑으리라.
좌경을 색출하고 교회를 지으면 이쪽의 승리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소미쿡주의다아아아아
- 저번 이오공감의 포스팅 댓글도 그렇지만, 사칙연산님의 패러디는 아직도 혀끝에서 맴도네요.. 강한 중독성
이 글에서 말한 소중화론의 맹점을 들어 조선을 비판하는 건 별 문제 없어보이는군요.
http://ksyi9070.egloos.com/2215390
그러니 노론들 중 몇몇이 개인적으로 북학에 심취한 것이 도대체 무슨 큰 변수가 되겠습니까? 북학에 심취했더라도 그건 쉬쉬할 일이었죠. 박지원은 자기 글을 모조리 불사르라고 유언할 정도였고, 그 후손인 박규수의 학파도 공식적으로 활동하지는 못했죠. 한사코 감추려 들었고. 그 나마 청나라를 오가면서 그 문물을 선진문물로 파악한 인물은 극소수였고 그나마 정치적 마이너였고, 그나마 그 소회를 널리 드러내려 하지는 않았고, 그나마 청에서 만난 한족출신 지식인과의 교분을 내세웠을 뿐입니다. 오히려 청의 문물에 깊은 감명과 조예를 가졌던 집단은 노론이 아니라 역관들이었고, 박지원 가문은 열린 마음인지는 몰라도 중인인 역관들과 터놓고 지내는 사이라 그나마 그 정도의 사유가 가능했던 것이죠.
한가지 분명한 것은 박지원이든 홍대용이든 적어도 사대부들의 공식적 서클에서는 결코 청을 "중화"로 지칭하지는 못했다는 것입니다. 박제가가 청의 문물을 오랑캐의 것으로 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배워야 하는 선진문물로 보아야 한다고 목이 부르터랴 외쳤던 것이, 박지원이 북경에서 오랑캐 청나라의 발달된 문물을 보고 문화적 충격을 느꼈던 것이 당시 상황입니다. 그 박지원조차 청나라 여자들은 남자같고, 풍속이 어쩌구 하면서 짐짓 오랑캐 취급을 하려고 애썼떤 것입니다.
블로그에서 그러시는 건 안 말립니다. 학생들을 인질로 삼지는 마시라고요.
당신아는거 좀 꺼내놓으세요.
당신 머리속에 들어갈 수 없으니
요 밑에 아나키즘 포스팅에 덧글 달았구요. 김현진 씨 글을 보니
"천막농성 하신다고 해서 기륭에서 경험상;;
천막에서 없으면 좀 아쉬운 것들 좀 달랑달랑 가지고 갔어요.. 뭐 사소한 거
과자나 먹거리랑 차 티백이나 스킨로션이나 폼클렌징이나 샴푸같은 거;;
이런 게 막상 없으니까 엄청 아쉽더라구요;; "라네요.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우리 송년회 겸 함 모여보자고요.
첫째로 국가의 정체성 확립의 어려움과 애국심 자긍심의 실종이 우려된다는 점입니다. 둘째로 진정으로 국가를 생각하는 이론이 아니라 가진자, 위정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독도 자국영토 주장!
어찌보면 국사와 국토의 전례없는 위기사태인 듯 싶은데 소중화, 네오콘에 빠져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에만 급급한 정부의 대응이나 정책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한숨이 나옵니다. 국가가 있기에 위정자들도 존재할 수 있는 것인데...
역사적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전철을 또 밟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