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위원장 후보자들, 그리고 오바마

요즘 전교조가 조용합니다. 다면평가야, 교원평가야, 교과서 수정이야 공세가 계속되는데도 조용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 차기 위원장 선거가 진행중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선거기간에는 입조심 몸조심 하잖습니까? 그거는 좋습니다. 그런데, 입후보자들의 면면을 보면 갑자기 갑갑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호1번은 정진후, 김현주 후보입니다. 현 집행부의 수석 부위원장과 부위원장입니다. 이른바 참실련이라 불리는 주요 정파의 후보입니다. 기호2번은 박미자, 차재원 후보입니다. 본인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일단 군소후보로 분류됩니다. 그리고 전교조 최대 정파인 교찾사 후보인 기호3번이 차상철, 이현숙 후보입니다. 차상철 후보는 현 집행부 하나 전 집행부에서 수석 부위원장을 지낸 분입니다. 평생공로상인가 뭔가 받은 전교조 원로에 속합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전교조는 현 시국을 정말 안이하게 보고 있다는 생각.  미국 민주당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구나 하는 생각.
왜 그런 생각이 드냐 하면, 명색이 진보적인 교육운동단체이자 진보진영의 중추인 전교조마저 검찰들이나 따지는 기수, 연공서열 의식이 남아있는것 처럼 보여서입니다.

그러니까, 먼저 지회일 보고, 지부 간부, 지부장 등 거쳐서 본부 간부 좀 하고, 부위원장을 거쳐야 위원장으로 나올수 있다는 그 지독한 위계의식 말입니다. 혹 참신한 후보가 나오려면 적어도 양대 정파 내부에서는 나올수 없고, "좀 기다려라, 아직 네 차례 아니다."라는 묵언의 압력을 받아야 하는 그런 상황 말입니다. 물론 그런게 아니기를 바라지만 말입니다.

만약에, 미국 민주당에서 케리가 부시에게 낙선한 뒤, 케리 차점으로 후보가 되지 못한 에드워즈나 하워드 딘이 "다음은 내 차례다. 어디 초선의원이 대통령을?" 이런 식으로 나왔으면, 과연 오바마 현상이라 불릴만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럼 미국 민주당은 이런 파격적인 일을 어떻게 감수했을까요?

케리 후보가 낙선한 직후 당시 오바마가 바라본 미국 정세는 바로 네오콘의 영구집권 획책 위기였습니다. 즉, 부시1세와 달리 부시2세는 민주당을 파트너가 아니라 절멸시켜야 하는 상대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던 것입니다. 오바마는 부시2세, 칼 로브, 체니 같은 인물들은 자신들을 십자군으로 간주하며, 자신들과 반대되는 쪽은 바로 선악구도로 파악하는 광신도로 보인다고 당시 회상록에 써 놓았습니다. 이는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 공유되고 있던 견해이기도 했습니다. 부시2세는 미국의 진보진영을 절멸시키고 기독교 보수주의가 영구히 집권하는 "선이 승리하고 악이 일소되는" 그런 세상을 획책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로버트 케네디를 암살함으로써 진보의 기를 꺾은 1968년 이후 40년 보수주의 투쟁의 막을 내리려고 했던 것입니다. 이런 위기감 속에서 미국 민주당의 원로들은 일제히 기득권을 버리고 신진, 젊은 피를 양성했습니다. 여기에 반대하던 완고한 민주당 원로인 리버만은 되레 매케인한테 가 붙기까지 했습니다.

나는 전교조의 양대 정파가 뭔가 깜짝 놀랄 카드를 내놓기를 기대했습니다. 적어도 봉건주의는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교찾사에서 특히 깜짝 놀랄 젊은 후보가 나와서 뭔가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이쪽이나 저쪽이나 운동권 경력에 따른 기수 나누기로 일관하고 말았습니다. 참실련과 교찾사가 서로 싸우기는 하지만 결국 운동권 봉건집단이란 점에서는 똑 같은 기득권자임을 확인한 것입니다. 참으로 깜깜합니다.

뭔가 새롭고 활력있는 교육운동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미 기득권자에 거의 귀족이 되다시피한 교사들은 이제 그런데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되레 자기 새끼 사교육, 조기 유학에 관심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참 암담합니다.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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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정변증법 | 2008/11/12 21:09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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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blog.2all.kr at 2008/11/13 17:41

제목 : 지역공동체가 전교조 선생님들을 지켜야한다
어제 쓰려던 글을 쓴다. 학교와 학생, 선생님에 대한 글이다. 1.지역문화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벌일 일을 구상하니, 당장의 어려움이 있다. 바로 공간이다.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도 하고, 강좌도 들을 수 있는 안정적인 공간이 필요한데, 그런 공간이 없는 것이다. 메타블로그 영타운의 블로거기자단을 구성하기 위한 블로그 교육을 처음 했을 때다. 실습을 하면서 교육을 하려고 했기에, 빔프로젝트와 무선랜이 가능한 시설을 찾았다. 돈을 좀 많이 내더라......more

Commented by 일곱 혼돈 at 2008/11/12 21:46
전교조가 통째로 갈려나가는 것까지 각오해야겠습니다. 교총이 혼자 남으면 이쁨받기는 커녕 토사구팽 당할 터이니, 좌우익 모두 충격 먹고 정신차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요.

지금 한국 상황이 바로 그런데 말입니다. 한나라당의 목적이 일본 자민당처럼 국회-행정부에 대한 일당지배인데 바로 그들이 집권 과반수 여당이 되었지요. 그나마 그것을 견제할 민주당도 크게 약화되어 있는데..... 깝깝합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1/14 08:19
뭔가 풀뿌리에서부터 스며드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Commented by jackass at 2008/11/12 22:00
글쎄 위기감이 느껴지려면 명박리각카휘하 5년은 흘러야겟지.ㄲㄲ
Commented by 타누키 at 2008/11/12 23:43
지부장만 되도 어깨에 뽕이 들어가고 목에 기브스를 하며 교육청 찾고 난리인 이땅에서 오바마라니 가당키나 한 일일지.....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1/14 08:19
그런데 정권이 적대적인 정권으로 바뀌자 이번에는 서로 지부장 안하겠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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