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평가, 그것이 참 수상하다

홍준표까지 교원평가를 들고 나섰다. 노사정 대타협 운운 하더니, 교원평가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그거야 뭐 늘 하던 말이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런데 문제는 경과기간이다. 무려 2010년 3월부터 반영시키겠다고 한다. 시행령 등 관계 제도 정비를 1년 이상을 잡고 있다. 이게 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모르겠다.

꽃놀이패를 들고 더 흔들어 볼 심산일까? 11월에 교원평가 입법을 시도하면, 곧 이어질 전교조 위원장 선거는 보나마나 쟁점이 교평수용이냐 반대냐로 모일것이다. 그렇게 되면 전교조의 강경파가 집권할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강경파가 실제 집행부를 구성할 내년 2월 이전에 교원평가제를 정착시켜야 할 터인데, 멀리 내후년 3월? 관계 제도 정비? 딴날당이 언제부터 그렇게 신중했나? KBS, YTN에서 보여준, 쇠고기 고시에서 보여준 그 뚝딱 졸속 능력은 다 어디로 갔나? 뭐에 1년이나 기다린단 말인가?

결국, 이건 전교조 강경파들에게 투쟁할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1년 뒤로 교원평가제 실제 집행 시기를 미뤄 둘테니, 그 1년간 다른데 신경쓰지 말고 교원평가만 물고 늘어지면서 투쟁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전교조 강경파들은 분명 투쟁할 것이다. 연가투쟁이든, 자기들 조직원들만 동원한 파업이든, 농성이든, 점거 타격이든.... YTN에 썼다가 실패한 도발작전을 전교조에 다시 써 보겠다는 심산이다.

부디 전교조 지도부들이 YTN처럼 영리하고 유연했으면 한다. 신념은 굳건하게, 전술은 유연하게....볼수록 이번 정권은 잔머리에는 대장들인 것 같다.

어쩌면 이건 정권의 치명적인 실수일수도 있다. 바로 밀어붙였어야 했는데, 짬을 두면, 시행령의 구체적인 내용을 두고 "바람직한 교원평가제"라는 제하의 논쟁이 일어날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의 근평을 백지화 하는 조건으로 새로운 교원평가제를 개발하자는 여론이 일어나면서 교사 승진제도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까지 밀고 나갈수 있다.

즉 교원평가를 인사에까지 반영하려면 근평폐지는 당연하며, 기왕 근평을 폐지한 것,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고, 관리자 보다는 학생, 학부모(이럴때는 수요자론을 진보진영이 밀어붙여야 한다)의 눈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각종 학부모, 학생단체들이 들고 일어서는 것이다. 그러면 전교조는 못이기는척 그들에게 굴복한다 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이제 다급해진 것은 교총이다. 교총에는 승진하려고 교장, 교감에게 비벼댄 인간들이 득시글거린다. 그런데 승진제도 전반이 개혁되는 상황은 그들의 평생이 날아가는 순간이다. 이렇게 교총이 정부정책 반대의 전선에 나서게 되는 상황, 이것이 바로 이명박의 술수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본의 아니게 전교조에 대한 공격을 공정택의 닭짓으로 막아내었다. 이제 교원평가를 매개로 공정택의 역할을 대신할 집단은 교총이 되어야 한다. 전교조의 생사는 교총을 끌어내느냐 못하느냐, 교총이 자신들이 응당 받아야 할 욕을 먹게 할것인가, 못할것인가에 달려있다.

아마, 전교조 지도부들도 이미 내 블로그와 필명을 꽤 알고 있는듯 하니 한 두명이라도 읽었으면 한다. 

이글루스 가든 - 자유로운 아이들, 아름다운 교육을...

by 부정변증법 | 2008/10/28 20:28 | 교육에 대해 생각하기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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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解明 at 2008/10/28 21:30
경제 때문에 그로기 상태인지 요즘은 반격을 자주 허용하는 것 같습니다. 하긴 경제뿐만 아니라 그네의 부패와 무능력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겠지만요.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0/29 10:24
한가지 위안은 신자유주의 정권이 한번 들어섰던 지역은 보수세력이 10년 뒤에 궤멸되었다는 것입니다. 영국 보수당은 완전 회복불능 상태가 되었고(살아남으려고 복지 강화를 외칩니다), 미국 공화당도 그 길을 가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일곱 혼돈 at 2008/10/28 22:48
뉴스밸리 타고 들어왔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하게 전략을 세우고 상대방의 빈틈을 노리는 것이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0/29 10:25
상대의 빈틈을 자꾸 찔러서 혼돈을 일으켜야 합니다^^
Commented by 아큐라 at 2008/10/29 10:00
이 시대에 유일하게 작동할 수 있는 전략은 이이제이 뿐인 것 같습니다.
단지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발버둥을 쳐야 하는군요.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0/29 10:25
변증법이죠^^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Commented by 일곱 혼돈 at 2008/10/29 14:24
"교원평가를 인사에까지 반영하려면 근평폐지는 당연하며, 기왕 근평을 폐지한 것, 전문성을 중심으로 하고, 관리자 보다는 학생, 학부모(이럴때는 수요자론을 진보진영이 밀어붙여야 한다)의 눈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

다만, 여기가 조금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학생과 학부모의 눈을 교원평가-인사에 더 많이 반영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학부모들 중에선 교육에 대해 가히 MB스러운 태도를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애들은 더 굴려야 된다거나, 때려서라도 공부를 시켜야 한다거나 전교조 뽤괭이들은 못 믿겠다 뭐 그런 태도 말이지요.

교원평가가 개선된다고 승리가 아닙니다. 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어떻게 신뢰를 얻을 것인가, 궁극적으로는 경쟁 완화=낙오 프레임을 어떻게 깰 것인가가 교육에 있어 우리와 전교조의 숙제일 것입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0/29 15:14
이 대목에서 소위 진보진영의 역할이 큽니다. 그들 역시 학부모일 것이니.. 진보적인 학부모 운동 없이 교육개혁은 불가능합니다.
Commented by 사띠현정 at 2008/10/30 08:39
오랫만에 와서 정말 좋은 글 읽고 감탄합니다. 교평이 내년 3월 한다더니 다시 내후년으로 미뤄졌군요. 한나라당, 뭔가 급한게 있나본데, 아마도, 민주당과 '타협'을 위해서 그런가 봅니다. 일단 교평문제는 '타협거리'에서 빼 놓고 다른 사안을 다룬다는 의민데 그 다른 사안이 뭘까 알아봐야 겠습니다. 내년도 예산처리인가? 시중에는 강만수 경질과 '다른 사안의 민주당과 타결'을 바꾼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정교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님의 글 핵심이 '진보진영의 교평'을 앞세우되 특히 '승진제도 혁파'와 '근평폐지'를 내세우는 그림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교총이 똥빠지게 전선의 앞으로 달려나오게 되죠. 가장 시원한 그림이며, 이른 바 교육수요자인 학부모단체에서 이런 그림을 가지고 나온다면 가장 바람직하죠. 그런데 문제는, 누가 '방울다는 역할'을 하는가입니다.

사실 한국의 시민운동은, 조선 말의 개화파와 비슷한 역할을 했습니다. 금융 신자유주의 틈입의 청병 역할을 '자의건 타의건' 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심각한 단체는 참여연대와 환경연합이죠. 왜 그런가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숩니다. 참여연대는 '주주민주주의'라는 것으로 '금융 신자유주의'가 한국의 국경을 무너뜨리고 들어오는데 가장 큰 구실을 했습니다. 장하성 펀드의 장하성이 참여연대 사람이죠? 뻔한 일입니다. 그 동생은 대안연대에 가까운 장하준입니다.


그래서 한국교총과 보수세력을 프론트로 이끌어낼 '교평 이데올로기 투쟁전선'을 수립할 '진보진영'을 어떻게 세워내는가 문제가 큽니다. '참여연대' 같은 시민운동은 '환경연합'과 함께 저물어갈 것입니다. '지나고 보니' 이들도 신자유주의 분견대 역할을 착실히 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죠. '참여연대'는 '대안연대'가 대신할 것이며 '환경연합'은 근본 생태주의 지향의 작은 단체들이 대체할 것이나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진보적 교평'을 앞세워 이데올로기 투쟁을 전개하면서 교총을 전선의 맨 앞으로 끌어낼 만한 '역량' 결집이 안되는 것입니다. 시민운동이 신자유주의 효율성 테제에 사로잡혀 있는 한은 님의 구상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단지 엊그제 하재근이란 과거 노무현 열혈 지지층에 속하신 분의 글을 읽으니 '태도변화'의 조짐이 확연하더이다. 노무현식 신자유주의도 드디어 스스로 '지양'하는 흐름으로 가더군요. 이 양반 글이 바로 교평 = 미친경쟁교육 강화라는 구도속에 넣은 것입니다. 바로 이런 것이 필요하죠. 이런 '인식'을 확산시킬수록 교평투쟁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정말 훌륭한 글이라서, 퍼다가 사용하겠습니다.
Commented by 부정변증법 at 2008/10/30 09:51
아, 하재근이 노무현주의자였습니까? 저는 김규항과 비슷한 무리로 보고 있었는데... 그리고 대학서열 환원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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